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젯다] 해변도로 북쪽에 위치한 물 위에 떠있는 파티마 모스크

둘뱅 2010. 7. 30. 23:58

젯다 시내 해변도로를 다니다 보면 크진 않지만 눈에 띄던 모스크가 있어 가보기로 했습니다... 눈에 띄던 이유는 물 위에 떠 있기 때문이죠....

 

(해변과 바다 위에 걸쳐 세워진 모스크)

 

 

근처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모스크로 가 봅니다.

 

 

 

 

 

(바다와 해변 곳곳에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지어졌다.)

 

 

 

이 모스크의 이름은 무엇일까 궁금해서 예배를 보러가던 사우디인에게 이름을 물었습니다. "자흐라 모스크인데..."라면서 이것저것 물어봅니다. (잡지나 신문 같은) 매체에 실으려고 사진을 찍는 거냐고 물어보면서 말이죠. 이는 가끔 사진을 찍으러 다니다 보면 관심을 보이는 사우디인들이 반드시 물어보는 질문인데. 그 이유는 들고다니는 카메라에 있습니다. 현재 메인으로 쓰고 있는 것이 소니 DSLR A900인데, 아직 DSLR 시장이 크게 활성화되지 않은 사우디 시장에서 보급기 이상의 DSLR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거든요. 그러니 나름 보급기보다 덩치가 있는 DSLR을 들고 사진을 찍으니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되는거죠.

 

얼마나 사우디에서 DSLR시장이 미약한지는 당장 소니 매장을 가봐도 알 수 있습니다. 브라비아나 사이버샷, 핸디캠들은 한국보다 빠르게, 혹은 비슷하게라도 판매가 시작되지만 알파 시리즈는 보급기 라인 위주로만 일부 풀려있을 뿐이거든요. 중급기 이상 모델인 A700~A900은 홈페이지 상에서나 존재하는 모델들입니다. 묘한 인연으로 친분을 맺게 된 소니 매장 직원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직까지 알파나 NEX 시리즈처럼 렌즈 교환식 카메라들은 들여와봐야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다른 모델들과 달리 판매의사가 그리 크진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매장에 진열된 것조차 거의 보기가 힘듭니다.

 

이 얘기를 전해 준 직원과의 묘한 인연은 브라비아TV 때문입니다. 사우디에 와서 지금까지 브라비아TV를 두 번 (2008년 11월 경 26인치 HD Ready LCD S시리즈 모델과 2010년 4월경 32인치 Full HD LED EX7 모델) 샀는데, 두 번 다 그 직원에게서 사게 된 것이죠. 여기까지 얘기하면 그럴 수도 있지 않냐고 하시겠지만... 2008년에는 카미스에서 샀고, 2010년에는 젯다에서 샀으니 묘한 인연이 된거죠. 두 도시 간 거리도 있지만, 젯다에는 카미스와 달리 대형 매장이 여러개 있는데 하필 TV를 사려고 갔던 매장에 그 직원이 먼저 와서 근무를 하고 있었으니까요... 우연찮게 구경갔다가 혹시 카미스에서 나한테 사지 않았었냐고 먼저 물어봤으니 말이죠....^^

 

얘기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아무튼 왜 사진을 찍느냐는 질문에 기자는 아니지만 인터넷에 한국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우디의 모습을 담아 소개하고 있다고 답을 했더니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 애쓰기 시작합니다. 무슬림이 아니란 말엔 아쉬워하면서 말이죠. 모스크의 큰 안내판이 있다며 찾아주려고 애썼지만, 결국 그 안내판은 이미 없어지고 말았더군요.

 

그 아저씨나 모스크 앞에서 노점하시는 아줌마는 앗 자흐라 모스크라고 얘기를 해주었는데, 보수 공사 안내판에는 파티마 모스크라고 적혀있더군요. 같은 모스크인데 이름을 다르게 부를까 싶어 집에 돌아와 검색해보니 정식명칭은 이 둘을 합친 파티마 앗 자흐라 모스크라고 하네요. 모스크의 내력에 대해선 찾기 힘들더군요.       

 

(파티마 모스크라고 적혀있는... 보수 공사 계획이 있음을 알려주는 안내판. 사실 보수든 확장이든 필요할 것 같긴 하다.)

 

 

(모스크를 받치고 있는 기둥들)

 

 

(모스크의 입구는 해변 위에 있지만, 나머지 부분은 바다 위에 있다.)

 

  

(해변과 바다 위에 걸쳐 있음을 보여주는...)

 

 

(모스크 입구에 간단하게 물건을 팔고 있는 노점상들)

 

 

 

 

(여긴 화장실...)

 

 

 

 

 

 

 

 

(이 천막은 쌀라하거나 휴식을 취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것. 중간에 보이는 카펫트옆 파란 상자는 물상자로 아무나 가져가도 된다.)

 

 

 

모스크 안으로 안 들어가고 야외 천막 밑에 앉아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은 전부 한 방향을 향해 앉아 있었습니다. 이는 예배방향인 메카를 향해 앉아있는 것으로 바로 쌀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앉아서 휴식을 취하거나? 아니면 예배를 드리거나? 방향은 전부 한 곳을 향해...)

 

 

(모스크 벽에 쓰여진 글씨)

 

 

모스크 주변의 바다는 맑고 투명하기만 했습니다...

 

 

 

 

 

 

 

(그래서 근처엔 물놀이 하는 시민들도...)

 

 

 

정작 모스크 안의 사진을 찍지 않은 이유는 방문한 시간이 때마침 예배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라에서조차도 예배시간을 피해서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는 건 허용하지만, 예배시간에는 못하게 하는 곳이 많거든요. (그래서 문제를 안 만들고자 알아서 자제했습니다.) 

 

 

 

 

금요일 정오 쌀라를 드리고자 오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나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다시 발길을 돌려 해안도로 드라이빙을 즐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