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비자를 펼쳐보이고 있는 예멘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불법 체류 노동자들을 단속 및 추방시키기 위해 여권법과 노동법을 지키지 않는 중소기업체 소유주에 대한 구속기간과 보다 철저한 단속 및 적발을 위해 1000명의 검사관을 고용하는 등 새로운 단계를 추가 적용할 것이라고 아딜 알 파키흐 사우디 노동부 장관이 발표했습니다.
사우디 소유의 방송국인 MBC 홈페이지에 게재된 번역된 기사에 따르면 이번주 아딜 알 파키흐 노동부 장관은 M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에는 750만명의 외국인이 있고 그들이 필요하며, 앞으로도 계속 많은 외국인 노동자를 필요로 한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사우디는 외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비자발급을 계속할 것이지만, 사우디에서 일하러 오고 싶어하는 외국인들은 사우디 국내법을 존중해야만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우디는 공식적으로 12%로 추정되는 사우디인들의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노동시장 개혁의 일환으로 수십만명의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를 추방시켜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정책을 계속 시행하게 될수록 지난 수십년간 사우디인들이 기피하는 에너지, 건설, 서비스 산업의 민간영역에서 서아시아, 동남아시아, 아랍 각지에서 온 외국인들에 엄청나게 의존하고 있는 사우디 경제에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에, 투자자들 역시 사우디 노동부와 내무부의 이례적으로 신속하고 강경한 정책 강행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올바른 정책이긴 하지만 외국인을 쫓아내더라도 여러가지 이유로 그 자리를 사우디인들이 100% 대체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단기적인 추방정책으로는 경제운용에 큰 구멍이 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사우디 내에는 합법쳬류 중인 외국인 근로자 외에도 1~2백만명, 혹은 그 이상으로 추정되는 불법체류 외국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사우디 정부의 단속 강화로 인해 수많은 노동자들이 쫓겨나 이들이 보내오는 송금액이 줄어들게 되면서 지역경제에 실질적인 영향을 받고 있는 예멘 정부와 인도 캐를라 주정부는 사우디 정부의 강경책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해오고 있습니다.
아딜 알 파키흐 노동부 장관은 지난 몇달간 20만명의 외국인들이 추방되었으며, 기존의 사우디제이션 정책을 업그레이드시켜 2011년말부터 도입된 니따까 시스템에 의해 합법체류 중이던 84만명의 외국인들이 대부분 자발적으로 (라고 주장하지만 실제적으로는 반강제적이라 이해하는...) 사우디를 떠났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니따까를 도입한 후 지난 18개월간 약 60만명의 사우디인들이 민간영역에 일자리를 구했지만, 외국인 40만명은 업무 인수인계 관계로 여전히 고용 중인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다음달부터 도입 예정인 새로운 법의 일환으로 노동부는 시민들이 이에 대한 각종 위법사항들을 직접 신고할 수 있도록 무료전화회선을 설치할 것이며, 기업체 소유주들은 웹사이트들을 통해 자신들의 회사가 실정법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사우디 정부의 전산 시스템화는 취약점도 있지만 나름 잘 갖춰져가고 있습니다.)
노동부는 경찰을 대동하고 외국인 노동자 고용실태 조사를 위해 사업체를 조사할 1000명 이상의 검사관을 고용할 예정으로 불법체류 외국인들을 고용하고 있는 업체들이 적발될 경우 사업주는 위반 정도에 따라 1) 불법체류 외국인 1인당 10만리얄 (약 3천만원)의 과징금, 또는 2) 징역 2년형, 3) 벌금형과 징역형을 동시에 처벌받게 됩니다.
아딜 알 파키흐 장관은 압둘라 국왕이 명령한 3개월간의 유예기간 내에 런칭하게 될 새로운 단계의 노동부 할당 시스템은 업종에 상관없이 직원수에 따라 고용 할당율 (49명 이하 10%, 50명 이상 12%)이 적용된 현재 시스템의 단점을 개선하여 소매업종에서는 사우디인들의 고용비율을 높이는 등 차이를 두게 될 것임을 예고했습니다.
