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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파란만장한 역사를 가진 이란의 이맘 호세이니 국제 공항

둘뱅 2008. 3. 27. 11:46

 

 

1. 소개

이란의 대표적인 국제공항인 이맘 호세이니 국제 공항 [Imam Khomeini International Airport / 약칭- IATA: IKA, ICAO: OIIE / 홈페이지]은 수도 테헤란시에서 남쪽으로 약 30km 떨어진 곳, 해발 1,007m 지점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테헤란시 서쪽 외곽 지역에 있었으나 지금은 테헤란시에 편입된 메흐라바드 국제 공항 (Mehrabad International Airport)을 대체하기 위한 공항으로 설계되었으며, 격동의 이란 근현대사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역사를 갖고 있는 공항이기도 합니다.

 

 

2. 가는 길

1) 택시 이용시

    택시 업체에 따라 미터제를 적용하는 곳과 정찰제를 적용하는 곳이 있으니 유의하자.

    정찰제의 경우 대략 85,000리얄 정도 (약 6유로/9달러)

 

2) 자가용 이용시

    테헤란의 북부/서부/북동부 지역... Azadegan Highway를 통해 Saveh Freeway에 진입하면 됨.

    테헤란의 동부/남동부 지역에서... Azadegan Highway를 통해 Qom Freeway에 진입하면 됨.

    테헤란 시내에서... Zahra Highway를 통해 Qom Freeway에 진입하면 됨.

 

* Azadegan Highway는 Saveh Freeway와 Qom Freeway의 진입로임.

** 공항 근처에는 이맘 호세이니가 묻혀 있다는 Holy Shrine이 있는데, Freeway를 달려오면서 보아왔던 황량했던 경치를 잊게해줄 정도의 압도적인 크기와 위용을 자랑하고 있음. (사진을 찍지 못한 게 아쉽다는;;;;;;;)   

 

 

3. 파란만장한 공항사

이맘 호세이니 공항의 역사는 격동의 이란 근현대사 만큼이나 파란만장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1966년 Irainan Civil Aviation Organization (이하 ICAO)가 신공항 건설 계획에 대한 리포트를 제출하고 6년 뒤인 1972년 5월 수상, 예산기획처 수장, 민간 항공국, 이란 공군, 이란 항공이 참여하는 새 테헤란 국제 공항 집행 위원회 (The new Tehran International Airport executive committee)가 구성되면서 공항 건설을 위한 멀고 먼 여정이 시작됩니다.

 

공항의 기본 설계는 1973년부터 74년까지 2년간 9개 국가 40개 업체가 참가한 공개 입찰에서 선택된 미국 디자이너들의 컨소시움인 TAMS였으며, 그들은 전체적인 디자인과 감리를 위한 현지 조인트 벤처 회사로 TAMS/AFFA사를 설립했습니다.

 

1975년 공항 건설을 위한 부지 매입을 시작해서 1977년 최종 건설 계약을 체결하는 등 팔레비 정권 하에서 역사적인 공항 건설은 시작되었으나 이슬람 혁명으로 호메이니가 집권한 후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탄생 (1979), 이란-이라크 전쟁 발발 (1980) 등의 역사적인 사건을 겪으면서 이란 정부는 TAMS/AFFA사에 의해 지금까지 진행되어 왔던 프로젝트를 중단시켰다가, 몇 년 후 이란의 노하우를 이용하여 공항을 디자인하고 건설한다는 명목으로 진행되어 오던 프로젝트를 완전히 뒤집어 엎습니다... 

 

이 과정에서 말이 좋아 이란의 노하우지 실전 경험이 부족한 자국 디자이너와 건설 업체를 이끌 업체로 지금까지 일을 진행하였기에 이 프로젝트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TAMS/AFFA사가 아닌 프랑스의 ADP사로 최종 결정됩니다. (ADP사가 TAMS사가 선택되었을 때 끝까지 남았던 최종 경쟁 후보였던 점을 감안해 본다면, 정치적인 요인이 작용된 것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팔레비 정권에서는 돈독했던 미국과의 관계가 이슬람 혁명/이란-이라크전을 거치면서 미국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을 지원하면서 틀어지기 시작했으니까요.)

