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미가 깔린 방이 있다는 야간 열차를 타보고 싶어서? 일본 최북단에 있는 도시라서?
이유가 왜였는지는 모르겠다. 홋카이도 여행을 준비하면서 삿포로, 오타루, 하코다테 같은 유명 여행지가 아닌 왓카나이에 관심을 갖게 된 건.
3박 4일이란 짧은 기간 동안 이동시간을 가장 많이 잡아먹는 왓카나이를 다녀오겠다는 생각에 이동루트를 어떻게 짤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할 수 밖에 없었는데, 정말 답답했던 것은 여행 가이드북이나 블로그 같은 정보글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다다미가 깔린 특실이 있다는 그 야간 열차, 특급 리시리호가 JR 편성표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JR훗카이도 패스를 구입한 가장 큰 이유기도 했다. 삿포로-왓카나이를 왕복으로만 다녀와도 본전은 뽑으니까... 얘기로만 듣던 야간열차가 편성에서 제외되었다는 것은 잠깐 염두해 두었던 하코다테행을 포기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삿포로에 도착한 후 삿포로역의 여행 안내소에서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비용절감과 수익성을 고려하여 그나마 주말이나 휴일에 한해 운행하는 것으로 축소되었던 야간열차 특급 리시리호가 지난 4월 1일부로 폐지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주간에 운행하는 특급 소야호나 샤로베츠호는 정상 운행한다. 1일 4편에서 3편으로 줄은 것 뿐...)
이 이야기는 다시 말하자면, 야간에 이동하려면 그나마 버스를 이용해야 하고, 버스로 왕복으로 이동할 경우 10,000엔의 교통비 (편도요금은 5,500엔/왕복 10,000엔으로 알고 있었는데...)가 추가발생되면서 그만큼 다른 경비를 줄여야한다는 이야기다. 근데 뭘 줄이지?ㅠㅠ
오타루에서 돌아온 첫날 밤 저녁 왓카나이행 야간버스를 알아보기 위해 당초 알고 있었던 왓카나이행 버스 정류장이었던 JR삿포로역 부근의 센추리 로얄 호텔을 찾았는데... 애써 찾아간 호텔에서 본 건 벽에 붙은 안내문이었다.
공지
왓카나이행 버스 정류장. 7월 1일부로 중앙버스센터로 이전.
(참고로, 삿포로에 도착한 날은 7월 29일)
이건 �미??? 알고 있던 정보가 처음부터 계속 틀려나가고 있는 것이었다.
안내문이 붙어 있던 벽 옆에 서 있던 호텔직원에게 설명을 듣고 약도를 받아들고 중앙버스센터를 찾아갔다.
중앙버스센터는 오오도리 공원 옆 NHK 타워 대각선 맞은 편에 위치하고 있으며, 난보쿠센 오오도리역 27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직진해서 길하나만 건너거나 토자이센 버스센터마에역에서 하차하면 된다.
중앙버스센터에 도착하여 운임을 물어보니 당초 알고 있었던 것보다 편도 5,500엔에서 6,000엔으로 500엔이 더 올라 있었다! (문의해보지는 않았지만, 왕복요금은 1,000엔정도 인상되었을 것이다.) 예상치 못한 나름 거액의 교통비가 추가되면서 한때 왕복차비 걱정없이 무박 3일까지도 생각해 봤던 왓카나이행 일정은 야간버스 타고 갔다 JR주간 열차로 돌아오는 무박 2일의 일정으로 급변경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여행2일차 일정을 앞서 소개했던 것처럼 후라노와 비에이를 다녀와서 잠깐 휴식을 취한 후 왓카나이행 야간버스에 몸을 싣기로 결정했다.
(6,000엔짜리 왓카나이행 야간 버스표)
여행 2일째, 후라노와 비에이를 둘러본 후 마감시간을 살짝 넘긴 삿포로역의 트윙클 센터에서 왓카나이와 인근 섬 여행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호텔에 들러 무박2일에 대한 여행준비를 새롭게 하고 편의점에서 맥주 2캔을 산 뒤 밤 10시 반 중앙버스센터 정류장에 도착했다.
버스 정류장에는 야간버스를 타러 온 손님들과 2대의 미니버스가 있었고, 버스표에 적힌대로 2호차에 탄 후 차창 밖 경치나 볼 요량으로 운전석 바로 뒷자리에 앉았다. 손님들의 티켓을 확인한 후 버스기사는 손님들에게 택시를 예약할 것인지의 여부를 물었다. 왓카나이 바깥 지역에는 그나마도 버스가 다니지 않는 새벽 일찍 도착하기 때문에 연계 교통편을 이어주려는 것이다.
그리고 출발 준비를 했는데... 허거덕!!! 객석칸의 창문과 빛이 들어올만한 모든 부분을 커텐으로 가리는 것이었다!!!!
(앉은 자리에서 찍었다. 창 밖 풍경을 어차피 야긴이지만 그나마도 볼 수 없다!)
(우등버스 좌석처럼 길게 눕힐 수 있는 좌석에 슬리퍼와 담요가 구비되어 있었다.)
물론 이동 중 편안하게 숙면하라는 나름의 배려였지만, 차창 밖 경치를 보고 싶었던 나로서는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커텐 틈 사이로 창 밖을 몇 번 내다보다가 결국 포기하고 가져간 맥주를 마시는 것으로 수면제를 대신했다. 여행 3일차는 그렇게 차 안에서 자는 것으로 시작했다.
버스의자에서 자다보니 수시로 깨곤 했는데, 운전사들의 무리한 운전을 피하기 위해서인지 정속으로 달리면서 몇 차례 휴게소에 들른 듯했다. 잠을 완전히 깨었을 때는 이미 왓카나이에 근접해 있었고, 전망을 가리던 커텐은 모두 걷혀졌다. 그리고 버스는 왓카나이 시내로 들어섰다.
(현재 시간 새벽 5시 18분. 왓카나이 시내에 들어서다. 정말 썰렁하다...)
왓카나이 내에 몇 군데 정거장을 거친 후 마지막 종착점인 페리 터미날에서 하차했다.
(왓카나이 신 왓카나이 페리 터미널 국내선 전용 터미널, 레분섬과 리시리섬 등 왓카나이 인근을 운항하는 배들을 타는 곳이다.)
왜 신 페리 터미널이냐고??? 올해 달라져서 크게 알려지지 않은 왓카나이행 여행정보 중 마지막이 바로 이 곳에 있는데...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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