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명: 블라인드 인터섹션 (Blind Intersections, 2013)
제작: 니발 아라크지
감독: 라라 사바
스토리/극본: 니발 아라크지
출연: 기다 누리 (누르 역), 알라아 하무드 (마르완 역), 차벨 지아데 (말렉 역), 캐롤 핫즈 (인디아 역)
언어: 아랍어
제7회 아랍문화제- 2014 아랍영화제 상영작
팩토리 걸 (Factory Girl, Egypt, 2013)
오마르 (Omar, Palestine/UAE, 2013)
락 더 카스바 (Rock the Casbah, Morocco/France, 2013)
내 안의 아버지 (The man behind, Kuwait, 2012)
블라인드 인터섹션 (Blind Intersections, Lebanon, 2013)
모나리자의 미소 (When Monaliza Smiled, Jordan, 2012)
사랑은 바다에서 나를 기다리고 (My Love Awaits Me by the Sea, Qatar, 2013)
1. 줄거리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잃게 된 여대생 누르, 모든 걸 가졌지만 자신이 가장 원하는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여자 인디아, 자녀교육 따윈 쓰레기통에 던져버린 폭력적인 알콜중독자 매춘부 어머니 밑에서 학대받으며 살고 있는 12세 소년 마르완. 서로 다른 배경을 지닌 세 인물의 삶이 하나의 사건으로 인해 결정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데...
2. 여러가지
1) 이 영화는 제3회 말뫼 아랍영화제 최우스 작품상 및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제39회 브뤼셀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작으로 아시아에서는 처음 공개되는 작품입니다.
2) 제86회 아카데미상 외국어 영화부문에 레바논 영화를 대표하여 출품되었지만, 후보에 오르지는 못했습니다.
3) 아랍영화제 상영작 중 유일한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입니다.
4) 감독인 라라 사바는 94년부터 다양한 작품에서 조감독과 자신의 다큐멘터리 연출을 맡은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이번 영화가 첫 극영화 연출작입니다.
3. 느낀점
1) 다양하게 보여지는 레바논의 일상 생활과 사회문제들 속에 스쳐지나가기만 했을 뿐 실제로 대화를 나눠본 적은 없는 서로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 연쇄반응을 일으켜 나란히 나락으로 떨어지는 과정을 다룬 어두운 작품입니다. 심지어 영어 포스터의 카피마저 "당신의 생활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다!" 일 정도니까요.
2) 서로 다른 세 사람의 운명이 어떻게 연계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비슷한 내용의 아랍영화로 UAE영화 시티 오브 라이프 (City of Life)가 있는데, 이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 City of Life, 두바이에서 얽히고설킨 세 사람의 운명 참조) 재미있는 사실은 두 영화의 배경이 되는 도시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입니다. 블라인드 인터섹션의 배경인 베이루트와 시티 오브 라이프의 배경인 두바이는 바닷가에 접하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가 뒤섞인 작은 도시라는 공통점과 도시의 분위기가 상반된다는 차이점을 갖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두 편의 영화는 두 도시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거든요. 두바이가 별볼일없던 어촌마을에서 탈바꿈하여 대대적인 도시개발 속에 희망과 일을 찾아 전세계에서 온 사람들이 몰려 내외국인들의 직업에 따라 계층이 나뉘는 역동적인 도시라면, 베이루트는 과거엔 레바논의 파리로 불릴 정도로 화려했지만 지리했던 내전의 후유증 속에 계층이 나눠지며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불안감과 절망감을 안겨주고 있는 도시랄까요.
3)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어두운 영화면서도 보기에 불편할 수 있습니다. (달리 미성년자 영화가 아니겠지요.) 부분부분 에피소드들이 상당히 하드한 면이 있는데다가 영화의 전개는 전체적으로 보면 단순하지만, 사건의 전개가 시간대순으로 이어지지 않고 뒤죽박죽되어 있어, 건성으로 보면 사건들의 상호연쇄과정을 이해하는데 어려울 수 있겠더군요. 라라 사바 감독은 영화 내 에피소드나 꼬아놓은 시간대 속에 베이루트라는 도시 속의 어두운 모습과 그 곳에서 불안감과 절망감 속에 무너져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담하게, 어떻게보면 냉혹하게 그려나가고 있습니다. 보고난 후 쌓인 먹먹한 감정의 여운이 꽤 오래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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