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정치] 압둘라 국왕, 칼리드 빈 반다르 왕자를 정보국장으로, 반다르 빈 술탄 왕자를 국왕 고문 겸 특사에 임명!

둘뱅 2014. 7. 1. 09:56

(국방차관 경질 이틀만에 새 정보국장에 지명된 칼리드 빈 반다르 왕자)


사우디 압둘라 국왕은 7월 1일이 시작하자마자 내린 칙령을 통해 지난 일요일 국방차관에서 경질한 칼리드 빈 반다르 왕자를 장관급 정보국장에 지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1951년생인 칼리드 빈 반다르 왕자는 샌드허스트 왕립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걸프전 등 다수의 작전에 참전하며 쌓은 경력을 바탕으로 육군 지휘관에 오른 고위 장교출신으로 지난 2013년 2월 압둘아지즈 손자세대 중 첫 리야드주 주지사에 지명되면서 차세대 왕권승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게 되면서 주목을 받았으며, 압둘라 국왕의 친권체제 강화를 위한 권력 개편 움직임 속에 주지사가 된지 1년 3개월째 되는 날 국방차관으로 지명되었으나, 군부를 장악하고 있는 수다이리 가문과의 갈등 속에 부임 6주만에 전격 경질되었습니다. ([정치] 압둘라 국왕, 칼리드 빈 반다르 국방차관을 지명 6주만에 전격 경질, 그리고 그 배경 참조)


압둘라 국왕이 그를 국방차관에서 경질한지 이틀 만에 정보국장으로 전격 임명한 것은 이틀 전의 경질이 왕권 유지를 위해서라도 지속적인 우호관계 구축이 필요한 왕실 내 최다 파벌의 수장인 살만 왕세제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나온 인사조치였을 뿐 "실제로는 그를 좋아한다"고 알려진 압둘라 국왕의 신뢰가 여전함을 보여주는 조치입니다. 최근 왕국 내 주요 요직 개편에 대한 압둘라 국왕의 핵심 기조는 세대 교체와 더불어 자신의 아들들을 비롯한 친 압둘라 국왕 세력 확대에 있으니까요. 아울러 테러와 맞서 싸우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풍부한 군경력도 정보국장으로 지명할 수 있는 명분도 있었을테구요.


사우디 정보국은 이웃 국가들과 긴장관계를 조성하는데 기여한 강경파의 선두주자인 칼리드 빈 반다르 왕자가 지난 4월 중순 경질된 후 37년만에 처음으로 알사우드 가문 출신이 아닌 내부 승진자인 유스프 알이드리시 장군을 6대 국장으로 맞이했으나, 두 달 반만에 다시 알사우드 왕가 출신 왕자를 국장으로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정치] 전격 등장한 유스프 빈 알리 알 이드리시 새 사우디 정보국장은 누구? 참조) 



(나도 다시 돌아왔다! 새로운 국왕 고문 겸 특사 풍운아 반다르 빈 술탄 왕자)


한편, 압둘라 국왕은 또다른 칙령을 통해 국가안전보장위원회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반다르 빈 술탄 왕자를 장관급 국왕 고문 겸 특사로 지명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라 반다르 빈 술탄 왕자는 국가안전보장위원회 사무총장과 국왕 고문 겸 특사직을 겸임하게 됩니다. ([정치] 사우디의 국가안보, 정보, 외교전략을 총괄하는 사우디 국가안전보장위원회란? 참조)


미국의 충견이자 사우디의 강경한 외교노선을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던 그는 이웃국가들과의 긴장관계를 넘어 미국과의 관계 악화에도 기여하여 압둘라 국왕을 격노시킨 끝에 지난 4월 정보국장직에서 경질되면서 정치 일선에서 후퇴하는 듯 했지만, 이라크-시리아 이슬람 국가가 발호하여 자신들을 "이슬람 칼리프령"으로, 자신들의 리더인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를 "칼리프"로 칭하고 이에 대응하여 압둘라 국왕이 테러에 맞서 싸우겠다는 라마단 메세지를 내보내는 등 역내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감에 따라 다시 한번 부름을 받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참조: "Saudi Arabia names new intelligence chief" (Al Arabi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