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산섬 여행을 마치고 카미스로 돌아오는 길에 수다 케이블카를 타보기로 했습니다. 원래는 파라산섬을 가기 전에 타보려고 했었지만, 운행시간하고 맞지 않아 타보질 못했었거든요.
(지잔에서 수다로 올라왔던 산길. 이 블로그를 통해 예전에 소개한 바 있다.)
이번엔 운행시간에 맞춰 도착했는지 이미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었습니다. 주차장에 마땅한 자리가 없더군요.
평균 고도 2~3천미터의 고산지대로 한여름에도 에어컨이 크게 필요하지 않은 서늘한 날씨 때문에 대표적인 사우디의 관광지 중 하나로 꼽히는 아시르 지역에는 총 3개의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사우디에 사는 사람들에겐 지각변동으로 인해 산과 바다가 바뀐 곳이라 하여 천지개벽이란 이름으로 알려진 하발라야에 사우디 최초의 케이블카가 설치되었고, 수다에는 가장 긴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유원지에 자연 경치 관람을 컨셉으로 잡은 두 케이블카 외에 아브하에는 시내 풍경 관람을 컨셉으로 잡은 아브하 케이블카가 운행되고 있지요.
이 케이블카의 운행 기본 정보를 볼까요???
잘 안보이죠? 그래서 좀더 클로즈업 시켜보았습니다.
최대 초속 5m로 3,061m를 10분간 운행하는 이 케이블카의 왕복 요금은 60리얄입니다. 예전에는 50리얄 이하였다는데 많이 올랐습니다. 공짜인 아브하 시내의 그린 마운도 성수기엔 입장료로 30리얄을 받을 정도니 나름 체험 물가가 많이 오른다는 얘기겠지요.
수다 케이블카는 동절기엔 운행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절기와 달리 동절기엔 너무나도 짙은 구름이나 안개에 의해 시야제 많은 제약을 받거든요. 찍어본 사진으론 잘 실감이 안 나시겠지만요.
(구름이 시야를 가리기도 하고)
(구름인지 안개인지 모를 것들도 시야를 가리고...)
아무튼 다행스럽게도 오랜만에 타보게 되었습니다. 한 9년만에 타보는 것 같네요. 9년 전에 탔을 때는 아래 휴게소에서 잠깐 쉬고 올라왔었는데, 이번엔 그냥 내려갔다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내려가다 보니 산중턱에 풀뜯어먹고 있는 양, 염소떼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아시르 지역은 만디 중에서도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곳으로도, 맛난 염소 구이를 멱을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한데, 이는 이 지역의 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다른 지역보다는 황량한 사막지역에 비해 훨씬 다양한 먹거리가 있을 수 밖에 없는 환경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 중에서도 수다에서 기르는 양, 염소가 최고의 육질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데, 이는 산악 지역에서 자라기 때문입니다. 먹거리를 찾아 산을 타고 다니니 운동량도 많아 아무래도 다르겠지요.
(산 중턱 곳곳에 보이는 하얀 점들이 풀뜯어먹고 있는 양, 염소들...)
내려갔다 바로 되돌아 갑니다. 60리얄의 이용료는 3국인 노동자들에겐 상당히 부담이 되는 액수이긴 하지만, 그래도 명절인 이드기간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사진에는 담지 못했지만, 6인용 케이블카에 8명까지도 타더군요....쿨럭;;;
(간만에 놀러와봤어요~)
다시 수다로 올라갑니다...
(우리의 목적지는 저기에~!)
(도착지엔 휴게소와 작은 마을이 있다.)
(여전히 풀 뜯어먹고 있는 양들)
케이블카는 사우디 제2의 이동통신사인 모바일리 광고로 도색되어 있습니다. 모바일리는 여러 나라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중동권 최대의 이통사이지만 사우디 시장만 놓고 보자면 사우디텔레콤 (STC)에 이어 2위 사업자입니다. 한국으로 치면 KT로 보시면 되겠네요. 공교롭게도 KT와 마찬가지로 아이폰을 도입한 2위 통신사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사우디 리그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선수이자, 아마도 많은 사우디인들에게 최고의 한국선수로 기억하고 있을 이영표 선수가 뛰고 있는 알 힐랄의 메인 스폰서이기도 합니다.
(파란색과 흰색이 모바일리를 상징하는 컬러이다.)
케이블카의 출발지와 도착지간의 높이차가 약 1,200미터다 보니 기온 자체도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몇 백미터를 왔다갔다 하는 것만으로도 5도 이상의 상당한 온도차가 발생하는 동네니까요. 아무래도 아랫동네 사진이 좀더 따뜻해 보이죠?
어느덧 거의 다 되돌아가고 있습니다...
이 산에는 풀 뜯어먹는 양, 염소떼들만 있는 건 아닙니다. 산 타는 원숭이들도 있지요.
(나 어디있게???)
케이블카는 어느덧 산을 다타고 하늘을 다니고 있습니다.
(아시르 지역은 다양한 형태의 구름을 볼 수 있다.)
(케이블카의 출발지. 저 뒤엔 수다 리조트가 보인다.)
모든 여행을 마치고 돌아갑니다...
급일정이 짜져 얼결에 하게 된 휴일 기간 중 2박 4일(3,5일?)의 여행은 이렇게 끝나갑니다. 생각도 못했던 곳을 다녀오게 되어 좋기도 했지만, 이동거리도 긴 데다 아무런 준비없이 밤부터 시작한 여행이라 연휴의 마지막 날은 그냥 푹 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러지 않았음 이 포스팅을 그때 올렸겠지요...^^) 앞으로 40일 뒤에 올해의 라마단이 시작되겠네요... 벌써 다녀온지 1년 다 되어갑니다... 시간 참 빨리 흘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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