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경제] 자신들의 정책마저 무효화시킬 노동부의 새로운 이까마 문제 수정안 예고!?

둘뱅 2013. 4. 12. 23:30

(엄청난 빚을 내서 사우디로 왔으나 여차하면 쫗겨나게 생긴 그들에게 희망은 과연???)


노동부와 내무부의 불법 체류 외국인 색출 및 추방으로 빚어진 대혼란으로 인해 압둘라 사우디 국왕이 3개월 간의 유예기간을 줄 것을 명령한 가운데, 사우디 노동부는 니따까 시스템의 "레드" 등급으로 분류된 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들에게는 곧 발표할 이까마 상태를 정정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목요일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핫타브 알 에네지 노동부 대변인은 노동법을 위반한 대부분의 외국인들이 "레드" 등급으로 분류된 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밝히며, "레드" 등급을 받은 업체에서 근무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자신의 상태를 합법적으로 정정할 수 있는 방법은 회사가 "그린" 등급으로 분류가 된 뒤에나 가능하다고 덧붙이면서 "레드" 등급을 받은 업체들의 소유주들은 "그린" 등급으로 분류될수 있도록 할당된 비율에 맞게 사우디인을 서둘러 고용해야 할 것 (49인 이하 10%, 50인 이상 12%)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한 달 사이에 사우디인을 1명이라도 고용하면 레드 등급에서 풀어주겠다는 경고에도 74%의 업체들 (약 34만 업체 중 25만 업체)이 따르지 않았는데... 이번엔 과연 얼마나 따르게 될까요??? 


하지만, 노동부의 이러한 발표내용은 너무나도 심각한 헛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2011년 자신들이 업체들에 대한 처벌과 보상이 불분명했던 기존의 사우디제이션 정책이 실패했음을 인정하고 새롭게 니따까를 도입했을 때 고용 목표치를 충실하게 달성한 "그린" 및 "엑설런트" 등급 업체에 주겠다고 한 보상책을 2년도 채 안되어 완전히 무효화시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보상책은 "사우디인 고용목표를 충실하게 달성한 업체들은 레드 등급으로 분류된 업체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외국인 직원들 중 자신들이 필요한 인력에 한해서는 그 직원의 스폰서로부터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자신들의 회사로 자유롭게 스폰서를 이전시킬 수 있으며, 해당 스폰서는 이를 방해하거나 컴플레인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우디 노동법상 현재 스폰서의 서면 동의 없이 다른 스폰서로 스폰서 이전 (나끌 키팔라)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보상책은 그야말로 획기적인 조치였습니다. 


니따까 시스템에서의 이 보상책은 업체 입장에서는 새로운 외국인 비자 발급이 돈도 많이 들고 갈수록 까다로와지는 상황에서 검증된 인력을 절차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큰 부담없이 쉽게 데려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불량 스폰서 밑에 있는 외국인들에게도 능력을 인정받으면 기존 스폰서의 방해없이 우량한 스폰서로 옮겨갈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주기에 충분한 양측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이었으니까요. (보통 불량한 스폰서들일수록 자신들이 데리고 온 외국인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잘 엿먹이거든요...)


하지만 노동부 대변인이 내놓은 오늘 발표를 통해 "레드" 등급 업체 직원들에게는 그들의 불안정한 신분 세탁의 기회를 원천봉쇄할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자신들이 약속한 우량업체에 대한 보상책은 그저 사우디인 고용을 촉진하기 위한 립서비스에 불과했음을 인정한 셈이 되고야 말았습니다. 우량 업체들에 대한 가장 상징적인 보상책이 무의미해져 버린다면 업체 입장에서도 자신들에에게 할당된 수만큼만 맞춰주면 그만일 뿐, 굳이 무리해가며 사우디인들을 더많이 고용할 필요성을 못느끼게 될텐데 말이죠. 


불법신분이 된 외국인들의 이까마 정정을 위한 새로운 정책을 내놓기 위해 수요일 첫 미팅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노동부와 내무부의 고위 관계자들이 첫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오늘 예고한대로 자신들의 정책 신뢰성을 스스로 뒤집는 방안을 내놓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국왕이 유예기간으로 설정한 3개월을 비상상황으로 간주하여 이 업무와 관련된 직원들의 연차는 일체 없을 것이라며 상황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래봐야 3개월 끝나면 라마단이 시작되기에 충분히 쉴 시간이 있죠....^^) 정말 근본적이고 심각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에 대해서는 여전히 언급조차 없습니다.


근로의욕도 없고, 자격도 갖추지 못해 고용될 준비조차 되어있지 않은 상태임에도 상대적으로 편하고 높은 급여만을 원해 민간 기업에서 사우디인 고용을 기피하게 만드는 근본적인 문제가 현실적으로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잠재 노동자들의 자질 향상이나 고용의 질 향상 없이 단순히 고용 목표치만을 채우는 방식의 일자리수 창출이라는 목표에만 목숨을 건 나머지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더 큰 것을 잃는 우를 범하게 되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피할 수는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