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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알 자지라 스포츠, HD방송 수신기 시장에서 휴맥스와 손잡다!

둘뱅 2010. 6. 16. 07:24

타지역에 비해 HD방송 수신기가 널리 보급되지 않은 중동지역에서 월드컵 특수를 위해 HD 채널에 3D 채널을 송출하기 시작한 알 자지라 스포츠였지만, 정작 시장에서 HD 수신기를 보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고화질 방송에 관심이 많은 터라 HD방송 수신기를 구하기 위해 찾아봤지만, 한 두개의 듣보잡 브랜드의 제품을 빼고는 구하기가 쉽지 않더군요. 듣보잡 브랜드라 해도 일반 SD방송 수신기에 비해 HD방송 수신기는 3배 이상 비싸기 때문에 함부로 샀다가 낭패를 보긴 싫었으니까요. 위성방송 시장 기술자들도 휴맥스 제품을 추천해주긴 했는데, 정작 시장에서도 물건이 안 보이더군요.

 

월드컵 개막 후 우연찮게 전자 양판점인 EXTRA에 들렀다가 드디어 휴맥스에서 나온 HD방송 수신기를 발견하였습니다. IR1010HD 모델입니다.

 

(IR1010HD 박스 사진)

 

 

IR1010HD는 기존에 휴맥스가 내놓았던 중동향 IR1000HD에 알 자지라 스포츠 무료 시청을 포함하여 내놓은 알 자지라 스포츠 특화모델입니다. 기존에 나왔던 IR1000HD 모델을 개인적으로는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오직 홈피에서만! 지금은 사라졌지만...), 막상 모델은 있으되 비싼 가격으로 인해 팔기 힘들었던 휴맥스와 안정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HD방송 수신기를 보급하고자 하는 알 자지라 스포츠측의 이해관계가 어우러진 결과물이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보통 200~300리얄 대에 구할 수 있는 SD방송 수신기와 달리 무려 1,099리얄이란 높은 가격의 제품이지만, 월드컵 패키지를 포함한 1년 시청비용이 약 650리얄 정도 들어간다는 것을 감안하면 그렇게 비싼 가격도 아닙니다. 알 자지라 스포츠 기본 패키지는 셋탑 속에 아예 고정을 시켜놓았고, 월드컵 패키지는 문자 메시지나 이메일로 신청하면 승인을 해준다고 하네요. 어떻게 하면 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안내문도 패키지 속에 들어있구요.

 

(IR1010HD로 월드컵을 공짜로 보려면?)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얄미워 보이는 건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시장에 물건을 내놓은 타이밍입니다. 어느 측의 의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왜 이 모델이 하필 월드컵이 시작된 다음에 물건이 풀리냐구요!!!! 몇 주 전부터 물건을 풀었으면 월드컵 패키지를 추가로 구매하지 않아도 되었는데!!! 이미 월드컵을 보려고 작정한 사람들은 카드를 다 구했을텐데 말이죠...

 

이미 사람들이 카드를 많이 구입한 뒤가 아니라 그 전에 했어야 여러가지로 홍보효과가 좋았을텐데 말이죠.

 

중동지역은 LCD/LED TV가 시장에 널리 보급되었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컨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월드컵을 위해 알 자지라 스포츠에서 HD에 3D 채널을 도입했고 자의반타의반 엔터테인먼트 전문 채널로 거듭난 OSN 네트워크 (Showtime & Orbit 합병)에서 9개의 HD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까지 OSN 네트워크의 HD 채널들은 전용 수신기로만 시청이 가능하기에 HD방송 수신기를 확산시키기엔 쉽지는 않은 것이 현실이기도 하거든요.

 

일단 중요한 본체와 리모콘은 아래처럼 생겼습니다. 알 자지라 스포츠와의 협업에 의한 만큼 수신기 본체와 리모콘에 알 자지라 스포츠 로고가 붙어 있네요. 리모콘이 너무 싸구려같이 보이는게 흠이라면 흠이랄까요. 기존에 쓰던 IR-TWIN용 리모콘과 비교해 보면 더 싸구려틱 해보입니다.

