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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포브스에 굴욕당한 알왈리드 왕자, 금융당국에 사우디 주식시장 개방 요구!

둘뱅 2013. 4. 4. 15:31

(킹 압둘라 금융지구에 들어서게 될 사우디 증권거래소의 새 사옥인 타다울 타워의 이미지. 42층 208m의 높이로 지어지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현지 업체인 CCE와의 컨소시엄으로 건설 중으로 페이스북 페이지가 개설되어 있다.)


사우디의 억만장자인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는 금융당국에 사우디 주식시장을 외국인들에게 개방하고 개인 투자자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것을 요구했습니다. 걸프 비즈니스가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아랍인 100명 중 1위에 이름을 올렸고 시티그룹, 애플, 뉴스 코퍼레이션, 트위터 등 세계 유수의 기업에 상당량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알왈리드 왕자는 23개 채널에서 생중계로 진행된 방송 인터뷰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는 주식시장을 국제적인 기준에 맞춰 업그레이드시켜야 할 필요가 있는 반면, 이로 인해 유입되는 해외 단기 투기자금으로 부터 우량회사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95%의 개인 투자자들과 5%의 기관들에 운영되고 있는 사우디 주식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면서 시세차익만을 노리는  해외 단기 투기자금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주식을 등급별로 나누고 이에 따라 각 회사별 지분참여율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해외 투자자들을 컨트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사우디가 국영기업 SABIC (SAudi Basic Industries Corporation)과 같은 전략적인 기업들은 반드시 보호해야 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우디 주식시장이 아직 전면 개방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투자자들은 현재 소수의 ETFs (Exchange-Traded Funds 교환-거래 펀드)를 경유하여 국제투자은행이 만든 스왑 거래 (Swap Deals)를 통해서만 제한적으로 사우디 주식을 매입할 수 있습니다.


알왈리드의 이번 요구 얼마 전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부자순위에서 자신이 당한 굴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1월초 블룸버그에서는 12위에 이름을 올렸던 그였지만, 3월초 포브스가 발표한 순위에서는 블룸버그가 인정했던 자산가치의 절반을 인정받지 못한 채 26위에 이름을 올려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 포브스에 세계부자명단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고 앞으로는 포브스측 작업에는 응하지 않겠다고 나서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알 왈리드 왕자의 자산 중 포브스가 인정하지 않은 부분이 바로 그가 사우디 주식시장 타다울에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었습니다. 해외 투자자들의 참여를 제안하고 개인 투자자들에 의지하는 사우디 주식시장의 폐쇄성과 한계로 인해 사우디 주식시장 내 보유주식의 가치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간주하여 평가대상에서 제외했던 것이죠. (관련 내용은 [경제] 포브스의 세계부자순위에 발끈한 알왈리드 왕자와 논란이 된 사우디 증권거래소 타다울 참조!)


한편 사우디 주식시장 개발과 관련하여 압둘라흐만 알 투와이지리 전 자본시장당국 (CMA) 수장은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 정부는 사우디 주식시장을 해외 투자자들에게 개방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시장의 안정성에 위협이 되지 않는 선에서 점진적인 방법으로 이뤄져야만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해 금융계에 유포된 관련 제안에 따르면 사우디 전체 시장 가치의 약 20%까지 자격을 갖춘 해외 투자자들에게 각 회사별로 한도 내에서 주식을 매입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줄 것을 검토 중이었다고 합니다.


사우디의 벤치마크는 2013년 현재까지 5.5% 올랐으며, 지난 1월 로이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사우디 경제는 올 한해 약 4%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