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의 왕위 계승 순서는 사우드 가문 안에서 결정됩니다. 그것은 엄격한 장자 우선의 승계 서열을 따르지만, 서열상 밑에 있는 왕자라도 여러 상황에 따라 그 순위를 뛰어넘을 수도 있습니다. 승계 위원회는 권력의 왕실 전송을 용이하게하기 위해 2006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이는 압둘라 현 국왕을 비롯한 왕세제, 그 후보군들이 고령화되면서 여러가지 변수가 나타날 수 있기에 이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죠.
사우디 아라비아의 현재 통치자는 압둘라 국왕입니다. 그의 명백한 후계자로 서열 1순위는 미국에서 2011년 10월 21일에 서거한 이복동생 술탄 왕세제입니다. 나이순으로 따지자면 압둘라 국왕보다 나이가 많은 반다르, 무사이드와 서거한 술탄 왕세제보다 나이가 많은 미샬이 승계 대상이지만, 이들은 각각 건강상의 문제, 가족의 합의, 권력에 대한 욕심이 없다는 이유로 승계 순위에서 제외된 바 있습니다.
프린스 나이프는 제2 부총리와 내무부 장관을 겸임하고 있으며, 승계 위원회가 나오기 이전에는 거의 항상 술탄의 뒤를 이를 차기 왕세제가 되기에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었지만, 지금은 승계 위원회를 통과해야 하는 변수가 남아있습니다. 압둘라 국왕과 나이프 왕세제의 고령화로 인한 유고 시를 대비하기 위해 승계 위원회를 만들어두기까지 했지만, 불분명한 소집 조건으로 인해 후임자에 대한 논쟁을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국왕 승계의 역사
사우디아라비아는 1932년 왕국이 되었습니다. 사우디를 세운 알 사우드 가문은 건국 전에도 2세기 반동안 아라비아 반도의 광대한 부분을 통치하고 있었지만 1800년대에만 두 차례 몰락한 경험이 있는데, 이는 통치자 상속문제로 생긴 불화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심지어 1890년대에는 통치 주도권을 라이벌 부족인 알 라쉬드가에게 빼앗겼을 정도로 그 불화의 영향은 컸습니다. 사우드 왕국은 1902년 압둘 아지즈 국왕이 리야드를 갑작스럽게 탈환한 일을 계기로 잃어버린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싸움을 시작했습니다.
압둘 아지즈는 아라비아 반도를 정복했고, 아라비아 반도 내 큰 부족들과의 정략결혼을 통해 동맹을 결성하였습니다. 이러한 동맹 강화는 사우드 가문 안에서 그의 발언권을 강화시키고 사우디아라비아 왕국을 세우면서 그의 정통성을 아라비아 반도 전역으로 확산시킬 수 있었습니다만, 그로 인해 정확한 규모가 파악되지 않는 수많은 부인과 자녀들을 두게 되었습니다. (22명의 부인과 37명의 아들을 두었다는 기록도 있습니다만, 이 역시 정확하진 않다고 하네요.) 그는 이 지역에서 석유를 채굴하는 일을 관장하였으며 1953년에 서거했습니다.
그의 두 장자인 사우드와 파이살은 아버지의 서거 후 정권을 잡기 위한 경쟁을 벌였습니다. 파이살이 1964년 최종적으로 왕위를 승계하였으며, 패한 사우드를 권력에서 몰아냈습니다. 파이살은 초기 왕위 계승 문제에서 자유로운 여러 왕자들로부터 사소한 도전에 직면하지만, 이들에 의한 개혁적인 움직임은 조기에 수습되었습니다. 인기있었던 파이살의 통치는 1975년 그가 암살당하면서 끝나게 됩니다. 파이살의 사후 왕위를 물려받은 칼리드는 1982년 그가 서거할 때까지 사우디를 통치합니다.
압둘 아지즈 국왕과 핫사 빈트 아흐마드 알 수다이리 왕비 사이에서 탄생한 장남 파하드는 1982년부터 그가 뇌졸증으로 쓰러진 1995년까지 통치했고 왕위는 그대로 유지했으나 압둘라 왕세제가 사실상 국가를 통치하였으며, 압둘라 왕세제는 2005년 파하드 국왕이 서거하고 나서야 국왕이 되었습니다. 파하드가 국왕이 된 1982년부터 수다이리 세븐 (핫사 알 수다이리 왕비가 나은 일곱 아들들)이 사우디 왕족에서 가장 강력한 동맹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파하드의 이복형제인 현 압둘라 국왕은 수다이리 세븐에 속하진 않습니다.)
압둘라 국왕이 현재 사우디를 통치하고 있고, 술탄 왕세제가 차기 국왕 서열 1순위였으나 2011년 10월 21일 서거했습니다. 이에 따라 2009년 제2 부총리에 임명되어 왕국 내 문제에 많은 권한과 책임을 맡고 있는 나이프 왕자가 차기 왕위 계승자가 될 것이 유력합니다만 아직 확정 발표가 나오지는 않았습니다..
