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경제] 사우디 내 외국인 노동자 중 86%는 월소득 2000리얄 이하 저소득 노동자!

둘뱅 2013. 7. 15. 10:45

(한 건설현장의 외국인 노동자들.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이들의 월급여는 1,000리얄(30만원) 미만으로 보인다.)


사우디 노동부가 진행한 한 연구에 따르면 사우디 내 약 920만명 정도의 외국인 노동자가 체류하고 있고, 이  중 약 86% (약 791만명)가 월 2,000리얄 (약 60만원) 미만의 소득을 버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러한 자료는 사우디 내 불법체류 이주자들을 합법화하려는 움직임에 맞춰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연구를 통해 나왔습니다.


노동문제를 전문으로 다루는 센터에서 진행한 이번 조사에 따르면 사우디 내 외국인 근로자는 사우디 전체 인구의 약 31%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민간부문에서 일하고 있고 가사도우미를 제외한 일자리의 42%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사우디 국민들의 실업률은 12%로 밝혀졌으며, 취직한 사우디인들의 32%는 대졸자, 그리고 68%는 고졸자이거나 그 이하 학력을 가진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아울러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민간부문은 사우디 국민들을 위해 300만개의 일자리를 제공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저소득 외국인 근로자가 사우디에 나오려는 이유

실질적인 급여상승률이 높지 않고, 저급여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노동자들이 여러 나라에서 굳이 사우디로 입국하는 이유, 그리고 불법체류를 통해 사우디에서라도 버티려고 하는 역시 급여에 있습니다. 우리가 보기엔 저소득이지만, 자기 나라에서 버는 것보단 많이 벌기 때문입니다. 첫 사우디 생활 시절 현장에서 일하던 한 방글라데시 노동자의 말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네요. 단순 노무자로 입사한 그가 고향 방글라데시에서 하던 일은 초등학교 선생님. 그당시 급여는 우리나라 돈으로 20만원이 채 안되었는데, 그래도 초등학교 선생 월급보다 몇배 많아서 사우디 노무자행을 택하게 되었노라고 얘기했었거든요. 


실제로 셈에 밝고 근면한 이들은 저 정도 급여라도 약간의 재테크를 얹어 알뜰살뜰하게 모아서 고향에서 개인주택을 소유하거나 사업을 벌리는 등 목돈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사우디 내 물가상승률을 급여상승률이 따라잡지 못하기에 생활은 팍팍해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약 86%의 외국인들에게 사우디는 자기가 돈을 주고서라도 나오고 싶은 약속의 땅인 셈입니다. 에이전트들은 이러한 약점을 노리고 과다한 비용을 에이전트비로 뜯어내고 있지만, 돈을 빌려서라도 그 비용을 만들어서 나오고야 마니까요. 당연히 나와서는 에이전트비용을 대기 위해 진 빚을 갚느라 허덕일 수 밖에 없고, 실력이 없다든가 등의 이유로 자르려고 하면 징징거리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집안도 가난하고, 당장 사우디 나오기 위해 빌린 돈도 갚아야 하고~~~~"는 이들이 종종 써먹는 레퍼토리죠.



4월 3일부터 시작된 불법체류 외국인들을 위한 사면 및 유예기간

대체 인력없이 일단 지난 3월말부터 불법체류자 색출 및 강제출국 조치를 집행하면서 시작된 혼란으로 인해 압둘라 국왕은 4월 3일부터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3개월간의 사면, 유예기간을 허용한 바 있으며, 각계의 요청에 따라 유예기간 만료 하루 전인 7월 2일 유예기간을 4개월 더 연장한 바 있습니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3개월 간의 유예기간 동안 약 160만명 정도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체류상태를 합법화시킨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유예기간 연장발표와 더불어 압둘라 국왕은 이번 한번만 봐줄 뿐 더 이상의 연장은 없다고 밝힘에 따라 4개월 뒤에 시작될 헤지라력 1435년에는 지난 7개월간의 유예기간 동안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한 불법체류 노동자들의 집중단속 및 강제추방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칼라프 알 오타이비 국제 상업 및 상업 조합 (international commercial and industrial union) 대표는 7월 3일 종료된 첫번째 유예기간이 끝내기 전 자신의 체류상태를 합법화시키는 데 실패한 외국인 노동자들은 200만명 이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자신의 불법체류 사실을 사면받으려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수에 비해 관련 부처의 담당 창구가 적거나 너무 늦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막판에 업무진행속도에 탄력이 붙었다고는 해도 담당직원들의 업무처리 속도가 빠르지 못하다는 사실이 맞물린 결과입니다. 그는 이러한 문제점을 감안하여 관련 부처내 담당 창구를 추가하고 근무시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말이 좋아 4개월 연장이지 라마단과 이드 알피뜨르, 성지순례와 이드 알아드하 연휴를 제하면 실제 연장기간은 2개월 정도입니다.



참조: "86% of foreign workers earn less than SAR 2,000 in Saudi Arabia" (Zawya/Arab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