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왕에게 직접 청원할 수 있는 핫라인 페이지 "타와솔"의 메인 화면)
사우디 왕실법원은 이번 주 새로운 웹사이트 "타와솔 (تواصل)"을 개설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아랍어로 "서로 연락됨"이라는 뜻을 가진 타와솔은 국민들의 정부 서비스에 대한 불만, 제안, 생각들을 직접 듣고 싶어하는 압둘라 국왕의 지시로 만들어진 아랍어 사이트입니다.
왕실법원은 이 사이트가 압둘라 국왕과 사우디 국민들을 직접 연결하는 전용 핫라인으로 이를 통해 사우디 국민들이 남긴 모든 메세지가 압둘라 국왕에게 직접 전해질 것이며, 이를 통해 의료지원 서비스 신청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사이트는 국왕에게 직접 메세지를 전하는 사이트인만큼 민원인의 신분을 확인하기 위해 주민등록번호와 암호를 입력한 후 메세지를 남길 수 있게 되어 있는 실명 사이트입니다.
왕실법원장 겸 압둘라 국왕 개인비서인 칼리드 알 투와이지리는 지난 수요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타와솔이 런칭했음을 발표했으며, 이 트윗 메세지가 하루만에 8400번 이상 리트윗 될 정도로 사우디인들이 이에 대한 열렬한 관심과 지지를 보였습니다. 사우디에서 가장 활성화된 SNS가 트위터인만큼 이런 서비스의 런칭을 알리는 덴 최적인 셈입니다.
압둘라 국왕의 최측근 중 한 명인 칼리드 알 투와이지리 왕실법원장은 압둘라 국왕의 게이트 키퍼이자 최근 몇년간 단계적으로 진행 중인 압둘라 국왕의 개혁정책 추진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왕권 뒤 실세로 알려져 있는 인물입니다. 각종 개혁정책안을 추진하는데 실질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에 국왕의 개혁정책이 탐탁치 않을 보수적인 성직자들에겐 눈엣가시같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런 그가 몇 주전 지난 2012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만든지 2년만에 처음으로 특정 사항에 대해 불편을 호소하고 싶거나 문제가 있다면 자신에게 직접 메세지를 남겨달라는 내용의 첫 트윗을 남긴 것이 타와솔 사이트의 공식 런칭이라는 형태로 확장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가 이런 트윗을 날리면서 온라인 상에 자신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도 사우디 왕실 고위인사라면 반드시 해야만 하는 "공개 모임"을 온라인에서 구현하기 위해서 입니다. "공개 모임"에 직접 참석해서 대면접촉을 통해 민원을 제기해야하지만 물리적으로 모든 이들이 직접 궁전을 찾아 자신의 목소리를 전하는데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칼럼] 소통의 중요성: 아랍 왕정들이 아랍의 봄에서 살아남았던 이유? 참조) 그가 트윗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 모든 메세지는 아니지만 그에게 보낸 메세지가 실제로 국왕에게 전달되어 민원이 해결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일부 대학의 여성 졸업생들이 그에게 자신들의 전공을 살린 직업을 구할 수 없다는 민원을 보냈는데, 며칠 후 해당 여학생들에게 정부 일자리를 제공해주기로 압둘라 국왕이 결정을 내렸다고 회신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수많은 각종 민원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익명성을 전제로 한 트위터에서는 민원인의 정보와 내용을 확인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트위터 유저들만 남길 수 있기에 정식 사이트로 확대개편하여 본격적으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오프라인 뿐만 온라인을 통해서도 국민들과 소통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사를 반영한 명령이었던 셈이죠.
참조: "Saudi Royal Court launches website for public complaints" (Asharq Al-Awsat) / "Gatekeeper To Saudi King Abdullah Takes To Twitter"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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