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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사우디는 예멘 국경을 봉쇄하기 위한 1,800km의 울타리 설치 프로젝트 재개!

둘뱅 2013. 4. 14. 21:32


사우디 정부가 지난 2004년 이래 보류해왔던 사우디-예멘 국경 전부를 막는 3m 울타리 설치 프로젝트를 재개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사우디 일간지들이 이를 확인해 주었습니다.


이 프로젝트가 재개되었다는 사실은 사우디 정부가 최근 몇 주간 새로운 노동법에 따라 수천명의 예멘 노동자들을 강제출국시킨 후 가난한 이웃국가에게 새로운 타격을 가하고 있다며 사우디 정부를 고소한 인권활동가들로부터 비난을 받아오고 있었음이 외신을 통해 알려진 바 있습니다.


서쪽으로는 홍해부터 동쪽의 오만 국경까지 사우디-예멘 국경 전역을 막을 울타리의 총길이는 1800km이며, 이 구간을 모래주머니와 전자 탐지 장치가 장착된 파이프 등으로 이뤄진 국경선 네트워크가 구성될 것이라고 아랍뉴스가 보도했습니다. 


아랍뉴스는 보도를 통해 2012년 예멘 혁명과 이로 인한 혼란에 빠진 남쪽 이웃국가인 예멘과의 국경 안보를 탄탄하게 만드는 것이 사우디 왕국에 있어서는 보다 중요한 일이 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사우디 정부가 이 프로젝트를 다시 들고나선 시점이 지난 2011년 예멘에서 시작된 11개월간의 유혈투쟁을 종식시키기 위해 자신들이 개입했지만 결국 자신들이 후원하던 독재자 알리 압둘라 살레 전 대통령이 지난해 초 결국 정권다툼에서 축출당한 시점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은 의미심장합니다. 



예멘정부에 재정적인 지원을 해주고 아시르 지역 이남의 예멘땅을 사우디 영토로 복속시켰던 사우디는 오랫동안 예멘과의 국경지역인 지잔 일대에서 많은 골치를 앓아온 바 있습니다. 많이 씹으면 환각증상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까뜨의 원산지인 예멘으로부터 유입되는 까뜨를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예멘의 반정부세력이 국경을 넘어 종종 사우디를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지난 2009~2010년경에는 예멘 무장세력들이 사우디 정부군과 한동안 간헐적인 게릴라전을 벌여 지잔지역 일대에 정부군을 파병하는 등 험악한 상황에 빠진 적도 있었습니다. 육군은 지잔 지역에서 무장세력들과 대치하고 아시르 지역의 카미스 무샤이트에 있는 공군기지로부터 매일 전투기를 띄워 이들을 공습하는 형태로 전개되었는데, 전투를 통한 공습은 주로 밤 9~10시 이후에 이뤄졌습니다. 그당시 제가 머물고 있던 현장 캠프가 공군기지 인근에 있었던 터라 그 시간때쯤 되면 전투기가 이륙하면서 땅을 강타하는 진동으로 인해 숙소 건물이 흔들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예멘 정권이 무너진 후 2011년 동안 알카에다는 남동부 예멘일대의 통제권이 급상승하는 동안 중앙정부의 통제가 약해진 틈을 타 세력을 넓혀나간 바 있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미국 드론 공격기의 지원을 받은 사우디-미국군의 공습에도 불구하고 지하드를 꿈꾸는 사람들은 여전히 사막지역에서 세력을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사우디 정부가 그동안 개발 우선순위에서 밀려있던 지잔지역에 지잔 경제도시를 건설하는 것도 예멘 무장세력들의 준동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이 지역을 계속해서 방치해 둘 경우 빈곤한 생활로 인해 정부에 반감을 품은 사우디 청년들이 이들과 규합하여 잠재적인 반정부세력으로 발달할 수도 있을테니까요. 따라서 지잔 경제도시 개발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 지잔지역의 청년들을 잘 살게 해주면 이런 잠재적 가능성을 차단시킬수 있다고 보는 것이죠. 


울타리 설치 프로젝트의 첫 부분은 아프리카로부터의 불법 체류자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홍해 해안가 일대에 설치완료해 둔 상황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 2003년 울타리 설치 프로젝트를 시작했지만 얼마지나지 않아 예멘의 강력한 반발에 의해 중단한 바 있습니다.


이 지역의 활동가 그룹 중 하나인 시민사회를 위한 걸프 포럼 (the Gulf Forum for Civil Societies- GFCS)은 지난 수요일 이 프로젝트의 재개가 "예멘인들에 대한 실질적인 포위정책을 쓰는 것"이라고 비난하였습니다. 수천명의 예멘인 이주 노동자들에 대한 강제 추방과 함께 재개된 국경봉쇄용 울타리 설치 프로젝트는 "그야말로 실질적인 인도적 재앙을 야기하게 될 것"이고 "사우디의 이러한 정책들이 무장단체를 오히려 활성화시켜... 종국적으로는 예멘을 시한폭탄으로 만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