 

 

 

전면부에 붙어 있는 각종 로고들. 1080i까지만 지원해서인지 HD TV 로고가 보이고, 과연 쓸일이 얼마나 있을까 싶은 Dolby Digital Plus 로고, 중동지역 주요 방송들의 임베디드 타입인 irdeto 로고, 그리고 HD 방송하면 빼놓을수 없는 HDMi 로고가 박혀있네요. 허접한 리모콘과는 달리 본체는 좀 비싸보이게 생겼고, 무엇보다 맘에 드는 건 HDMi 케이블이 번들로 같이 딸려온다는 거네요. 하다못해 소니도 무조건 별매인데 말이죠...

 

 

 

일단 그래서 연결해봤습니다. TV는 소니의 32인치 LED TV EX700, 수신기는 휴맥스의 IR1010HD입니다. 오디오쪽은 플삼과 수신기를 연결할 수 있는 HDMi Input/Output 단자를 다 갖추고 있는 헤드를 가진 모델의 폭이 극히 제한되어 있어서 아직 별도로 달지는 않았습니다. 

 

 

 

기존에 휴맥스 모델을 다뤄본 사람들에겐 이질감없는 인터페이스를 유지하고 있고, 전체적으로 전에 쓰던 IR-Twin 보다 빨라졌다는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동작이라던가 채널 스캔 등에 있어서 말이죠... HD TV에 맞게 메뉴들도 HD급으로 해상도가 높아졌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중에 느낀 한 가지 단점은 채널 삭제에 관한 것인데... 채널 삭제 과정이 상당히 번거롭게 되어있는데다 많은 채널들을 한꺼번에 삭제를 시도할 때 버그가 있다는 점입니다.

 

한 개 채널을 삭제할 때마다 비밀번호를 넣어야만 하고, 번거로워서 수십개의 채널을 한꺼번에 지우려고 시도하면 수신기가 바로 재부팅되면서 기껏 지웠던 채널들까지 다시 살아나거든요. 귀찮아서 Humax Auto Search로 채널을 스캔했더니 약 1,300여개의 채널을 잡아줬지만, 아직까지 불필요한 채널들 다 삭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꺼번에 삭제하려고 시도했다가 두 번 연속 재부팅&삭제 취소 콤보를 겪었기에 아예 짬짬히 하나하나 비번 눌러가며 삭제하고 있거든요. 삭제해야 할 채널이 1000개 이상인데 말이죠....ㅠㅠ

 

 

 

수신기를 구하고 제대로 본 첫 시합이 한국시간 새벽에 있었던 브라질 대 북한 전이었습니다. 독점 중계한답시고 저질 HD화면을 제대로 된 HD 방송이라 사람들이 착각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모 방송사의 상황과는 달리 경기 내내 많은 분들이 불평하는 깍두기 현상은 안 나타나더군요. 퀄러티를 체크해볼 수는 없지만, 나름 알찬 화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와 달리 소리는 찌직 소리가 가끔 나는게 조금은 불안정해 보이더군요.  

 

다행히 검열되지 않은 듯해서 아쉬운대로 보여드릴 수 있는 영상은 알바 중인 아스날의 아르센 벵거 감독의 모습을 올려봅니다. 아르센 벵거 감독은 알 자지라 스포츠의 경기분석위원으로 중요한 경기에 종종 모습을 드러내며 경기 분석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알 자지라 스포츠 채널의 초빙 해설위원에는 유명한 전현직 선수 혹은 감독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캐스터와 해설위원이 동시 통역으로 생방 중계를 하죠.

 

 

아무튼 앞으로 UEFA 챔피언스 리그를 HD로 볼 수 있게 되어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