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에서 신상품인 아이폰 3GS를 공개한 날, 작년 12월 공식 발표 이후 올 한해 노키아 진영의 최고 기대작으로 평가받는 N97의 판매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달 초 N97을 이 달에 전세계 75개국에서 출시하겠다고 발표한지 일주일 만의 일입니다. 그리고 며칠 만에 제가 살고 있는 이곳 카미스에도 물건이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구요.
월초부터 이곳 현지 언론들은 N97의 아랍어 어플리케이션 제작을 위해 현지 업체와 함께 일하고 있다며 사우디와 UAE가 N97가 75개국 중에서도 먼저 풀릴 나라들 중의 하나라는 노키아 담당자들의 인터뷰 기사를 실어왔었습니다.
중동도 큰 시장인 노키아에 있어서 이 두 나라는 중요한 시장입니다. UAE는 여러나라의 사람들이 모여있어 내수시장보다는 적은 노력으로 많은 시장에 홍보와 유통시키기 편하다는 점에서, 사우디는 담당자들도 맡기를 싫어한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GSM을 사용하는 유럽이나 다른 중동국가에서 선전하고 있는 삼성이 제대로 진입하지 못한 시장이기도 하거든요. 그야말로 노키아가 막강한 파워 브랜드를 발휘하는 곳이구요.
삼성에게 중동시장은 별개의 지역 시장이 아닌 유럽의 하위 시장으로 보는 경향이 있어 지역 특화폰에 대한 우선권에서 밀려왔다고 봅니다. 10여년 전 처음 들어왔을 때 아랍어 문자기능이 없는 모델을 처음 들여왔던 게 그 시작이었다고 봅니다. 얼마전 국내에서 출시되었던 엑스페리아 X1의 중복 자판 문제로 얘기가 나왔던 것처럼 아무리 좋은 아이폰이라도 한국어 기능이 제대로 지원되지 않으면 시장확대에 한계가 있겠죠.
지금은 개선되었지만 제품 가격대가 중고가 제품으로 한정되어 있기도 했었구요. 특히 걸프지역은 저임금의 외국인 노동자, 경제력 없는 사우디인들이 중심 소비자인 초저가 시장과 가격에 신경쓰지 않는 소비자들이 중심이 된 초고가 시장, 그리고 이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작은 중고가 시장으로 이뤄져있으니까요. 초저가 시장과 초고가 시장 제품이 약했던 것도 한 원인이었으리라 봅니다.
상대적으로 노키아는 이런 면에서 강합니다. 어차피 이들 지역에서 사용하고 있는 GSM 시장에 있으니까요.
많은 사우디인들에게 여전히 최고라는 소리를 듣는 아랍어 자판 입력이라던가... (있어도 못쓰는 사람이 더 많겠습니다만...), 초저가 폰에서 초고가 폰을 아우르는 다양한 제품 라인업, 현지 소비자들의 감성을 적절히 자극하는 제품 디자인 등이 노키아가 사우디 시장에서만큼은 절대강자의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요인들이 아닐까 싶네요.
지금은 특정 모델을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의 생산공장이 중국이나 한국으로 이전하여 많이 약해졌지만, Made in Finland가 적힌 노키아 모델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더군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첫 출시되었을 때는 핀란드에서 만들었다가 시간이 지나면 중국이나 한국에서 생산된 모델이 풀리기도 했었고, 1/3~1/4 수준의 가격대로 책정된 중국제 짝퉁도 풀려서 좋은 거 사려면 비싸더라도 출시되지 않은 모델을 구하는 게 좋다는 인식이 박혀있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사우디엔 STC (사우디텔레콤), Mobily, Zein 등의 이통 사업자가 있지만, GSM 폰의 특성상 사업자로부터 SIMCARD만 구하면 어떤 브랜드의 어떤 폰이라도 바로 구해서 쓸 수 있기 때문에 한국처럼 통신 사업자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기변, 보상이나 노예약정, 할부 판매가 없이 일시불로 핸드폰을 구해야 합니다!
아무튼 언론에서 떠들었던 대로 6월 중순에 사우디의 지방 소도시인 이 곳 카미스에도 N97이 일부 풀렸습니다. 사우디 시장은 다른 시장보다 신제품이 빨리 풀리는 대신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에 물건이 풀립니다만, 아직은 그야말로 신제품인데다 물건이 조금 풀린 탓에 가게마다 프리미엄을 얹거나 악세사리 강매 조건을 붙여서 팔더군요.