왕위 계승 후보군들...
1. 아래의 두명은 압둘 아지즈 국왕의 생존해 있는 아들들 (나이 순), 이복형제인 현 압둘라 국왕을 이을 다음 왕위 후보로 간주
나이프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제2 부총리, 내무부 장관, 수다이리 세븐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리야드주 주지사, 수다이리 세븐
2. 왕의 계승 후보로 간주될 수 있는데 필수적인 지지와 경험을 가진 압둘 아지즈의 손자들:
사우드 빈 파이살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외무부 장관
칼리드 빈 파이살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메카주 주지사
투르키 빈 파이살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전 정보국장
칼리드 빈 술탄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방부 부장관
미샬 빈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나즈란주 주지사
무타입 빈 압둘라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가 방위대 사령관
사우드 빈 나이프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제실 실장 및 왕세제 특별 고문
무함마드 빈 나이프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내무부 부장관
무함마드 빈 파하드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동부지역 주지사
3. 왕의 계승 후보로 간주될 수 있는데 필수적인 지지와 경험, 지원, 혈통, 건강이나 야망이 없는 것으로 간주되나 승계 과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압둘 아지즈의 아들들
미샬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바이야 위원회 의장
무타입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전 농림부 장관
바드르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전 사우디 아라비아 국가 방위대 부사령관
압둘라흐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방부 부장관, 수다이리 세븐
삿탐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리야드 부주지사
아흐메드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내무부 부장관, 수다이리 세븐
무끄린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정보부 부국장
승계 위원회
2006년 10월 압둘라 국왕의 즉위 이후 35명으로 구성된 승계 위원회를 만들었습니다. 위원회 위원들은 압둘 아지즈 국왕의 아들들, 압둘 아지즈 사후 죽은 아들들의 장자, 압둘라 국왕과 술탄 왕세제의 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위원회는 미샬 왕자가 이끌고 있습니다. 이들 중 다섯 석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수다이리 형제들은 정부 내에서 불균형적으로 많은 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영향력이 약화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위원회의 권한
위원회의 목적은 고령의 압둘라 국왕이나 술탄 왕세제가 서거하거나 장애를 입어 국정 운영이 불가능하다 판단될 경우 왕권을 원활하게 계승하여 공백을 최소화하도록 보장하는 것에 있습니다.
이것은 파하드 국왕의 이른 칙령에 따라 압둘 아지즈 국왕의 손자들에게도 가시적인 승계 후보군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습니다. 연령을 초월하여 후보군의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사우드 가문의 지지를 받는 자
2) 정부 재직 경험
3) 부족간 제휴 및 후보자 모친의 조상
4) 종교적인 인물
5) 상인 커뮤니티로부터의 지지를 받는 자
6) 일반 사우디 시민 사이에서의 인기
승계자 투표는 비밀 투표로 치뤄지며, 승계 위원회는 압둘라 국왕과 술탄 왕세제 사후 소집됩니다. 문제는 국왕과 왕세제가 순차적으로 자리를 떠났을 경우에 열리도록 되어 있기에 압둘라 국왕보다 술탄 왕세제가 먼저 죽었을 경우에도 소집되는 것인가에 대한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승계 위원회를 열어 새로운 왕세제를 선출하거나, 국왕의 지명에 따른 찬반투표 과정을 거칠 것인지, 아니면 위원회 소집 없이 나이프 왕자가 자동적으로 왕세제가 되느냐에 대한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으며, 술탄 왕세제의 서거로 실제로 우려했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사우드 언론에 의하면 아직 확정 공고는 나지 않았지만, 일단 압둘라 국왕이 왕세제 선정을 위한 승계 위원회를 소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정황상 중책을 맡고 있는 나이프 왕자의 왕세제 지명이 유력한 상황이기는 합니다만, 변수는 바로 보수적인 나이프 왕자의 정치적 성향에 달려있습니다. 나이프 왕자는 친미적이고 온건 개혁성향의 현 압둘라 국왕과 달리 사우드 가문에서 가장 보수적인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로 그간의 행적으로 봤을 때 대미관계를 포함하여 점층적인 개방과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압둘라 국왕의 정책기조를 흔들 가능성이 충분하거든요. 대표적인 사례를 몇 가지 들자면...
"9.11을 19명의 청년이나 알 까에다, 빈 라덴이 독자적으로 일으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사건의 배후에는 분명 유대주의자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2002년 11월). 이 발언 후 미국인의 사우디 입국시 외국인 관광객이 미국에 입국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지문 날인 의무화를 제안한 바 있음
"정부 내에 선거나 여성의 참여 따위는 필요없다고 생각한다." (2009년 3월)
우리와 같은 외국인들도 이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압둘라 국왕 재위기간 동안 외국인 회사/근로자들에게 폐쇄적이었던 정책을 상당수 개방해 놓았기 때문에 이를 개악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죠.
승계 위원회가 소집되고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 사우디 정국이 요동칠 수 있기에 사우디 정국에 대한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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