사우디 내 일부 업체와 각종 학교들은 당국의 검문 및 단속 강화에 따라 이들을 피하기 위해 일부 직원들이 출근을 거부하고 집 안에만 머무는 일이 늘어나면서 최근 몇주간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많은 어려움을 호소해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들 업체의 경우 자신들이 필요한 만큼의 비자 획득이 용이하지 않기 때문에 사우디 법에서는 금지하고 있는 다른 스폰서를 가진 외국인 직원들을 부득이하게 고용할 수 밖에 없기에 당국의 단속 강화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사우디 주식시장과 업계 전망에 대한 기대심리 조사는 여전히 긍정적으로 나타나는 등 사우디 경제 전체가 위협을 받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는 오지 않은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부와 내무부가 본격적으로 외국인 불심검문 및 단속조치를 시행한지 1주일만인 지난 4월초 압둘라 국왕이 관련 부처에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그들의 상태를 개선할 수 있도록 3개월간의 유예기간을 주라고 직접 명령할 정도로 사우디 사회가 불안해질 징조는 이미 나타난 바 있습니다.
니따까 실시에 따라 사우디인들의 외국인 인력 대체 움직임과 맞물려 노동부가 예정대로 단속을 강화할 경우 최소 2백만명에서 최대 6백만명의 외국인들이 사우디를 떠날 수 밖에 없다고 추정되고 있는 상황이기에 유예기간이 주어진 지금 이 시점에서는 3개월 후 유예기간 종료와 함께 정책을 재개하게 될 경우 사우디 경제와 사회에 어느정도 큰 파장을 안겨주게 될 것인지는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종료 시점에서 사우디 사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는 라마단 기간이 시작되기 때문에 어떤 상황이 펼쳐지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죠.
그러나 확실한 것은 노동집약적이고 사우디인들이 기피하여 외국인 노동자들의 의존도가 절대적인 대표적인 업종 중 하나인 건설업계 및 용역업계에 대한 타격은 불가피할 수 없기에 정부가 추진하는 각종 건설 프로젝트의 공기가 지연되는 등 여러가지 영향을 받게 될 것입니다. 지금 당장도 니따까 강화와 더불어 정부의 할당치 달성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영세한 용역업체들이 사업을 접어 거리의 청소부들이 줄어들면서 위생상황 악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지자체들이 노동부에 대한 불만이 높아가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사우디 내 외국인 근로자들을 줄이는 것은 사우디인의 실업률을 낮추는 것 외에도 외국인 근로자들이 매년 자신들의 모국으로 송금하는 수십억 달러의 외화송금액을 낮춰 사우디 경제 내에서 순환시켜 내수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경제적 이득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급여의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외국인 근로자들은 여러가지 이유로 자신의 수입 거의 대부분을 사우디에서 쓰지않고 모국으로 송금할 수 밖에 없거든요. 하지만, 사업체 입장에서는 외국인보다 급여와 부대비용이 더 많이들 수 밖에 없는 사우디인들이 늘어나게 되어 결과적으로는 인건비 증가로 압박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늘어나는 비용만큼 생산성이 높아지면 그나마 감당할 만하지만, 현실은 사우디 직원들의 인건비 증가와 생산성 증가가 기대만큼 정비례하지 않으니까요.
민간기업도 가능한 사우디인들을 고용하고 싶어하지 않지만, 사우디인들도 민간기업을 가능한 기피하는 이유는 여러가지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널널하게 일하는 공공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무강도가 쎄면서 급여수준마저 낮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1년 3월 18일 압둘라 국왕이 대규모의 복지정책을 발표했을 때 ([사회] 압둘라 국왕, 약 150조원의 시회복지자금 운영계획 발표! 참조) 공무원들의 최저급여를 3,000리얄 (약 90만원)로 인상한다고 해서 민간업체에서 일하는 많은 사우디인들이 불만을 표현한 적도 있을 정도로 공공부문과 민간영역의 급여차가 있거든요. 위에서 언급했듯 사우디인들의 민간기업으로 유입될수록 결국 업체가 지는 부담은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세금이 없는 사우디라지만 급여 외에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비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3천리얄의 급여를 받는 한 사우디인을 고용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살펴볼까요?
