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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힐랄] 신임 감독에 팀의 레전드 사미 알 자베르 임명 및 계약 완료!

둘뱅 2013. 6. 1. 02:48

(감독 계약서에 서명하고 있는 구단주 압둘라흐만 빈 무사아드 왕자와 사미 알 자베르 신임 감독)


아챔 16강전에서 레퀴야에게 고배를 마시고 탈락하면서 12/13시즌을 마감하고 선수단에게 6월 23일까지 휴가를 준 알힐랄은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의 후임으로 구단과 사우디 국대의 레전드인 사미 알 자베르를 신임 감독에 임명하고 젯다에서 계약서 서명하였습니다. 계약기간은 3년 (2년 보장 후 성과에 따른 1년 연장여부 결정), 계약금은 1100만리얄 (약 33억원)으로 알려져 있으나 자세한 것은 추후 공개 예정. 


알힐랄이 사우디인 감독을 임명한 건 지난 1999년 칼릴 알 자야니 감독 이후 무려 14년만의 일입니다. 어느정도 기록이 정리되어 있어 확인이 가능한 1975년 이후 알힐랄을 맡은 사우디 감독은 칼릴 알 자야니와 사미 알 자베르 단 두명 뿐이며, 그 두사람 사이에 지난 14년간 알힐랄을 거쳐간 외국인 감독들은 25명이었습니다. 칼릴 알 자야니가 알잇티파끄에서 데뷔하여 전체 선수생활과 감독 생활의 대부분을 알잇티파끄에서 보냈던 알잇티파끄의 레전드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미 알 자베르는 알힐랄 역사상 첫 알힐랄 선수출신 감독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라이언 긱스나 폴 스콜스가 맨유 감독을 맡는 것과 같은 의미죠.


(자신의 은퇴기념경기에서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사미 알 자베르) 


1972년생인 사미 알 자베르는 스트라이커로 알힐랄 유스 (1986~87)를 거쳐 1군에 데뷔한 1988년부터 은퇴한 2008년까지 00/01시즌 다섯 달간의 울버햄프턴 임대 생활을 제외하고는 알힐랄에서만 20년간 프로생활을 하면서 376경기에 출전하여 173골을 넣었고, 1992년부터 2006년까지 사우디 국대로 활약하면서 네차례 월드컵 에 참가하는 등 총 156경기에 출전하여 46골을 기록하며 사우디 국대에서 두번째로 많이 출전했던 선수이자, 두번째로 많은 골을 기록한 레전드입니다. 그리고 울버햄프턴으로의 단기 임대생활은 사우디 축구선수들 중 최초의 영국무대 진출이었다고 합니다. 국대 차출 중 당한 부상 등으로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는 못하고 돌아오긴 했지만요.(참고로 사우디 국대에서 가장 많이 출전했던 선수는 1993년부터 2006년까지 178경기를 소화한 알힐랄의 레전드이자 골키퍼 무함마드 알 디아이으이고,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1978년부터 1994년까지 139경기에서 67골을 기록한 알나스르의 레전드 마지드 압둘라로 사우디의 펠레란 별명을 가졌던 그는 골결정력 면에서 앞으로도 한동안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사우디 국대 최고의 공격수였다고 합니다.) 알힐랄은 그의 은퇴를 기념하기 위해 2008년 1월 21일 시즌 중이던 맨유를 리야드로 초청하여 은퇴기념경기를 가졌습니다. 


(사미 알 자베르의 마지막 경기가 되었던 맨유와의 은퇴기념경기 하이라이트)


선수생활 은퇴 후 2009년부터 알힐랄의 축구기술이사로 있으면서 선수단 및 감독 선임에도 어느정도 관여해 왔던 그는 지난 2012년 1월 하이코 보난 감독대행체제 시절 그를 직접 보좌하면서 왕세제컵을 우승으로 이끈 바 있습니다. 이적 후 첫 시즌 초반 부상 등이 겹치면서 토마스 돌 감독 밑에서 고생했던 유병수가 왕세제컵 공동 득점왕에 오르며 살아났던 시기가 바로 하이코 보난(+사미 알 자베르) 감독대행 시절이었습니다. 12/13시즌을 앞두고 연수를 겸해 프랑스 2부리그의 옥세르로 떠났던 그는 결국 감독으로 팀에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알힐랄이 늘 모셔왔던 외국인 감독이 아닌 사미 알 자베르를 감독에 지명한 건 잠시 팀을 떠나있었지만 그 누구보다 구단 사정에 능하기 때문에 별도의 적응기간 없이 일찌감치 다음 시즌을 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입니다. 지난 시즌 알힐랄이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일 때마다 옥세르로 떠난 그를 그리워하던 많은 알힐랄 팬들이 있었고 구단의 이번 결정을 환영하는 팬들의 지지까지 받는 그가 정식 감독으로서 어떤 모습을 보이게 될지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