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북아/팔레스타인·이스라엘

[문화] 가자지구의 어려운 현실을 패러디한 팔레스타인 청년들의 "강남 가자 스타일"

둘뱅 2013. 2. 6. 10:16

(동영상 캡처화면)



사우디와 레바논 등 아랍지역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강남 스타일의 영향력에 대해서는 몇 차례 제 블로그를 통해서도 소개해드렸던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최근 공개된 한 편의 강남스타일 패러디 동영상은 또다른 의미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 동영상의 주인공은 팍팍한 삶을 살고 있는 가자지구에 사는 팔레스타인 청년들이거든요.

얼마전 소개된 "강남 가자 스타일 (Gangnam Gaza Style)"라는 제목의 이 동영상은 팔레스타인 청년들이 자신들의 어렵고 힘든 삶을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희망 속에 전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나름 새롭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담았다고 합니다. 


(유튜브에 공개된 강남 가자 스타일)



이 비디오를 찍은 팔레스타인 청년들의 리더 무함마드 바라카트씨는 로이터TV와의 인터뷰에서 " 팔레스타인 청년들이 가자지구에 사는 우리들의 궁핍한 삶을 널리 알리기 위해 이 강남 스타일 비디오영상을 만들었다. 아무도 이전엔 시도해보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이 단순한 영상을 통해 가자지구 문제에 관심을 갖게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현재 그들은 또다른 버전의 영상을 준비 중이라는군요.

위에 소개해드린대로 유튜브를 통해서도 공개된 그들의 첫번째 동영상은 유치하면서도 재미있지만, 한편으로는 실업문제와 현금, 휘발유 등의 생필품 부족 등 가자지구 사람들이 직면한 궁핍한 삶이 곳곳에서 엿보이는 웃픈 영상입니다.


(리허설 소개 영상)



또다른 그룹원 왈리드 아파가니씨는 "이 동영상이 주려는 메세지는 우리들의 삶에 많은 문제들을 안겨주고고 있는 우리들의 고통, 수감자들, 실업, 전기부족 등에 관한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이 청년들의 동영상은 자신들의 핸드폰을 사용해 동영상을 찍고 이를 작은 비디오 카메라와 컴퓨터로 업그레이드한 것 뿐입니다.


"우리들의 도구는 매우 단순하다. 우리는 비디오를 찍기 위해 핸드폰 카매라를 사용했다. 또한 우리는 이런 동영상을 편집하거나 감독하는데 (장비나 경험 등이 부족하여) 많이 취약하다. 하지만, 핸드폰만으로 전세계에 우리들의 메세지를 전달할 수 있게 되어 알라에게 감사한다."고 이 청년들의 리더 바라카트씨는 말합니다.


가자지구를 방문한 동안 이들의 작업을 지켜보고 취재한 이탈리아의 프리랜서 기자 샨탈씨는  "이 동영상은 재미있어서 보고 있는 동안 이를 즐길 수 있지만, 동시에 (가자지구 문제에 대한) 강한 메세지를 주고 있다."고 소감을 밝힙니다. 


UN이 발표한 가자지구의 실업률은 40% 이상이지만, 현지 경제학자들은 60%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들의 봉기가 발생하면서 2001년 가자지구에 무역제재를 가하기 시작했고 하마스가 주도권을 잡은 2007년에 이를 더욱 강화시키고 그 일대를 봉쇄했습니다.


하마스가 2006년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승리하여 서구의 지원을 받는 경쟁세력인 파타흐와 1년뒤 가자 내전에 돌입할 때까지 불안한 동맹관계를 맺은 바 있습니다. 하마스가 정권을 잡은 이후의 가자지구는 그들의 하마스의 영향력 강화와 그들이 주도하는 반이스라엘 투쟁을 막는다는 명분 등으로 170만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구 전지역의 전기를 끊는 것을 포함하여 그들을 괴롭히는 이스라엘의 각종 제재로 고통을 받아오고 있습니다.


가자지구에서의 삶이 쉽지 않음을 이 팔레스타인 청년들은 "가자 스타일" 동영상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들이 이 유쾌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동안 그들은 자신들의 메세지가 보다 많은 시청자들에게 와닿게 되길 희망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팔레스타인하면 떠오르는 무장세력, 투쟁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으로 말이죠. 그들이 시도하는 평화로운 방식의 호소가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