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복지자금 지출을 예고한 지난 18일 압둘라 국왕의 공식 TV연설 이후 국왕폐하 만만세를 외치며 축하하는 많은 사우디인들이 거리에 나왔지만, 이 발표를 들으면서 억장이 무너지는 사우디인들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바로 공무원들이 아닌 민간기업에서 근무하는 사우디인들로 그들의 급여가 공무원들의 급여와 달리 금요일의 칙령으로 인상되지 않은데 깊은 실망감을 표출했습니다.
이번 칙령발표를 통해 실업급여까지 챙겨준다는 마당에 정작 민간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에 대한 언급은 없었기에 심리적 박탈감이 더욱 크게 느껴졌을테니까요. 따라서 일부는 압둘라 국왕이 군인들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들의 최저 기본급을 3천리얄로 조정하고 두 달치 급여를 한 번에 주겠다고 발표한 이 날을 블랙 프라이데이라 칭했다고 합니다.
SABIC, SAMBA 그룹, 알 라즈히 은행, 사우디 투자은행, SCECO, 사우디 아람코, 사우디야, 사우디 텔레콤, 킹덤 홀딩 컴패니, Saudi Real Estate Co,와 Saudi Arabian Mining Co.를 포함한 일부 민간 대기업들은 직원들에게 공무원들과 마찬가지로 두 달 급여 상당의 보너스를 지급했다고 합니다. 킹덤 홀딩 컴패니의 알 왈리드 빈 탈랄 왕자는 “압둘라 국왕의 대국민 연설과 칙령에 따라 난 킹덤 홀딩 컴패니, 알 왈리드 재단 및 개인 사무실 직원들에게 두 달치 보너스를 즉시 지급하기로 했다. 또한 난 사우디 민간기업들에게 압둘라 국왕의 칙령을 지원하기 위해 이에 따를 것을 요구한다.”라고 말했다는 군요.
아랍뉴스에 소개된 사우디인들의 반응을 보면 민간기업에 근무하는 사우디인들의 심리적 박탈감과 피해의식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을 것 같아 정리해 보았습니다. 사우디 신문들이 대체로 친정부 성향의 언론임을 감안해도 이 정도 기사가 살리는 것을 보면 그 반발감의 깊이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민간기업에서 근무하는 유습 알 라하위는 “난 국왕의 칙령에서 나와 같은 민간기업 종사자가 제외된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 쇼크를 받았고, 토요일에 근무하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았다. 나의 이러한 실망감에 덧붙여 우리 같은 민간기업 종사자들은 공무원들의 급여인상으로 인한 물가상승으로 인해 더 고통받게 될 것음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삶의 질 향상을 위한다며 수당을 15% 올려 공무원들의 실질 급여가 15% 인상되었을 때 물가가 확 인상된 적이 있었다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2. 역시 민간기업에서 근무하는 압둘라 알 무타이리는 이미 급여가 낮아진 민간기업 근로자들을 제외시킨 것은 그들의 고통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민간기업 종사자들 역시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그들과 같은 사우디 시민이다. 사실 공무원들의 급여가 인상되었을 때, 민간기업 종사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우리는 지난번 공무원들의 급여를 15% 인상시켰을 때 이에 따라 기초 생필품과 임대비가 급격이 상승했던 것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또한 민간기업에서 근무하는 사우디인들의 최저임금이 조정되야 할 필요성을 역설했다.
3. 무트라끄 알 감디는 공무원들이 거리에서 자축하는 동안 민간기업 근로자들에게는 블랙 프라이데이였다고 말한다. “난 다른 누구와도 통화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핸드폰을 꺼버렸다 내 부인과 아이들은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알 감디는 국왕의 대국민 포용안로부터의 이익을 민간기업 종사자들에겐 허용하지 않게 만든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얘기했다.
4. 정부에서 일하고 있는 파흐드 알 오타이비는 민간기업 종사자들에 대한 차별을 만든 당사자로 노동부를 비난했다. “난 국왕의 관대한 정책에 혜택을 받는 동안 민간기업에 있는 내 동생은 매우 슬퍼하고 있다. 난 내 동생에게 전화만 할 수 있을 뿐이었다”고 말했다.
5. 한편 낫세르 알 부깔리는 민간기업의 모든 사우디인들은 사직하고 공공기관에서의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내 생애 가장 큰 실수는 사우디 근로자들에겐 무덤이나 다를 바 없는 민간기업에서의 구인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공무원들이 정기적으로 매년 급여가 올라가는 동안 우리는 우리의 보스 앞에서 아첨을 하고 칭찬받을 준비가 되어있을 때만 조금 올라갈 뿐이었다.”고 오사마 알 마스투리는 말했다.
6. 사우디 국적의 자비르 압둘라는 민간기업은 실업 청년층에게 매력적인 직장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들은 미취업 상태로 남기를 희망할 것이며, 민간기업에 취직하는 것보다 실업급여를 받고자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7. 민간기업의 일부 사우디 근로자들은 동등한 대우를 요구하며 “우리들도 사우디 국민이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캠패인을 시작했다. 한 달에 5천리얄의 급여를 받는 파이살 알 하르비는 페이스북에 그의 임대주가 정부의 복지 패키지 발표 이후 임대비를 2만2천리얄로 인상할 준비 중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캠패인의 다른 맴버들은 정부가 사우디 국민들이 납부하고 있는 9%의 GOSI 부담금 (급여 공제분)을 정부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8. 살림 알 하르비는 민간기업의 사우디인 근로자들의 급여는 30%는 인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높은 급여를 주지않는 민간기업들에게는 보다 높은 사우디제이션을 강제시키고 민간기업 사우디인들의 급여를 4천리얄로 올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9. 슈라 위원회의 위원인 하마드 알 까디는 민간부분에도 공공기관과 마찬가지로 근로자들에게 두 달 급여를 보너스로 줄 것을 요구했다. “정부는 인프라의 공급과 세금 면제 혜택들을 통해 민간기업들이 이러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다 더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최소한 두 달치 급여를 사우디 근로자에게 보너스로 주는 것은 은행을 포함한 민간기업의 의무라고 덧붙였다.
민간 기업에 대한 고려없이 일방적으로 급여인상 및 복지정책을 내놓는 사우디 정부의 무리함이 이런 불만들을 낳게 만들고 있습니다. 사실 사우디의 청년실업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줄 수 있는 것은 공공기관이 아닌 민영기업임에도 말이죠. 자질 부족 및 근로의욕이 일반적으로 낮은 사우디인들을 민간기업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건 사우디제이션으로 강제만 할 뿐, 그에 대한 정부의 장려책이 없기 때문입니다. 공공기관에서야 할 수 밖에 없지만, 민간기업은 그런다고 될 문제만은 아니니까요.
민간기업에 동기를 부여해줘도 모자를 판에 민간기업에 취직할 바엔 차라리 놀고먹는게 더 낫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는 것도 사우디의 미래를 위해서는 그다지 좋지 않은 상황전개가 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습니다. 현재도 청년 인구의 과반수 가까이가 실업자 상태지만 아버지 세대들이 활동하고 있는 지금의 사우디보다는 아버지 세대가 은퇴하고 현재의 청년층이 중심이 될 앞으로의 사우디가 더 불안하거든요. 이래저래 민간기업들만 더 힘들어지게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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