1) 개인급여: 3,000리얄/월
2) GOSI: 600리얄/월 (신고급여의 총 20%로 연금보험비 18%와 재해보험비 2%로 구성된다. 따라서 신고급여가 3,000리얄인 경우 연금보험 540리얄+재해보험 60리얄)
3) 공제액: 270리얄/월 (연금보험비는 회사 50%, 개인 50%이 원칙. 따라서 540리얄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개인급여에서 공제한다.)
4) 실제 지출액: 1) + 2) - 3) = 3,330리얄/월 (약 999,000)
이것은 단순히 급여를 기준으로 했을 때의 비용이고, 그 외에 계약에 따라 의료보험비 (1년 단위/급여수준에 따라 책정되는 우리와 달리 1인당 클래스별 비용으로 책정. 전직장 기준으로는 최저 클래스 1인당 연간 약 30만원, 최고 클래스 1인당 연간 약 120만원), 주거비용 (1년 단위/ 사우디는 연1회납, 또는 반기별 연2회납), 유류대 (1달 단위) 지원 등등의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에 업체들의 부담은 아무래도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부대조건을 어느정도 맞춰주느냐가 중요해지는 것이죠.
사우디인 고용 강화, 불법체류 외국인 추방 외에 외국인 근로자의 비중을 낮추는 또다른 방법 중 하나는 현재 금기시되어 있는 여성들의 운전 허용입니다. 외국인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여성들의 운전허용을 주장해 온 억만장자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는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정책을 지지한다며 다시 한번 자신의 주장을 강조했습니다.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노리는 것은 50만~70만명으로 추산되는 "House Driver"라는 특수 직종을 없애는 것입니다. House Driver는 말그대로 가정용 운전사로 여성들이 운전을 못하는 현실에서 가정에 고용되는 운전사로, 업체에 고용되는 일반 직원들과 차별을 두어 이까마 갱신비용이 일반 외국인 (연 750리얄)에 절반 정도 (연 350리얄)에 불과하고 정부의 각종 제한조치에서 열외로 빠지는 직종입니다. 하지만 House Driver로 들어와서 업체나 다른 직종, 다른 스폰서를 위해 일하는 경우가 많아 관계당국의 주요 적발대상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현재 슈라 위원회에 여성의 운전허용을 요청하는 탄원서가 다시 한번 제출된 상황 ([사회] 슈라 위원회에 제출된 여성운전을 요구하는 탄원서의 운명은??? )에서 목적은 다르지만 알왈리드 왕자가 다시 한번 지지의사를 표현하고 있지만, 예전에 비하면 정말 놀랄만큼 많은 변화가 계속되고 있으면서도 근본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여전히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사우디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려진 소식은 아직까지 없습니다.
계속 변화, 강화되는 외국인 노동자 관리정책과 더불어 여성운전 허용 문제는 계속 주시해서 지켜봐야 할 경제적, 사회적 이슈입니다.
'GCC > 사우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야드] 사우디 한복판 사막지대에 있는 소금평원, 마믈라하트 알깟사브 (0) | 2013.04.20 |
---|---|
[사회] 수감 중인 알카에다 무장세력들을 감화시키기 위해 럭셔리한 갱생센터를 연 사우디! (0) | 2013.04.20 |
[국제] 사우디는 예멘 국경을 봉쇄하기 위한 1,800km의 울타리 설치 프로젝트 재개! (0) | 2013.04.14 |
[경제] 자신들의 정책마저 무효화시킬 노동부의 새로운 이까마 문제 수정안 예고!? (0) | 2013.04.12 |
[경제] 노동부가 추진하는 외국인근로자 단속조치에 압둘라 국왕이 유예기간을 주었지만... (0) | 2013.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