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챔 진출권 획득
알 아흘리는 10/11시즌 리그에서는 6위에 불과했지만 사우디 챔피언스킹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면서 올 시즌 아챔 무대에 설 수 있었습니다. 알 아흘리는 지난 11/12시즌 2위를 차지하면서 내년도 아챔 진출권을 이미 획득한 상황입니다.
2. 조별예선 (3승 1무 2패/ C조 2위로 16강 진출)
알 아흘리의 첫 출발은 팀 사상 최초로 아챔 무대를 밟은 레퀴야를 상대로 카타르 원정경기에서 1대 0으로 패하면서 순탄치 못했습니다. 레퀴야 역사상 첫 대륙 클럽대항전에서 거둔 첫 골이자 알 아흘리에게 일격을 가한 주인공은 바로 남태희였습니다.
(조별 예선 첫 경기에서 패배를 안겨준 남태희의 선제 결승골)
레퀴야에게 예상 밖의 패배를 당한 알 아흘리였지만, 두번째 경기인 세파한과의 홈경기에서 2연패 당하기 직전 빅토르 시모에스의 동점골로 극적인 1대1 무승부를 거두면서 분위기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습니다.
(알 아흘리에게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된 세파한과의 조별 예선 2차전 홈경기 골 하이라이트)
그 기회를 살려 알 나스르와의 원정경기와 홈경기, 레퀴야와의 홈경기에서 3연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오르며 조1위 통과를 바라볼 수 있었지만, 조별예선 최종전인 세파한과의 이란 원정경기에서 2대 1로 패하면서 조 2위로 조별예선을 통과하는데 성공했습니다.
3. 16강전 (대 알 자지라전 1승)
알 아흘리는 16강전 진출팀 중 가장 험난하게 8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알 아흘리는 UAE 원정경기에서 알 자지라와 전후반 90분을 2대 2로 마친 후 연장에서 한 골씩 주고 받으며 3대 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부차기에서 2대 4로 겨우 이기며 16강을 통과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알 아흘리는 2대 1로 지던 상황에서 이마드 알리 알 호스니의 동점골로 동점을 만들며 경기를 연장까지 끌고 가더니, 연장에서도 역시 연장 후반 8분 선제골을 허용하고도 4분 뒤인 연장 12분 빅토르 시모에스의 동점골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승부차기까지 끌고가서 경기를 뒤집은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알 자지라 대 알 아흘리 8강전 골 하이라이트)
(알 자지라 대 알 아흘리 8강전- 승부차기)
4. 8강전 (대 세파한전 1승 1무)
알 아흘리는 8강에서 조별예선에서 1위팀이었던 세파한과 다시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란 원정경기로 치뤄진 1차전에서는 0대 0으로 비겼으나, 홈에서 치뤄진 2차전에서는 4대 1로 대파하며 가볍게 4강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무승부로 끝났던 1차전 원정경기에서는 후반 18분 경기장 내에서 폭발물이 터지는 사고가 있었으나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2차전 골 장면은 [ACL] 8강 결과: 젯다 더비 그리고 철퇴 축구와 근성 축구의 맞대결 성사! 참조)
(세파한과의 이란 원정경기 도중 발생한 폭발 사고)
5. 4강전 (대 알 잇티하드전 1승 1패)
알 아흘리는 4강전에서 연고지 라이벌인 알 잇티하드와 젯다 더비를 치루게 되었습니다. 내년에는 두 팀 중 알 아흘리만 아챔에 출전하지만, 지금까지의 아챔 통산 성적이나 최근 팀의 흐름 등을 보면 비슷한 가운데에도 알 잇티하드가 약간 유리해 보였으며, 실제로 알 잇티하드가 1차전을 가져가면서 결승 진출에 유리한 고지에 오르는 듯 싶었습니다.
