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사회] 슈라 위원회, 여성들의 운전면허 취득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중.... 하지만!!! 운전은.......뭐라고?

둘뱅 2014. 6. 23. 15:42



사우디 여성계의 오랜 숙원이자 전적인 여권 신장을 제한하는 양대 악법 중 하나인 여성들의 운전금지령 해제와 관련하여 사우디 슈라 위원회는 현재 여성들에게 사우디 내에서 국제운전면허 취득만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네.. .그렇습니다. 면허취득은 가능한데, 운전은 전혀 문제가 안되는 해외에 나가서나 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지난 금요일 현지 뉴스에 따르면 30명의 여성 슈라 위원들 중 라티파 알샤을란과 하야 알마네이 등 두 명의 위원이 슈라 위원회에 이 제안을 검토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두명의 여성 위원은 9달 전에도 여성들이 운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권고안을 위원회에 제출한 바 있었기에 여전히 정서적으로 반대가 심한 운전금지령 전격 해제안을 재추진하는 대신 단계적으로 해제하려는 일종의 우회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두 위원의 법안 제출은 슈라 위원들에게 새로운 법안이나 기존 법안의 수정안을 제안할 수 있도록 허용한 슈라 위원회 법 제23조에 의거한 적법적인 절차를 따른 것입니다. 이 제안은 운전면허에 대한 사우디 교통 제36조의 수정을 요청하는 것으로 "운전면허는 남자들만을 위한 권리"로 규정되어 있던 기존 법안을 "남녀 공통의 권리"로 수정하는 것을 법에 명시하는 것입니다.


위원회 내 소식통에 따르면 슈라 위원회 내 자문 기관이 현재 이 수정안을 검토 중이지만 이를 처리하기 위한 관련 위원회로 넘기지는 않았으며,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보안 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다루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압둘라 알알라미 기자는 이 신청서가 슈라 위원회 내 다른 위원들이 제출한 바 있던 기존 수정안의 확장안이라고 밝히며, "그렇다고 해서 이 법이 여성들의 운전을 허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여성들이 국제운전면허를 취득하기 위해 해외에 나가지 않아도 되도록 사우디 국내에서 국제운전면허 취득을 허용하는 것에 한정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제안은 결국 국민들을 위한 제안이기 때문에 위원회 내 자문 기관이 이 제안을 본격 검토하게 될 경우 관대하게 처리해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기본에 비해 보다 많은 지지를 얻어내고 있는 여성 운전금지령 해제 요구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면서 지난해 의욕적으로 추진했으나 정부의 제지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미수로 그쳤던 10/26 캠페인 이후에도 더욱 힘을 얻고 있어 일부 진취적인 여성 행동가들이 리야드와 사우디 내 곳곳에서 직접 운전하는 모습을 SNS를 통해 공유하며 정부의 방침을 수개월째 조롱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입니다.


사우디의 운전금지령과 남성 보호자 제도 (마흐람)은 여성들의 자유로운 이동과 적극적인 권리 신장을 제약하는 대표적인 양대 악법이며, 특히 여성들의 운전금지령은 정부의 의욕적인 추진 속에 최근 가속도가 붙고 있는 여성들의 사회 진출 확장 정책과 상충되고 있습니다. 


많은 사우디 직장여성들이 직장 근무시간에 맞춰 출퇴근하기 위해 운전사를 고용하거나 택시비를 감당하기 위해 평균적으로 월소득의 3분의 2 이상을 교통비에 날리고 있어 적극적인 저축이나 소비 발생을 저해하고 있으며, 결국 많은 여성들이 출퇴근의 어려움 때문에 퇴사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는 신부감으로 직장 여성을 더 선호하는 최근 사우디 젊은 남성들의 선호도와 맞물려 언젠가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와야만 하는 상황이지만, 이에 대해 반드시 동의를 거쳐야만 하는 보수적인 종교세력의 반발이 워낙 거세 논란만 길어지고 있을 뿐 정부도 뾰족한 해결책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 법안이 최종 통과될 수 있다면, 시간의 문제일 뿐 결과적으로 여성들에게 운전을 허용하기 위한 첫 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되긴 합니다만... 



참조: "Women might be allowed to get licenses but ... can’t drive" (Al Arabiya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