다른 시장에서 책정된 가격은 $699입니다만, 제가 사는 동네에서는 물건이 몇 개 풀린 날 SR3,100 (SR1=약 335원)에 단품만 파는 매장이 있고, SR3,660에 SR150짜리 차량용 블루투스 스피커를 패키지로 끼워 SR3,810에 파는 매장이 있더군요. SR3,100에 파는 매장도 일주일 전 한 개만 들어왔을 때는 SR3,850에 팔았다고 하니 정가개념이 없는 동네의 프리미엄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 날 들어온 3개 중 마지막 물건을 손에 들고 왔습니다.
(박스는 심플합니다.)
(모델명과 내장 메모리 32GB, Carl Zeiss 로고가 붙어 있습니다.)
(커버를 열어도 심플합니다.)
(충전기, 리모트 컨트롤이 내장된 이어셋, USB 데이터 케이블, 터치펜, 설명서, OVI Suite DVD등의 악세사리가 동봉되지만, 눈에 띄는 악세서리는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차량용 충전기와 오른쪽 구석에 있는 구형 노키아 충전기를 N97 충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젠더입니다. 일반 충전기 외에 차량용 충전기까지 함께 기본으로 들어있는 핸드폰은 처음 보는데,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고 자가운전이 중심인 사우디의 특성을 반영하여 추가된 특화 악세사리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다른 지역에 출시된 N97의 구성물엔 포함되어 있지 않더군요.)
박스에서 꺼낸 물건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스마트폰 디자인은 대체로 비슷해 보이긴 합니다.
반사된 액정화면에서 뭔가 다른 것을 느끼지 못하셨나요?
무슨 처리가 되어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액정에 특수한 처리가 되어 있어서 강렬한 직사광선 아래서는 화면을 보기 힘든 대부분의 모델과 달리 액정 화면을 보고 핸드폰을 사용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글보다는 사진으로 보여드리는 것이 훨씬 낳으리라 생각해서 아래와 같이 사진을 넣어봤습니다. N97을 영입하기 위해 팔아버린 E66 모델에도 같은 처리가 되어 있거든요.
(일부러 이런 셀카를 찍어봤었습니다.)
이쯤해서 N97의 주요 스펙을 간단히 살펴보죠.
- 네트워크 : WCDMA 900/1900/2100 (HSDPA), EGSM 850/900/1800/1900 MHz
- 운영체제: 심비안 S60 5th Edition
- 크기 : 117.2 x 55.3 x 15.9 mm (L x W x H) *18.25 mm (카메라 돌출부)
- 무게 : Approx. 150 g
- 디스플레이 : 3.5 인치 TFT , 최대16 million colors (640×360 pixels)
- 배터리 : Nokia Battery BP-4L, 1500 mAh
- 32 GB on-board memory
- microSD memory card slot (최대 16GB)
- Video playback: MPEG-4 / SP and MPEG-4 AVC/H.264, up to 30 fps, up to VGA resolution
- Real Video up to QCIF @ 30 fps
- Windows Media (WMV9) up to CIF @ 30 fps
- Flash Lite 3.0 / Flash Video in internet browser
- Music playback: MP3, AAC, eAAC, eAAC+, WMA
- 일부 국가에선 FM Transmitter 사용가능
- 카메라 : 5 M Auto Focusing Carl Zeiss Optics (2584 x 1938 max)
- Video capture: MPEG-4 VGA (640 x 480) at up to 30 fps
- Flash: Dual LED camera flash and video light
- 통화시간 : 최대 320분 (3G), 400분 (GSM)
- 대기시간 : 최대 400시간 (3G), 430시간 (GSM)
- 동영상 재생시간 : 최대 4,5 시간 (offline mode)
- 음악 재생시간 : 최대 37 시간 (offline mode)
- WLAN IEEE 802.11b/g with UPnP support
- Micro-USB connector (USB 2.0 compatible)
- 3.5파이 스테레오 이어폰잭
- TV-out support (PAL/NTSC)
- Bluetooth wireless technology 2.0 with A2DP stereo audio, enhanced data rates (EDR)
- GPS receiver with support for assisted GPS (A-GPS) and Digital Compass
옆면을 살펴봅니다.