1차전) 알 잇티하드 1:0 알 아흘리
알 잇티하드 | 알 아흘리 |
(후반 21분) 나이프 하자지 |
알 잇티하드 (4-5-1): 후반 막판 파하드 알 무왈라드의 투입과 더불어 4-4-2로 변형
1.마부룩 자이드(GK) / 5.오사마 알 하르비, 21.하마드 알 문타샤리, 29.아시리 아흐메드, 50.이브라힘 하자지 (DF) / 14.사우드 카리리, 7.모데스테 음바미, 10.디에고 수자 (후반 36분 교체/ 8.파하드 알 무왈라드-FW), 18.무함마드 누르 (MF), 13.아나스 샤르비니 / 9.나이프 하자지 (FW)
알 아흘리 (4-4-2):
22.압둘라 알 마이우프(GK) / 2.카밀 오마르 (후반 31분 교체: 10.디에고 모랄레스-MF), 3.자이로 팔로니모, 9.카밀 알 무사, 31.만수르 알 하르비 (DF) / 5.무으타즈 알 무사 (후반 43분 교체: 26.무흐신 알 이사), 47.무스타파 알 바사스, 8.타이시르 알 자심, 12.야흐야 하카미 (MF) / 7.빅토르 시모에스, 20.아마드 알 호스니 (FW)
(1차전 경기 전체 영상)
하지만, 2차전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었습니다. 2골차 이상 지지 않으면 되는 유리한 고지에 있던 알 잇티하드가 1차전 승리를 거둔 4-5-1 포메이션 대신 1차전 후반 막판에 사용했던 4-4-2를 앞세우고, 반드시 다득점 승리가 필요했던 알 아흘리는 포메이션의 변화없이 1차전 선발 중 두 명을 다른 선수로 바꾼 후 보다 스피디하고 전방위적인 압박을 가하며 공격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갔습니다.
2차전) 알 아흘리 2:0 알 잇티하드 (출전선수 명단 중 이름이 파란색으로 쓰여진 선수가 새로 선발 투입된 선수임.)
알 아흘리 | 알 잇티하드 |
(전반 43분) 무으타즈 알 무사 | |
(후반 38분) 빅토르 시모에스 |
알 아흘리 (4-4-2):
22.압둘라 알 마이우프 (GK) / 2.카밀 오마르, 3.자이로 팔로니모, 21.아길 발가스, 31.만수르 알 하르비, (DF) / 5. 무으타즈 알 무사 (후반 39분 교체: 4.왈리드 바크쉰), 47.무스타파 알 바사스, 8.타이시르 알 자심, 10.디에고 모랄레스 (후반 45분 교체: 26.무흐신 알 이사) (MF) / 7.빅토르 시모에스 (후반 45분 교체: 29.무함마드 아만), 20.아마드 알 호스니 (FW)
알 잇티하드 (4-4-2):
1.마부룩 자이드(GK) / 5.오사마 알 하르비, 21.하마드 알 문타샤리, 29.아시리 아흐메드, 50.이브라힘 하자지 (DF) / 14.사우드 카리리, 7.모데스테 음바미, 18.무함마드 누르, 13.아나스 샤르비니 (MF) / 8.파하드 알 무왈라드, 9.나이프 하자지 (FW)
(2차전 경기 전체 영상)
1차전과 달리 스피디한 공세를 펼친 카렐 야롤림 알 아흘리 감독의 노림수는 제대로 적중하여 알 아흘리는 마치 울산 현대가 알 힐랄을 농락했던 것처럼 알 잇티하드를 경기 내내 강하게 밀어붙이며 기어코 승부를 뒤집는데 성공했습니다. 지난 시즌 중반 알 잇티하드에 합류한 이후 좀처럼 패하지 않는 경기를 이끌었던 라울 카네다 감독은 초보 감독으로서의 경험 부족을 드러내며 전반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인 알 아흘리의 공세에 말려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데 실패하면서 결국 아챔 무대와 작별을 고해야만 했습니다. 좀처럼 선수 교체를 사용하지 않았던 양팀 감독들은 후반 막판 빅토르 시모에스의 결승골이 터진 이후 서로 다른 반응을 보였습니다. 카렐 야롤림 감독은 남은 시간동안 3명의 선수교체 카드를 다 써버린 반면, 라울 카네다 감독은 마땅한 대안이 없었는지 선발선수들을 그대로 풀타임 출전시키고야 말았습니다.
