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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선] 맨시티, 만수르 구단주의 조국 UAE에서 알아인과 친구들을 꺾으며 이번 시즌 공식 일정을 마무리해!

둘뱅 2014. 5. 16. 20:25


13/14시즌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리그와 캐피탈 원 컵을 들어올리며 더블을 달성한 맨체스터 시티는 지난 화요일 UAE 각료회의 일정으로 우승 현장에 없었던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 구단주가 있는 UAE로 향했습니다. 시즌이 끝났음에도 UAE로 간 이유는 예정된 알아인과의 친선시합을 치루기 위해서입니다. 원래 알아인과 맨체스터 시티는 시즌 중이던 지난 1월 새롭게 문을 연 알아인의 홈구장 핫자 빈 자이드 스타디움의 개장 ([UAGL] 알아인, 최신식 홈구장 개장에 맞춰 새로운 로고와 저지 공개! 참조)을 기념하기 위한 친선시합을 치룰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변경되면서 시즌 뒤에 치루기로 미뤄진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때마침 올 시즌 더블을 달성하게 되면서 맨체스터 시티의 UAE행은 예정된 핫자 빈 자이드 스타디움 개장 축하 일정이 늦어진 덕분에 그들이 들어올린 우승 트로피를 UAE 축구팬들 앞에서 공개하며 구단주의 조국인 UAE에서의 우승 축하행사를 겸하게 된 셈이니, 예상치 않게 더욱 뜻깊은 행사가 된 셈입니다.


맨체스터 시티의 일정은 도착일인 화요일 휴식과 함께 만수르 구단주가 주최하는 우승축하 만찬에 참석하고, 경기 전날인 수요일엔 알자지라의 홈구장인 무함마드 빈 자이드 스타디움에서 UAE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공개 훈련을 갖고, 그들이 들어올린 우승컵과 함께 훈련 모습을 공개한 후, 경기 당일인 목요일에 알아인과 경기를 치루는 것입니다. 


(만수르가 주최한 우승 축하연에서 만수르 구단주와 나스리 등. 출처: 맨체스터 시티 구단 홈페이지)


공개훈련을 경기장인 핫자 빈 자이드 스타디움 대신 알자지라의 홈구장 무함마드 빈 자이드 스타디움에서 갖기로 갑작스레 결정된 이유는 만수르 맨시티 구단주가 알자지라 구단의 회장도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핫자 빈 자이드 스타디움 개장 기념이 아니었다면, 맨시티는 알자지라와 친선시합을 갖게 되었을지도 모르는 셈이죠.


(무함마드 빈 자이드 스타디움에서 공개훈련을 펼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 출처: 알자지라 구단 페이스북 페이지)

 

일정이 시즌 뒤로 변경되었지만, 아챔과 대통령컵에서 선전을 거듭하며 두 대회를 동시에 병행하고 있는 알아인으로서는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가 친선 경기라고 해도 6일간 3경기를 치루는 빠듯한 일정이 되버렸습니다. 맨체스터 시티 선수단이 도착한 화요일 저녁 알아인은 알자지라와 아챔 16강 2차전을 치뤄야 했고, 목요일 맨체스터 시티와 경기를 치룬 뒤, 일요일에는 트레블에 도전하는 알아흘리와 대통령컵 결승전을 치뤄야만 하니까요. 


지난 12/13시즌 우승을 이끈 코스민 올라루이 감독을 경질하고 모든 대회 석권을 노리며 알사드를 이끌고 아챔 우승을 차지했었던 조지 폿사티 감독을 데려왔지만, 구단 수뇌부와의 불화 끝에 리그 개막 전날 감독을 전격 경질하는 초강수를 두며 시즌 초반부터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면서 아흐메드 압둘라 감독대행, 키케 플로레스 감독, 즐라트코 달리치 감독에 이르기까지 3명의 감독 교체 끝에 막판 분전에도 불구하고 6위로 리그를 마쳤던 알아인으로서는 내년 아챔에 직행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알아흘리와의 대통령컵 결승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경기가 되었습니다. 아챔 티켓도 티켓이지만, 알아흘리에게 결승전에서 지게 될 경우 지난해 자신들이 내쳤던 코스민 올라루이 감독이 1년만에 알아흘리 감독으로 달성하는 트레블의 희생양이 되느니만큼 알아인으로서는 절대 질 수 없는, 자존심이 걸린 경기이기도 합니다. 알아인은 이번 시즌 중반 코스민 올라루이 감독을 상대로 제소한 악연도 있거든요. 


(핫자 빈 자이드 스타디움에서 선보인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와 캐피탈 원 컵 우승 트로피. 출처: 알아인 구단 공식 트위터 계정)


이번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를 앞둔 알아인은 승패와 무관하고 교체선수에 제한이 없는 친선경기 임을 감안하여 "알아인(과 친구들)"이 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알아인 선수들 뿐만 아니라 알아인에서 뛰었던 은퇴선수들, 그리고 알아인과 인연을 맺었던 외국리그에서 뛰는 선수들까지 공식으로 초청하여 사실상 걸프지역 올스타팀을 구성한 것입니다. 그래서 UAE 리그 내 타팀 선수들은 물론, 알나스르의 주장 후세인 압둘가니와 무함마드 누르 등 사우디 리그 선수들도 불러왔으며, 심지어 알아인과의 경기 전날 분요드코르와 아챔 16강 2차전을 뛰었던 알힐랄의 야세르 알 까흐따니와 무함마드 알 샤흘룹은 바로 알아인으로 넘어와 바로 다음날 맨체스터 시티전에 출전할 정도였습니다.)


(알아인과 맨체스터 시티의 출전선수 명단. 중요한 것은 이 명단에 있는 선수들이 전부가 아니었다는 것!)


알아인의 새홈구장 개장 축하행사 겸 맨체스터 시티의 원정 우승 축하행사가 된 본 경기에서는 올스타팀을 구성한 알아인과 월드컵 출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고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준 맨체스터 시티는 양팀 합쳐 23명 이상의 선수들이 교체투입되는 보기드문 진풍경을 연출한 가운데 맨체스터 시티가 마르코스 로페즈의 결승골과 요베티치, 히울라의 연속골로 알아인을 0대3으로 꺾고 모두가 즐거운 가운데 이번 시즌 공식일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알아인 0:3 맨체스터 시티 (5월 15일 19:40/ 핫자 빈 자이드 스타디움)

알아인
맨체스터 시티
  (후반 18분) 마르코스 로페즈
  (후반 33분) 스테판 요베티치
  (후반 44분) 조르디 히울라



경기가 끝난 후에는 핫자 빈 자이드 스타디움의 뒤늦은 개장 축하 행사와 경기에 출전한 양 팀의 선수들을 축하해주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이 행사는 아랍인들을 아랍어로 웃기고 사는 아랍어 네이티브 한국인 코미디언이자 종합 엔터테이너인 정원호씨 ([인물] 아랍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 코미디언 정원호 참조)가 진행을 맡았다고 하네요.




(경기 종료 후 축하 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