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북아/이집트

[개요] 화려한 과거와 초라한 현실이 교차하는 매력적인 나라

둘뱅 2006. 1. 28. 10:02

 

 

          여행기간: 98년 10월

          촬영기종: 올림푸스 수동 필름 카메라로 촬영 후 스캔

  

   이집트는 지금껏 제가 여행해 본 몇 개 안되는 나라들 중 가장 긴 시간동안 머물렀던 곳입니다... 동쪽 끝의 시나이 반도에서 서쪽 끝의 시와 오아시스까지, 육로가 막혀 있어서 가지 못하고 잠깐 머물렀던 남쪽의 아스완까지.. 시와에서 머물면서 그곳의 편안함에 빠진 나머지 일정이 뒤죽박죽되어 계획한 대로 다니진 못했지만, 나름대로는 가장 기억에 남는 곳입니다... 사과 하나 먹고 시나이 산에서 방한준비를 못해 추위를 못 이겨 날밤을 꼬박 샜던 첫날부터 입국 비자를 잘못 끊어 누웨이바로 헛걸음쳐야만 했던 유달리 힘들었던 여행의 시작이었죠... 워낙에 일본어 여행가이드북을 들고 다니다보니, 2주 반 정도 있으면서 사용한 아랍어보다 일본어가 더 많았던... 이상한 여행이기도 했구요... 매일 일본애들이 잘 묵는 숙소를 찾아가다 보니 일본애들 만나기가 쉽기도 했고.. 시와에서 봤던 넘을 저 멀리 후루가다의 버스정류장서 우연찮게 다시 만나질 않나... 이스라엘로 넘어가면서 일본애들 안 보겠다 싶었더니, 예루살렘까지 넘어가는 버스 안에서 만난 기독교인 아줌마에게서 일본의 기독교에 대한 얘길 한시간 반이나 들어줘야 했던 일까지... 무슨... 사막의 일본을 다니는 기분이었답니다...

 

   2주 반의 여행에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시간제약 때문에 본격적인 사막투어를 해보지 못했던 것입니다... 시와를 기점으로 서부에 점재해 있는 4곳의 오아시스를 방문해보고 싶었는데, 잘 안 되더군여... 다른 관광객들하고도 일정이 안맞아서 포기해야만 했던게 가장 아쉬웠답니다... 화려한 유적도 유적이지만, 오와시스 사람들과 함께 자연에 젖어드는 기분은 잊기 싫을 정도로 좋았거든요...(이집트와 상관없이 아쉬웠던 점은 이라크에 들어갈 수도 있을 기회를 놓칠 수 밖에 없었던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집트는 정말 매력적인 곳이랍니다... 화려한 과거의 유적과 초라한 현실의 생활이 뒤섞여 버린 특별한 환경... 땅덩이는 넓지만 실제로는 나일강 유역에 대부분의 인구가 밀집되어 있는 특이한 구조 등... 다른 아랍국가와는 다른 특이한 매력 속에 빠져들 수 있을 정도니까요... 규모면으로도 중동의 여타 유적들과 비교할 수 없는 스케일과 화려함이 돋보이는 유적들 뒷편으로는 시궁창 같은 더러운 환경 속에서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거든요... 얼마 안되는 돈을 삥치려는 인간들까지... 열받게 하는 부분도 있지만, 그런데서 느껴볼 수 있는 여행의 매력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