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경험담] 현장에서 직접 보았던 사우디의 공개 태형

둘뱅 2007. 10. 5. 10:41

익히 알려져있는 대로 사우디는 공개 태형과 사형이 여전히 집행되고 있는 곳입니다... 이슬람의 양대성지를 갖고 있는 발상지면서도 혈통적으로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세속 집권세력인 사우드가가 이슬람의 종주국임을 자처하며 앞세우고 있는 것이 와하비즘에 입각한 엄격한 종교관과 강력한 공권력이 바로 그것이죠... 오늘은 바로 그 공권력에 관한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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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근무했던 현장이 예멘과의 국경지역에 있는 오지였기 때문에 그 힘은 더욱 막강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종교적으로 보수적인 거야 말할 것도 없고, 국경지대다 보니 작은 마을 지역에도 각종 군경인력들이 살고 있었거든요... 일반 경찰, 무뚜와라 불리는 종교 경찰, 군부대의 군인들, 국경 지역에 있는 국경수비대 등등... 정말 한두집 건너 한명쯤은 군인 아니면 경찰일 정도였으니까요... 이러한 경찰이나 군인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공개적인 장소의 태형이나 사형입니다...

 

2년 가까이 사우디에 있으면서 끝냈다는 의미의 아랍어 단어인 "칼라스"란 말에서 유래한 칼라스 광장에서 사형을 거행했다는 얘기가 종종 들리기도 했지만,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 직접 본 적은 없었습니다... 그걸 보겠다고 왕복 140여킬로 길을 달리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공개적으로 개방된 장소에서 사형을 하지만, 외부로의 유출을 막기 위해 사진촬영은 절대 불허한다는 얘기가 소문처럼 현장캠프를 떠돌았던 기억이 납니다... 

 

사형과 태형에 대한 온갖 소문 속에서도 실제로 볼 기회는 없었는데, 우연히 외근을 나갔다가 본 적이 있었습니다... 무슨 일인가로 약 30여킬로 떨어진 가까운 마을로 외근을 나갔었는데,  차량 외에 다니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마을 중심 원형 로터리에 그날따라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더군요... 무슨일인가 싶어 호기심에 가보았더니 말로만 듣던 태형을 하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원형으로 둘러싸고 있는 중심에 죄수를 세우고 경찰이 때리는 식이었습니다...죄수는 모포 같은 것으로 몸이 둘둘 말린 채 묶여 있어 꿈쩍하지도 못하고 서있었고, 경찰은 사람들에게 그의 죄목을 설명하며 쇠로 된 회초리 같은 걸로 그를 때리고 있었습니다... 죄수의 얼굴을 가렸던 것 같지는 않은데, 그건 정확히 기억나진 않네요.. 죄인들을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태형을 통해 수치심과 망신을 주면서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것이죠... "나쁜 짓하면 이렇게 된다...!!! 알지??" 뭐 이런식이랄까요? 이런 태형이 나름 파급효과가 있는 것이 몇 사람이 봐도 입소문을 통해 마을, 혹은 지역 전체로 소문이 퍼지는 건 순간이니까요... 직접 보는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간접적으로 듣는 사람들에게도 여파를 남기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오죽하면 70여킬로 떨어진 곳의 사형소문이 다 들릴 정도일까요? 그렇기에 어떤 문제 상황에서도 경찰이 개입해서 당사자와 목격자들의 증언을 통해 정황을 파악한 후 판단을 내리면 그 전에 진상질 부리던 사람들마저도 잠재울 수 있게 하는 강력한 힘을 갖게 만드는 것이죠... 그걸 통치수단으로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는 것이 바로 사우디 정부구요.

 

따라서 쉽지 않겠지만 지역의 군경인사들과 강한 인맥관계를 구축하고 잘 이용하면 사업에 유리한 곳이 사우디이기도 합니다... 그런 식으로 지역 사회에서 승승장구하던 교민들도 있었구요... 실제로 그런 제안을 받아보기도 했지만 후환 걱정만 없다면 사우디에서 최고로 금기시하는 매춘 등의 불법 행위도 알선해줄 수 있을 정도거든요... 우리와 같은 인맥에 따른 청탁과 빽으로 안된다는 것도 되게 만들 수 있는 사회가 사우디 사회이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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