6. 분석 및 결승 전망
1) 경기 결과
우선, 조별 예선 1차전부터 4강 2차전까지 알 아흘리가 치룬 11경기의 경기결과를 요약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시합수 | 승 | 무 | 패 | 홈 | 원정 | 합계 | ||||
득점 | 실점 | 득점 | 실점 | 득점 | 실점 | |||||
조별예선 | 6 | 3 | 1 | 2 | 7 | 2 | 3 | 4 | 10 | 6 |
16강전 | 1 | 1 | 3 | 3 | 3 | 3 | ||||
8강전 | 2 | 1 | 1 | 4 | 1 | 0 | 0 | 4 | 1 | |
4강전 | 2 | 1 | 1 | 2 | 0 | 0 | 1 | 2 | 1 | |
합계 | 11 | 6 | 2 | 3 | 13 | 3 | 6 | 8 | 19 | 11 |
홈 | 5 | 4 | 1 | 0 | 승률 | 80% | 득실차 | +10 | ||
원정 | 6 | 2 | 1 | 3 | 33% | -2 |
이 결과 자료를 통해 드러난 알 아흘리의 경기력은 홈에서 한 경기도 지지 않을 정도로 강한 반면에 11경기에서 당한 3패가 전부 원정에서 당했을 정도로 원정에선 지나치리만큼 약했다는 사실입니다. 이상하리만큼 원정에선 약해 득점은 절반 이하로 줄고 실점은 2배 이상 늘어났을 정도로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보여왔습니다.
2) 주목해야 할 선수
투톱인 빅토르 시모에스 (7골)과 이마드 알 호스니 (4골)가 아챔에서 알 아흘리가 넣은 19골 중 58%인 11골을 합작하고 있어 견제해야 할 요주의 대상입니다. (참고로 그 외 득점선수로는 압둘라힘 지자위 (MF)(3골), 타이시르 알 자심 (MF)(2골), 카밀 알 무사 (DF), 무으타즈 알 무사 (MF), 마르셀로 카마초 (MF/지난 시즌 종료 후 알 샤밥으로 이적)(이상 1골)가 있습니다.) 특히, 빅토르 시모에스는 시몬이란 이름으로 전남에서 뛰었던 바가 있어 한국 무대가 낯설지 않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간단한 한국말은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서 알 힐랄과의 경기 중에 유병수에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할 정도라는군요....)
하지만, 그는 전남에서 뛸 때와는 전혀 다른 활약을 펼치고 있어 더욱 주의를 요합니다. 전남에서는 24경기에 출전하여 3골을 넣는데 그쳤지만, 알 아흘리로 이적한 후에는 리그 최강의 공격수 중 한 명이 되었습니다. 리그 성적만 놓고 본다면 시즌 중반에 이적해 치룬 데뷔 시즌인 09/10시즌에는 2골 밖에 넣지 못했지만, 10/11시즌에는 16골로 리그 득점 2위, 11/12 시즌에는 21골로 10/11시즌 득점왕이었던 나세르 알 샤므라니 (알 샤밥)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오른 바 있습니다. 이번 시즌에도 6경기에서 3골을 기록하였으며, 아챔에서는 결승전에 오른 양팀 공격수들 중 최다골인 7골로 전체 득점 3위를 기록하고 있어 꾸준한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2012 아챔 득점왕은 결승전 결과에 상관없이 12골을 기록한 알 자지라의 리카르도 올리베이라로 사실상 결정된 상황입니다.)
그 외에는 주장인 타이시르 알 자심을 중심으로 한 미드필더-수비진들도 강한 압박과 스피디한 경기 전개가 가능하기에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3) 경기 전망
결승전이 울산에서 열리고 아챔을 병행하며 리그에서는 고전하고 있는 것과 달리 아챔에서는 8강, 4강을 거치며 철퇴축구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울산 현대의 기세를 감안한다면, 울산 현대가 알 아흘리를 꺾고 우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알 아흘리에게는 4강전처럼 승부를 결정지었던 2차전 홈경기가 없는 단판 승부의 원정 경기라는 점 외에도 추운 날씨 등이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알 자지라와의 16강 원정 경기에서 보여준 바 있듯이 알 아흘리 역시 흐름을 타면 다득점으로 상대팀을 맹폭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팀이기에 울산 현대도 방심하지 않고 지난 8강, 4강전에서 보여줬던 것처럼 보다 강한 압박과 스피드로 경기 흐름을 지배할 수 있느냐 여부가 승패의 향방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울산 현대는 이번 시즌 아챔에서 사상 첫 우승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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