 

ADP사를 선정하면서 턴키 방식의 설계 및 건설 계약을 현지 업체인 Kayson사와 체결하지만, 이 계약은 2년 후 파기되고  Bonyad, the Mostazafan & Janbazan (M&J Foundation), a public cartel 컨소시엄으로 넘어갑니다.. M&J Foundation에 의해 메인 터미널이 완공된 이후 ICAO는 제2 터미널 증설과 함께 공항 운영 및 관리를 두 개의 터키 회사 (Tepe / Akfen) 와 한 개의 오스트리아 회사 (Vie)로 이루어진 TAV (Tepe-Akfen-Vie) 컨소시움으로 넘깁니다.

 

시작부터 30년이 넘는 동안 공항의 이름도 바뀌고 여러 번에 걸친 건설 주체와 건설사의 교체와 일일이 다 열거하기 힘든 온갖 해프닝을 겪는 우여곡절 끝에 건설된 이맘 호세이니 공항은 공식 개항일정이 연기되는 등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치게 됩니다.

 

원래 공식 개항일은 1979년 이슬람 혁명 당시 팔레비 정권을 무너뜨린 호메이니가 수백만명의 환영을 받으며 테헤란으로 돌아왔던 날이자 이 날로부터 군의 중립 선언을 이끌어 내어 팔레비 정권을 완전히 무너뜨렸던 10일 간의 'Ten-Day Dawn' (2월 1~11일)의 시작일인 2월 1일의 25주년 기념일인 2004년 2월 1일로 예정되어 있었습니다만, 새 공항으로의 석유 공급 등 공항 완공에 대한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도출되면서 이란 석유성은 개항일을 5월 8일로 연기시켜 버렸습니다... 

 

개항일이 다가오자 반국영 업체인 이란 아세만 항공 (Iran Aseman Airlines) 등 2곳의 이란 로컬 항공사들이 "외국인 (터키인)들에 의해 운영되는 공항을 이용하지 않겠다."라는 이유로 이맘 호세이니 공항으로 취항하는 것을 거부하는 일이 발생했고, 그 동안 관리해왔던 TAV 컨소시움은 개항 전날인 5월 7일 그들의 인력과 장비를 공항에서 철수하여 공항 운영권을 국영 항공사인 이란 항공에 이양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이맘 호세이니 공항은 결국 5월 8일에 정식으로 개항했으나, 불과 몇 시간도 안되어 이란 공군의 혁명 수비대가 "이미 개항된 공항을 외국인이 운영하고 있어 안전 상의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공항을 점령하고 폐쇄시키는 사태가 벌어지고야 말았습니다. 이런 우려가 그들에겐 심각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 TAV 컨소시움의 주체인 터키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웃 국가이자 미 침공 후 혼란기를 겪고 있는 이라크와 외교적인 문제로 얽혀 있는 상황이었으니까요... 미국에 우호적인 터키, 미국에 의해 난도질 당한 이라크, 미국과 대치 중인 이란... 이 서로 맞물려 있거든요... 

 

결국 개항 첫 날엔 두바이에서 온 첫번째 에미레이츠 항공 비행기만 착륙을 허가받았습니다... 뒤이어 두바이에서 온 이란 항공의 비행기는 메흐라바드 국제 공항이 착륙을 허가하지 않아 결국 이스파한 국제 공항에 착륙하게 됩니다... 다른 비행기들은 결국 메흐라바드 국제 공항에 착륙할 수 있었구요...

 

기껏 공항을 만들고 관리 권한을 넘겨주고 물러나려 했더니 (자신들이 생각하기엔) 말도안되는 오해로 공항을 점령하고 폐쇄해 버린 이란 혁명 수비대의 만행에 발끈한 터키 정부는 Ugur Ziyal 외무부 차관을 이란에 급파하여 3일 뒤인 5월 11일 외무부 장관 Kamal Kharrzi과의 회담을 통해 터키 정부의 불쾌함을 전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결국 공항 운영이 안정화 되는 2주간의 인수과정이 지난 후 TAV 인력을 완전 철수시키는 조건으로 이틀 뒤인 5월 13일 "외국 회사가 공항 운영에 관여하지 않게 되어 안전 상의 위협이 제거되었다."는 이유로 혁명 수비대는 폐쇄했던 공항을 다시 열고 비행기들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개항 후 3년 반 정도가 지난 2007년 10월 26일 이맘 호세이니 공항은 이틀 뒤인 10월 28일 0시부터 다마스커스, 젯다, 메디나를 제외한 다른 곳에서 테헤란에 들어오고 나가는 모든 국제선 비행기들은 이맘 호세이니 공항에서 이착륙하게 될 것임을 선언하면서 이맘 호세이니 공항은 완전한 국제선 전용 공항이라는 모양새를 갖추기에 이르렀습니다...

