유럽/영국

[런던] 겨우겨우 런던을 빠져나오다...

둘뱅 2011. 1. 11. 05:23

충격의 연속이었던 이번 런던 여행!

처음 센트럴 구경을 나갔을 때 폭설이 내리고 숙소에 돌아오니 원래 보려고 했던 첼시-맨유전이 취소되고 지연되었다는 뉴스가 눈에 띄더니...

조금 쌀쌀하기만 했던 그 다음날 숙소에 돌아왔을 땐 런던을 위시한 유럽 일대에 결항이 속출한다는 뉴스가 눈에 띄었습니다. 과연 무사히 한국에 들어갈 수 있을까...

 

 

이런 뉴스를 뒷받침하듯 영국항공에서는 크리스마스 이브 전까지 정말 급한 일 아니면 비행을 장담할 수 없으니 예약 취소, 환불, 변경 등을 통해 다른 방법을 찾아보라는 안내를 내놓네요...

 

 

과연 비행기가 뜰까 싶어 대한항공에 전화를 걸어봤더니... 오늘 한국에서 뜨는 비행기가 영국에 들어가야 인천행 비행기가 뜰 수 있다며 특이사항이 없어 뜨긴 뜰 것 같은데 그때 가봐야 확답해 줄 수 있겠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1시 20분인가 출발하는 비행기니 새벽 4시나 되어야 정확한 걸 알 수 있겠다고 합니다...

 

 

공항이나 항공사 홈피를 통해 알아보다 새벽 1시에 잠들었는데, 알람을 켜지 않았는데도 새벽 5시에 저절로 눈이 떠지는 겁니다!!!

 

 

대한항공에 다시 전화를 걸었더니 예정대로 떴다고 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 조회해 보니 예정대로 떴다던 비행기가 한국에서 2시간 지연 출발을 했다고 합니다. 그 날은 마침 연평도에서 사격훈련이 있었던 날... 오후 1~2시 사이에 한국에서 서쪽으로 가는 비행기들은 대거 운항이 지연되었더군요.

 

 

일단 히드로 공항에서 예정대로 출항한다고 하니 마음에 여유가 생기면서 센트럴에 잠깐 다녀왔습니다. 어제 돌아다니면서 영국방문 기념으로 사고 싶은게 하나 있었는데, 미처 사질 못했거든요.

 

(환경보호를 위해 굴뚝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아놨다고 한다... 산타가 갈 곳이 많이 줄었겠네...)

 

 

시내에서 돌아오니 친구가 비행기 뜨는지 꼭 확인해 보라고 합니다. 히드로 공항의 제1, 3 터미날이 폐쇄되었다면서 말이죠... (다행히 대한항공은 4터미널에서 이착륙) 티비에서는 "얼어붙은 영국"이라는 주제의 기상속보가 계속 나오고 있더군요! 히드로 공항 일부 터미널 완전 폐쇄, 일부 터미널은 극소수의 비행편만이 운행, 육로도 문제 등등등...

 

 

인터넷으로 확인해 본 바로는 예정대로 출항한다고 하기에 일단 공항에 가보기로 했습니다. 때마침 공항으로 가는 지하철은 심각한 지연...이라고 하기에 결국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잠깐 가도 10만원 정도 나온다던 얘기를 듣고 지냈기에 생각보다 낮은 가격에 말이죠...

 

 

택시 기사는 네덜란드 여권을 가진 소말리아 사람이었습니다. 자신도 사우디에서 일해봤다며 저를 환영해 주었던 그는 그날 절 태우기 전에 공항가는 손님을 두 번 태웠는데, 터미널 폐쇄로 헛탕만 쳤다고 합니다. 공항까지 가는 동안 네덜란드와 영국의 장단점에 대해 이야기해주며 저를 공항에 내려주었습니다.

 

 

공항에 들어서자마자 제일 먼저 비행기가 뜨는지 여부를 확인하러 데스크에 가봤습니다. 다행히 예정대로 뜬다는 군요. 주위를 둘러보기 시작합니다. 공항은 그야말로 북새통이었습니다...

 

 

 

 

 

보딩패스 받고 나서 게이트쪽으로 들어가면 한가하더군요, 하지만 급취소, 급변경 등이 다발로 생기고 있어 들어가기 진입 자체가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여유! 여유!)

 

 

시간을 때우다 게이트에 도착하니 항공기 점검 관계로 1시간 지연되었다는 안내를 해 줍니다. 뭐... 한국에서 2시간 늦게 뜬 비행기였으니 충분히 예견되었던 일이었지요... 하지만 1시간 늦게 들어간 비행기 안에서 또다시 이륙 지연 소식이 전해집니다... 때마침 내리고 있는 눈이 날개 위에 쌓이고 있어 비행 상의 안전을 위해 눈을 치워야하는데 40분 정도 소요된다면서 말이죠...ㅠㅠ 결국 거의 두 시간 이륙 지연!!!!

 

(영국에 도착했을 때도, 떠날 때도 나를 반겨준 건 눈이었다... 그동안 못봤으니 실컷 보라는 의미인가 보다...)

 

 

첫 영국 여행은 눈으로 시작해서 눈으로 가장 큰 스케줄이 꼬여버리고, 결국 눈으로 끝난 "눈과 함께 하는 런던 여행"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눈이 잘 안 온다는 런던에서 말이죠!!!

 

 

순수하게 여행 목적으로 유럽을 간 건 태어나서 처음이었는데, 화끈한 신고식을 치뤘었네요... 지금은 한국에서 휴가를 보내고 다시 사우디에 돌아와 언제 그랬냐는 듯 반팔을 입고 다니지만요... (그래도 아침, 저녁엔 서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