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 이야기/아랍의 이모저모

[음식] 이태원 지구촌축제에서 맛본 모로코 샌드위치, 보카딜로

둘뱅 2012. 10. 15. 01:23

(갓 만들어진 보카딜로입니다~!)

 

 

이태원 지구촌축제 마지막날이라고 해서 한가한 일요일 오후 이태원을 다녀왔습니다. 차량을 통제한 이태원 거리는 그야말로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거리를 누비는 사람들과 길가 양쪽에 도열된 다양한 나라의 음식들과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부스들은 거리를 더욱 북적이게 만들었습니다.

 

평소 접하기 힘든 다양한 음식들을 접할 수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맛보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려야하는 인기 코너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코너가 모로코 샌드위치 보카딜로와 바로 옆에 있었던 태국식 국수 팟타이였습니다. 

 

(앞쪽엔 보카딜로를, 그 뒤쪽엔 팟타이를 사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

 

 

보카딜로는 현대 모코로의 대표적인 패스트 푸드이며 "보카딜로 (Bocadillo)"란 말은 원래 스페인어로 샌드위치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예전부터 있었던 전통적인 음식은 아니지만, 스페인 샌드위치인 보카딜로가 1980년대부터 소개되어 모로코 전역으로 확산되며 대중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고 합니다. 

 

보카딜로는 두툼한 바게뜨빵 안에 지역에 따라 다양한 내용물을 채워서 만드는 샌드위치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게 되었던건 내용물의 색깔과 이를 만드는 과정부터 생김새까지 축제에 등장한 샌드위치, 케밥류 중에선 비주얼이 가장 돋보였기 때문입니다. 얇은 전병, 또는 걸레빵으로 만드는 케밥, 샤와르마에 비해선 보기부터 푸짐해 보이니까요.

 

개인적으로 이 코너에 관심이 갔던 건 지난번에 구경했던 이슬람 문화축제에서 모로코 샌드위치를 만드시던 분을 또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알고보니 이태원에서 코너 간판에도 볼 수 있듯이 "마라케쉬 나이트"라는 모로코 식당에서 나오신 분이더군요. 안그래도 지난 번엔 먹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한번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보카딜로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재료: 양파, 다진 닭고기, 올리브 기름, 소금, 카레 가루, 치즈 포테이토, 날계란, 핫소스, 마요네즈+요구르트 혼합 소스 (요리에 들어간 순서대로...)

 

요리 순서:

1. 달구어진 철판 위에 양파와 다진 닭고기를 올리고 올리브 기름을 뿌린 후 함께 볶으면서, 소금과 카레 가루를 뿌려 밑간과 함께 닭고기의 비릿함을 잡는다.

 

 

2. 치즈 포테이토를 준비한다.

 

 

 

(치즈 포테이토는 따로 준비한다.)

 

 

3. 치즈 포테이토를 으깨어 볶고 있던 양파+닭고기와 함께 볶는다.

 

 

 

4. 그 위에 날계란을 깬 후 역시 골고루 섞어서 같이 볶는다.

 

(이슬람 문화축제 때는 사람들이 적어 요리사가 손으로 하나씩 깼지만, 여기선 워낙 사람들이 많아 미리 깨놓은 것들을 뿌렸다.)

 

 

5. 날계란이 익을 때까지 같이 볶으면 내용물 준비는 끝!

 

 

 

6. 잘 볶아진 내용물을 반 가른 바게뜨빵에 채워넣은 후 핫소스와 요구르트와 마요네즈를 믹스한 특제 소스를 뿌려서 주면 보카딜로 완성! 

 

 

 

사진으로봐도 어렵지 않다는 것은 아실 수 있겠지만, 만드는 과정을 동영상에 담아보았습니다. 한 번 보시죠!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보카딜로를 하나 사먹어 보았습니다. 맛있게 생겼죠???

 

 

 

두꺼운 바게뜨부터 잘 볶아진 내용물에 매콤한 핫소스까지 맛도 있었지만, 푸짐해 보이는 비쥬얼만큼이나 하나만 먹어도 든든했기에 이 보카딜로 한 개로 저녁이 해결되더군요. (옆 프랑스 치즈와 와인을 팔던 코너에서 산 따뜻한 레드와인을 한 잔 곁들이긴 했지만요...) 언제 기회가 되면 마라케쉬 나이트에도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아랍사람들을 만나도 데려갈 곳이 마땅치 않았던 예전에 비하면 그야말로 다양한 아랍 식당들이 이태원에 들어서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