 

기존의 메흐라바드 국제 공항에 취항했던 국제선 비행기들은 걸프지역 노선들부터 시작하여 단계적으로 이맘 호세이니 공항에 취항하였으며, 국내선 노선과 성지 순례 (핫지와 우므라)를 위해 사우디로 오가는 비행기를 제외한 모든 국제선 노선이 이맘 호세이니 공항을 이용합니다.

 

 

4. 개항 후 사건-사고들

개항하기까지 파란만장했던 이맘 호세이니 공항은 요근래들어 충돌, 비행기 화재, 승객 폭동 등의 몇 차례 사건, 사고를 겪는 등 험난하고 다사다난한 운영을 해오고 있습니다.

 

1) 2007년 12월 15일: 이착륙 중이던 비행기들 간의 충돌 사고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하여 테헤란으로 오던 KLM 433 비행기와 푸랑크푸르트로 가던 루프트한자 601 비행기와 충돌

   착륙해서 승객 선착장으로 가던 433 비행기가 이륙하기 위해 활주로로 가고 있던 601 비행기의 날개를 들이박음.

   =>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이 일을 계기로 루프트한자 601 노선은 폐지.

2) 2008년 1월 4일: 비행기 엔진에 화재 발생

   이란항공 B747-100B 비행기가 이맘 호세이니 공항에 착륙하던 중 엔진 3개에 불이 붙어버림

   => 불행 중 다행으로 테헤란 일대를 강타한 최악의 강풍과 폭설이 화재를 진압했으나, 덕분에 이틀 후에나 수리에 들어갈 수 있었음.

3) 2008년 1월 4일: 승객들에 인한 무력 난동 사태 발생

    원인: 테헤란 일대를 강타한, 지난 50년간 볼 수 없었던 강풍을 동반한 폭설로 인해 1주일 간 모든 노선이 결항하는 사태 속에서 공항 내 필수 시설의 부족 및 최신 상황 전달에 소홀했던 공항 관리 주체인 이란 항공의 무능력한 대처가 분노한 승객들을 자극하며 승객-공항/항공사 직원간의 유혈 폭동을 유발함.

   결과: 승객들에 의한 폭동은 이란 경찰에 의해 평화적으로 해결되었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 1월 13일 이란 항공은 공식적으로 공항 운영자에서 물러났으며, 현재는 이란 공군에 의해 임시 운영되고 있음.

 

 

5. 이맘 호세이니 공항의 이모저모

아래의 사진들은 최악의 악천후로 승객들의 폭동이 일어나기 약 2주전 출장에서 귀국하기 위해 두바이 행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찍었던 사진들입니다...

 

(상황판을 봐도 알 수 있듯이 많은 비행기가 다니진 않는다.)

 

 

(터미날 중심에 위치한 카페테리아에서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오른쪽 아래에 노트북과 사람의 손이 보이는 이유는???)

 

 

(속도는 허접하지만, 무료 무선 인터넷 서비스가 제공된다는 거...)

 

 

 

(자신이 이용할 비행기를 찾아 출국장으로 오가는 사람들... 공항은 대체로 한산한 편이다..)

 

 

(이란에서 톡톡한 재미를 보고 있다는 LG전자의 큼지막한 광고가 사람들이 잘 보이는 곳에 있다...)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서는...)

 

 

 

(지그재그 경사진 통로를 이용해야 한다...)

 

 

 

(40~50km 정도 떨어진 곳에서도 볼 수 있는 토찰산의 위용... 토찰산에 대해서는 이전 글들을 참고할 것...^^)

 

 

(중급 이상의 비행기는 공항 내에서 이어진 탑승구가 있으나, 프로펠러기 같은 소형기는 차를 타고 이동해서 활주로 앞에서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