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북아/이집트

[속보]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 퇴임 거부하는 담화문 발표

둘뱅 2011. 2. 11. 04:46

 

 

 

31년간의 독재 후 지난 17일간 하야를 요구하는 이집트 국민들의 계속되는 시위와 국제사회의 압력에도 굳건히 자리를 지켜온 무바라크 대통령이 한국시간 새벽 5시에 담화문을 발표한다고 합니다. 지난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60여년간 공직생활을 하였으니 자리를 떠나고 싶지만, 하야 후 이집트에 찾아올 혼란이 두렵다. 남들이 뭐라거나 신경쓰지 않지만, 이집트는 신경쓰고 있으며 이집트 땅에 묻힐 것이다."라며 자리를 지킬 것임을 밝힌 이후에도 정세가 자신에게 유리하게 돌아오지 않자 모종의 결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까지 무바라크 내각의 대부분 인사들도 그의 의중을 모르고 있는 상태라고 하며, 카이로의 심장 타흐리르 광장은 무바라크의 마지막 밤이길 바라는 많은 시민들이 몰려들면서 광장을 가득 메워 그의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다른 도시들도 마찬가지구요.

 

무바라크 대통령의 대변인은 무바라크가 여전히 권력을 가지고 있음을 밝히고 있으며,

무슬림 형제단은 그가 물러나겠다고 하지 않는다면, 정말 멍청한 짓이다라는 반응을.

오바마 대통령은 변화를 바라는 이집트 국민들의 요구에 따라 오늘밤 이집트의 역사가 바뀌는 순간을 목격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 그의 집무실에서 각료들과 함께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번 담화문이 그의 하야를 선언하게 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이집트 군대가 발표 후의 치안유지를 위해 파견된 상태라고 합니다. 군부는 치안을 담당하고 국민들의 권리 표출을 막지 않겠다는 일관된 자세를 유지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슬림 형제단 등은 군부가 이러한 입장에서 벗어나 쿠데타를 일으킬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곧 있을 그의 담화문 발표는 대통령궁에서 있을 예정이며, 국영TV가 생중계 할 예정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의 하야선언이 될 것이라는 기대 하에 축제 분위기에 있다고 합니다만, 국민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인지, 아니면 독야청청하겠다는 것인지... 과연 어떤 내용일지 궁금해지네요...

 

타흐리르 광장에는 카이로 시민들의 함성으로 시끌벅적합니다. 예상된 시간을 지난 가운데 당초 생방송으로 중계하겠다는 국영TV와의 발표와 달리 녹화방송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들도 나오고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담화문 발표는 예정된 시간을 넘기도록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일단은 생방송으로 진행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예정된 시간보다 30분이 지난 현재 5분뒤에 담화문을 발표하겠다는 안내방송이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할 것으로 예상되는 담화문 발표는 계속 미뤄지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그의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알 아라비야 TV는 그의 권력을 부통령에게 위임하고 비상계엄을 해제할 것이다라는 내용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약 17분간에 걸쳐 계속된 그의 담화는 이번 시위로 사망한 사망자들의 가족들에게 사죄하고 문제가 될 수 있는 헌법의 6개 조항을 수정하며 치안 상황이 허락한다면 비상계엄령을 해제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당근책을 제시했지만, 결국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기대, 혹은 예상과 달리 9월 차기 총선까지 남은 재임기간 중 자리를 유지하면서 그의 권력을 오마르 술레이만에게 이양하겠다며, 하야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하야요구에 가세하고 있는 외부 세력의 개입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고, 이러한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처벌을 누그러뜨리지 않을 것이며 이 위기를 헤쳐나갈 확실한 비전이 있다며 강경한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비전이 없다는 건 지난 31년을 통해 충분히 보여줬다는 게 문제죠...

 

이에 타흐리르 광장에 모여 그의 하야 소식을 기대했던 카이로 시민들은 그의 담화문 발표를 보여주는 스크린에 비춰진 그의 모습에 신발을 던지며 분노를 표출하며 퇴진을 외치고 있습니다. 하야 거부는 멍청한 짓이 될 것이라고 했던 무슬림 형제단은 미쳤다는 얘기까지 하고 있군요.

 

이러한 와중에 그에게 권력을 이양받은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 역시 담화문을 발표하고 이집트는 여러분들의 손길이 필요하니 서구로부터의 위성방송이나 정권에 반대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이지 말고 상식적으로 생각하여 집으로 귀가해서 일상에 복귀하라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만, 자신들의 요구를 묵살당한 많은 시민들은 아직도 귀가하지 않고 그들의 분노를 표출하고 일부는 이집트 국영 TV&라디오 방송국으로 몰려가 항의 중이라고 합니다.

 

무바라크는 17일간 계속된 국민의 목소리를 거절하면서 일부 경찰과 무바라크 지지자들을 자청하는 정치 깡패들의 폭력적인 행위를 제외하면 지금까지의 시위는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되어 온 편이지만, 평화로운 시위로는 얻을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지금 당장 금요일인 내일부터 어떻게 상황이 변하게 될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의 예상은 현 상황이 더욱 점입가경으로 빠져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만...

 

이번 시위에 앞장섰던 무함마드 엘 바라데이 전 IAEA 사무총장은 이번 담화문 발표를 보고 "이집트는 폭발할 것이며 군부에 의해 구원받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일관된 입장을 지키고 있는 그 군부의 선택이 어떻게 될지도 초미의 관심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