핸드폰을 쥐었을 때 왼쪽 옆면에는 가운데의 키보호 스위치와 왼쪽에 USB 포트가 있습니다.
이 스위치를 움직여 주어야 액정에 화면이 나오면서 터치 스크린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USB포트는 데이터 전송뿐 아니라, 충전용으로 사용합니다. 충전기의 단자도 USB 포트거든요. 그 뿐 아니라 PC에 데이터를 주고 받으면서 동시에 충전도 가능합니다.
뒷면입니다.
뒷면에는 카메라 렌즈와 플래시가 있습니다. 밑에 사진에서 볼 수 있겠지만 Carl Zeiss가 쓰여진 커버를 내리면 렌즈와 플래시가 있지요.
이번에는 오른쪽 옆면입니다.
오른쪽 옆면에는 카메라 키와 스크롤 키가 있으며, 키보드를 들어올리면 간단한 주요 스펙을 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는 뒷면 커버를 열어보겠습니다.
배터리와 카메라, 그리고 카메라 밑에 Micro SDHC memory 슬롯이 있습니다. (아직 구입을 하진 않았습니다.)
건전지를 떼어내면 아래와 같은 모습이 됩니다.
MADY BY NOKIA
Manufactured in China
라는 문구가 눈에 띕니다. 보통은 Made in ~~~~~ 만 적혀 있거든요.
세로로 SIM이라는 문구가 보이시죠?
수납식의 SIMCARD Slot이 있습니다. 서랍 열듯이 트레이를 빼내고 아래 사진처럼 Simcard를 얹은 후 다시 닫으면 됩니다.
특별한 의미없이 배터리까지 함께 찍어 보았습니다.
대충 외관을 살펴보았으니 전원을 켜 봅니다.
기본 메뉴화면입니다. 당연히 편집 가능한 컨텐츠들입니다. 브랜드명과 모델명이 세로로 되어있는게 눈에 띕니다.
자신들이 모바일 컴퓨터로 얘기하고 있듯이 돌려서 주로 쓰라는 의미기도 하겠죠.
이러한 컨텐츠들이 보기 싫으면 깨끗하게 숨길 수도 있습니다.
시간과 요일 표시, 현재 프로파일 (일반, 진동, 회의, 야외, 삐삐, 오프라인 등의 핸드폰 설정상태)은 그대로 보여집니다만...
(소시의 수영사진을 월페이퍼로 삼은 건 별도의 수정 없이도 얼굴이 고정 컨텐츠에 가려지지 않기 때문에...^^)
세로로 눕혀봅니다. 모델명과 브랜드명이 제대로 보이네요.
인터넷 브라우징시 상하 스크롤은 터치보다는 키보드로 하는 것이 낫습니다. 스크롤바가 너무 얇아서 터치방식으론 잘 안되는 듯 싶기도 하고 번거롭더군요.
세로로 눕히면 16:9의 화면비 (640*360)로 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처음 접해보는 스마트폰인지라 이것저것 만져보면서 기능을 익히는 중입니다.
통신환경의 한계로 인터넷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게 아쉽긴합니다만... 특히 인터넷 TV나 동영상.
며칠 만저본 느낌으로는 생각처럼 어렵지는 않더군요. 가끔 헷갈릴 때가 있긴 하지만...
무선 인터넷 환경이 제대로 갖춰진 환경이라면 좀더 제대로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쨋든 48GB 저장공간을 가진 작은 컴퓨터기도 하니까요...
그러나... OVI STORE의 유료 컨텐츠는 조금 싸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컨텐츠를 다운받으면서 보니 유료 컨텐츠는 최소 1유로더군요.
'여러가지 정보 > 관심사&지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송] 2010년 2월 아랍권 한국어 채널은 장혁 스페셜! (0) | 2010.02.05 |
---|---|
[핸드폰] 소니 에릭슨 XPERIA PURENESS (0) | 2010.01.27 |
[핸드폰] NOKIA E72 개봉기 (0) | 2009.12.26 |
[방송] 아랍의 대표적인 유료 스포츠 채널들 (0) | 2009.08.27 |
[핸드폰] 노키아 플래그쉽폰 N97 사용 동영상 (0) | 2009.07.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