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하면... 이런 분위기가 연상되죠??)
짧게 지잔을 뚤러보고 목적지인 옛 캠프를 향해 떠났습니다. 지잔에서 약 70여킬로 떨어진 옛캠프는 제가 처음으로 사우디 생활을 시작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도착하자마자 얼마 되지 않아 전염병이 돌아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곳이기도 합니다. 너무나도 개발이 되지않았던 곳인데다 바닷가에서 제법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에 보기드문 우기가 있어 무더운데다 습하기까지 한 곳이었거든요.
(킹 파하드 병원 근처에서...)
지잔과 캠프의 중간쯤에 있는 작은 마을....이었어나 지금은 제법 더 커진 아부 아리쉬를 지나 목적지인 캠프가 있는 아르다 지역을 향해 나아갑니다. 아르다 지역에 다가갈수록 주변 풍경은 또다른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사우디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녹색의 벌판이 12월 중순에도 펼쳐져있거든요.
이러한 녹색의 향연은 지잔지역이 어업 외에 농업으로도 특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습니다. 앞서 얘기했던 우기 때문에 말이죠. 제가 살았던 2000~2002년을 돌이켜보면 특정 기간 동안 딱 정해진 시간에 1시간 정도의 강우가 내리곤 했었습니다. 좀더 심하게 내리면 하수시설이 안되어 무릎까지 빗물이 올라올 정도였으니까요. 이러한 우기가 사우디 내에서도 무더운 이 지역을 신록이 우거지게끔 만들어 준 것입니다. (물론 그 덕에 전염병이 돌기도 쉬운 환경이지만요...;;;)
아르다를 향해 가는 도중 이제 점점 캠프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 전까지는 기억 속에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는데, 정작 갈림길의 초입에 이르러서는 매우 낯설게만 느껴집니다. 그동안 동네가 나름 발전한 것이죠....
(사우디 국가문장을 형상화 한 가로수)
예전에는 그냥 아무표식도 없는 4거리에 회전 로터리가 생겼네요. 앞으로 곧장 가면 아르다 지역이지만, 목적지가 옛캠프인만큼 왼쪽으로 길을 틀어 엄청 변한 주변환경에 놀라며 사우디 생활을 첫 시작했던 캠프에 도착했습니다. 반쯤 황폐화되어 있긴 했지만, 사람들의 인기척은 있었습니다. 트럭 운전사들의 중간 휴식처로 이용되고 있더군요.
(오른쪽에 보이는 것이 제1숙소, 정면에 보이는 것이 제2숙소)
(건물 안을 사용하지 않아 밖에 만들어 놓은 야외 예배장. 빨간 수건의 방향이 메카를 가리킨다.)
익숙하면서도 낯선 모습으로 변한 캠프 주위를 둘러보았습니다.
(제2숙소, 오른쪽 위성 안테나가 있는 쪽에 두번째로 사용했던 방이 있었다.)
(예전에는 컨테이너 2개를 쌓아놓았던 2층 숙소였는데, 1층의 자재창고를 들어내고 2층에 있던 주거용 컨테이너만 운전사들의 휴식처로 사용되고 있었다. 그리고 저 앞에 보이는 산이 예전에 전기를 놓았던 안-나키프 산악지역이다.)
오랜만에 맛보는 이 지역 특유의 무더위 속에 땀을 뻘뻘 흘리며 처음 살았던 방이 있는 건물 안을 들어갔습니다. 물론 사람들이 떠난지 오래되어 황폐화되어 있더군요.
(입구부터 관리가 안 된 흔적이 남아있다.)
(처음 여러사람들과 함께 묵었던 방)
(세면실 겸 화장실, 그리고 세탁기. 문에 남아있는 글씨만이 이곳이 한국사람들이 묵었던 곳임을 설명해주고 있다.)
옛 기억 속에 사로잡힌채 주위를 좀더 둘러보고는 돌아가기 위해 다시 길을 떠났습니다.
(한여름의 강렬한 햇볕에 뜨겁게 달아올라 밤늦게까지 원하지도 않는 뜨거운 온수를 공급해주던 물탱크)
(무언가를 들고 길을 걷고 있는 사우디인)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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