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경제] 사우디, 본격적인 국부펀드 설립 검토에 나서!

둘뱅 2014. 6. 9. 01:47

(사우디 슈라 위원회 본부 강당에 모여있는 기자들. 출처 및 저작권: 로이터)



사우디 정부의 영향력있는 자문기관인 슈라 위원회가 정부에 막대한 석유 수익의 일부를 해외투자에 나서기 위한 국부펀드 (SWF) 설립안에 대해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슈라 위원회 내 금융 위원회의 사아드 마렉 위원장은 범 아랍 일간지인 앗샤르낄 아우사뜨와의 인터뷰에서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준비기금의 여유자금을 투자하여 "사우디 왕국의 재정 안정성을 보장"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한 상세한 투자전략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만약 슈라 위원회의 국부펀드 설립안이 정부의 최종 승인을 받아 카타르와 UAE 같은 이웃 걸프국가들의 국부펀드와 같이 운용된다면, 이는 최근 세계 경제에서 강력한 투자자로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UAE와 카타르의 국부펀드들보다 훨씬 큰 재력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산되는 사우디 자금이 보다 공격적으로 해외투자에 나서게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카타르의 국부펀드로는 QIA (Qatar Investment Authority), UAE의 국부펀드로는 ADIA (Abu Dhabi Investment Authority) 등이 있습니다. (좀더 자세한 내용은 "글로벌 국부펀드 현황 및 활용방안" (KOTRA 발행) 참조)


사우디는 지금까지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지닌 국부펀드를 설립하지 않은채 중앙은행인 SAMA (Saudi Arabian Monetary Agency)가 관리하는 SAMA Foreign Holdings를 통해 석유수지 흑자분을 위험요소가 낮은 자산에 초점을 맞춘 보수적인 성향의 해외투자를 대행해 왔었습니다. 자금규모는 외환 보유고의 절반을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미국 재무부 채권 및 은행 계좌와 같은 보수적인 미 달러자산으로 약 7376억달러 (약 75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걸프 지역 내 다른 국부펀드들은 보다 큰 리스크를 안고 보다 높은 잠재적인 투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부동산과 세계 유명 대기업의 지분 등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자산에 보다 공격적으로 투자해 왔습니다. 특히 카타르는 최근들어 국부펀드, 왕실 자금 등을 동원하여 런던 부동산 시장에 적극적으로 투자하여 서유럽 최고층 건물인 더 샤드 (The Shard) 건설에 자금을 투자했으며, QIA가 디아르라는 회사를 네세워 카타리 와프 그룹과 함께 16억 달러 규모의 런던 중심부 재개발 프로젝트 추진에 나서는 등 런던 부동산 시장의 큰 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출처: 아랍뉴스)

앗샤르낄 아우사뜨의 보도에 따르면 슈라 위원회에서 검토 중인 사우디 국부펀드의 총재는 장관급 지위를 부여받게 될 것이고, 지난 수년간 누적되어 온 예산 흑자의 30%를 초기 자본금으로 확보하여 시작하고, 그 다음해부터는 흑자분의 20%를 증액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고로 지난 2013년 한 해에만 사우디 정부의 예산 흑자는 550억달러 (약 56조원)를 기록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사우디 관영통신 SPA는 슈라 위원회가 월요일과 화요일에 걸쳐 국가 보유 준비기금 운용 법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사우디는 지금까지 석유 수익의 대부분을 공공 투자펀드와 사우디 사회보험청 (GOSI)로 대표되는 여러 정부 기관을 통한 국내 사업에 투자해 왔었습니다. 이들 기관들은 사우디 업체에 투자하고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의 자금을 제공해 왔는데, 이는 이웃 걸프국가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인구와 넓은 영토를 감안한 필수불가결한 선택이었습니다.


2009년에는 사나빌 알 사우디아 (Sanabil Al-Saudia)라 불리는 투자펀드를 설립하여 덜 보수적인 자산에 투자해 왔으며, 초기 자본금 53억달러 (약 5조 4천억원)로 시작했습니다. 이는 2013년 예산 흑자의 10%에 불과한 수준인만큼 새로운 국부펀드 설립시 초기 자본금 규모가 어느정도 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지난해 국제통화기금 IMF는 사우디 정부가 자신들의 부를 미래 세대를 위해 확보해야 될 자금 이상으로 많은 지출을 해왔으며, 지출이 이러한 추세로 계속해서 늘어나게 될 경우 2016년 국가예산은 적자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 메세지를 던진 바 있습니다. 이는사우디가 세계 최저 수준의 물가를 자랑하는 (리야드와 젯다는 세계에서 물가 싼 도시 9, 10위에 선정된 바 있습니다) 기반이 되고 있는 전기, 용수, 석유 보조금과 많은 국민들을 달래기 위한 각종 복지 지출 등으로 인해 지속적인 국가경제 발전을 위한 산업 다각화와 인적 자원 육성에 사용할 수 있는 지금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으로, 사우디 정부는 보조금 삭감의 저항을 줄이기 위해 사우디 국민들의 적극적인 취업을 장려하는 한편, 여유자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 수 있는 적극적인 해외투자에 눈을 돌리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참조: "Saudi Arabia to discuss proposal for sovereign wealth fund" (Al-Arabi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