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경제] 노동부는 계약업체들에 대한 사우디인 의무고용비율을 낮춰주기로!

둘뱅 2013. 3. 31. 21:25



사우디 노동부는 계약업체들의 작업현황을 검토하고 정부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계약업체들에 한해 사우디인 의무고용비율을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하는 니따까 시스템의 부분 수정안을 다음달에 발표하기 위한 특별 위원회를 세울 예정이라고 현지 일간지인 알 리야드지가 보도했습니다. 새로 세워질 위원회는 사우디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급속한 경제발전을 관리하기 위한 중요한 분야를 조직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리야드 상공회의소와 노동부의 고위 관계자들이 가진 최근 미팅에서 아흐마드 알 후마이단 노동부 차관은 가령 청소 프로젝트를 수주한 계약업체들에 한해 사우디인 의무고용비율을 낮춰줄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니따까 시스템에서 살아남으려면 최소 10~12% 이상의 사우디인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 그것이 실질적인 고용으로 이어지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이 함정.)


이러한 노동부의 조치는 부실한 프로젝트 입찰 및 진행상황과 거리에 쌓여만 가는 쓰레기 처치로 어려움을 겪으며 노동부에 대한 불만과 비판이 쌓이고 있는 지자체들의 상황을 해결해주기 위해 고육책입니다. 청소용역업체의 경우 실질적으로 거리에서 청소하고자 하는 사우디인을 고용하기 힘든 탓에 계약업체들이 노동부가 요구하는 니따까 시스템의 사우디인 의무고용비율을 도저히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위에 소개한 표에 따라 예를 들자면 500명 규모의 용역업체가 니따까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최소 12%에 해당하는 60명의 사우디인을 고용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업체에서 필요한 사우디 인력은 관공서를 상대하거나 대민업무 진행에 필요한 몇 명에 불과하기 때문에 니따까를 충족시킬 바에 차라리 폐업을 결정하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어 거리청소 등 정부 혹은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각종 프로젝트 진행에 차질을 빚어왔습니다. 업체들의 고충을 감안하지 않은 노동부는 오히려 히즈라력 올해 초부터 사우디인 직원 대비 초과되는 고용 외국인에 대해 1년 단위로 1인당 2,400리얄씩 과징금을 물리는 정책까지 강행하며 재계와 노동계를 뒤흔든 바 있습니다.


민간계약업자인 칼리드 알 까흐따니는 노동부가 제시한 사우디 의무고용비율을 충족시키는 것이 불가능한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정부 프로젝트 입찰 참가를 보류하고 있다고 말하며 지연되고 있는 각종 프로젝트들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니따까 개정을 위한 관련 위원회를 신속하게 설치해 달라고 노동부에 요청했습니다. 또다른 민간계약업자인 무함마드 알 사아드는 노동부의 니따까 수정안 발표를 환영하며 계약업체 직원들에게 요구되는 대부분의 업무가 무더운 더위 속에서 진행하는 야외 근무이기 때문에 이를 기피하는 사우디인 고용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노동부의 수정안 발표 소식은 민간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체류허가 및 노동허가 위반자들에 대한 집중적인 단속 및 강제추방 정책 강행 소식에 뒤이어 나왔습니다. 노동부가 지난 수요일까지 1달간 주어진 유예기간 안에 사우디인을 최소 한 명도 고용하지 않아 최종적으로 레드 등급에 분류된 약 250,000개 중소업체들에 대해 니따까 시스템에 따른 페널티 (공식적인 신규 비자 발급중지와 이까마 및 워크퍼밋 연장 불허)를 본격적으로 적용하면서부터 사우디 내 노동시장은 급속도로 침체에 빠졌습니다. 노동부의 체류 연장 불가 및 위반자들에 대한 단속 강화에도 불구하고 모국으로 돌아가기 힘든 노동자들이 자연적으로 불법체류자의 길을 걷게 되면서 단속 및 강제출국 대상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제 포스팅에서도 종종 언급했던 것처럼 업종의 특성과 자국민의 근무성향을 감안하지 않고 양적인 일자리수 늘리기에 급급하여 만들어 낸 획일적인 사우디인 의무고용비율 강요는 결국 사우디인 고용 대신 폐업을 감수한 업체들의 강력한 반발과 맞물려 정부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는 상황에서 근 1년반만에 수정안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고용비율을 어떻게 조정할 지 궁금해지긴 하지만, 이 역시 논란의 여지가 많은 미봉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니따까 시스템에서 가장 취약한 업종은 계약, 용역업체들 뿐만 아니라 요식업계 등 다양하다는 것이 문제이고, 사우디에 절실하게 필요한 조치는 허울좋은 양적 일자리 수 확충이 아니라 실질적인 고용효과를 볼 수 있는 사우디인들의 질적수준 향상인데 이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으니까요. 사우디 노동부는 약 250,000개의 중소업체들이 자신들의 강경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인 고용 대신 현행법에 따른 사실상 폐업의 길을 택했는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해결책을 제시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