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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변하고 있는 사우디 여성의 사회진출상!

둘뱅 2011. 4. 8. 06:26

전통적으로 유목생활에서 시작했던 사우디에서 여성의 사회 진출은 극히 미약했습니다.

여성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결과적으로는 온실 속의 화초를 만들었으니까요...

 

첫 사우디 생활을 했던 2000~2002년도의 지잔 지역이나, 2008~2010년까지 아시르 지역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병원, 아니면 여학교 정도 밖에는 볼 수 없었거든요. 지난 2000년대 초반 LG에서 본격적인 서비스를 선보인다며 여성들을 위한 전용 콜센터를 개설했다가 얼마 안되어 안 좋은 이유로 서비스를 접었을 정도니 사우디에서 여성의 사회 진출이 얼마나 힘든지 알 수 있는 예라 할 것입니다.

 

 

 

(젯다의 술탄몰에 열린 임시 매장 주위 풍경. 여성 상인들의 모습이 곳곳에 보인다.)

 

 

하지만, 이런 사우디 사회에서도 본격적이라고 하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뭐... 모든 지역이 다 그렇지는 못하고 아직까지는 사우디에서 가장 개방적인 동네인 젯다가 앞장서고 있지요.

 

2000년대 초반 불미스럽게 폐지되었던 여성 전화 상담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고, (타지역 사람들이 보면 경악할 일이지만...) 남녀가 한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는 회사가 있을 정도니 말이죠. 그래도 아직까지 대부분은 실제로 외부 사람을 접하지 않는 선에서 일하는 것이긴 합니다만... 여성의 사회활동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고, 그만큼 여성들이 실력을 보여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최근에 들은 얘기로는 킹 압둘 아지즈 대학 토목공학과의 전체 수석이 여학생이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나는군요. 네... 인문계가 아닌 공대에서 조차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의 사회진출은 제약이 있을 수 밖에 없는데, 실제로 여성 사업가들이 늘고 있지만 서류상에는 본인을 회사 주인으로 명기하지 못하고 남성을 앞세워야 한다거나, 외부손님들을 직접 대면하고 영업하는 일은 할 수 없다던가 따위의 제약이 남아있거든요. 심지어는 남녀유별을 극도로 강조하는 이 곳에서 여성 속옷매장은 남자들이 여성 손님들을 상대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질 정도니까요.

 

 

 

하지만 이런 제약도 조금씩 풀려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처음 시작 후 논란이 되긴 했지만 젯다에서는 조금씩 자리잡아 나가고 있는 대형 슈퍼체인 판다의 여성 캐셔 근무라던가, 위의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비록 상설 매장은 아니지만 여성들이 직접 물건을 파는 모습들이 보이기 시작하니 말이죠.

 

제한된 지역에서나마 조금씩 자리잡아가기 시작하고 있는 여성들의 사회진출에 물꼬를 트게될 것은 바로 여전히 금기로 남아있는 운전허용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슈라 위원회에 토의 안건으로 상정된 가운데 어떤 최종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지만, 언급조차 할 수 없었던 예전에 비하면 그 어느 때보다도 분위기는 좋은 상황이거든요.

 

물론 그 조치가 해제된다고 해서 기존에 해외에서 운전을 익힌 사람들을 제외하면 사회통념상 당장 여성운전자가 확 늘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여성에게 걸려있는 이동의 제약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본격적으로 사회에 진출하기 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