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북아/이집트

[여행] 6년 만의 이집트 방문기

둘뱅 2006. 1. 10. 10:34

 

(카이로 공항에서 이륙하며 기념샷~!)

 

   지난 6년전 첫 해외생활을 경험한 요르단에서 시작했던 몇 개국인가로의 배낭여행.. 그 중 가장 인상적인 곳이 바로 이집트였다. 화려한 과거와 초라한 현실이 완벽하게 하모니를 이루는 바로 그 특유의 역사적 배경, 거의 모든 사람들을 질리게 만드는 특유의 국민성.. 등등 이집트에 대한 강렬한 인상을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가져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6년 후 학생에서 직딩으로 바뀐 신분만큼 전혀 달라진 환경 하에서 이집트를 오랜만에 다녀왔다... 소감을 한마디로 말한다면..."그 넘들, 역시 그대로네~~!"

 


 


   이번 일정은 여러가지 스케줄 상 카이로가 아닌 알렉산드리아를 통한 입국이 되었다. 알렉산드리아->카이로->한국의 순이었으니 말이다... 지난 여행 때 알렉산드리아는 빠졌던 터라 사실상 첫 방문이기도 했다.


1st day in Alexandria

 (묵었던 호텔 창가에서 본 알렉산드리아의 야경)

 

1) 입국까지...
   공항 활주로에 착륙했을 때 손님들을 터미널까지 데려다 줄 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버스를 타고 공항 터미널에 다다랐을 때, 내 눈을 의심않할래야 않할 수가 없었다... 이런 세상에!!! 국제공항으로 알고 있던 알렉산드리아 공항이 사우디 국경지역 촌동네인 지잔 공항보다도 작았던 것이었다!!!

   전 기착지인 쿠웨이트 공항에서 ARRIVAL VISA를 받지 않아 입국심사에 오래걸렸던 일이 바로 그 전 날의 일이었기 때문에 비자 발급처를 제일 먼저 찾았다... "비자 받으려면 $15 납부"라는 친철한 안내와는 달리.. 눈에는 텅빈 자리만이 가득찰 뿐이었다... 알렉산드리아행 비행기에서 별도 비자를 발급받아야 할 사람은 총 3명. 5분 후에 올거라는 직원들의 상투적인 설명에 보답하듯, 담당직원은 모든 사람들의 입국심사가 끝나고 20여분쯤 지나 느즈막하게 나타났고, 이는 이곳이 이집트임을 새삼 확인해주는 기회였다.

   그리고 입국 심사를 마치고 세관 검사... 명색이 국제공항인 이 곳이지만, 화물에 대한 스캔 장비가 따로 없어 일일이 수작업으로 뜯어보고 확인하는 전근대적인 방법을 택하고 있었다... 환전한 사이에 내 가방문을 열어 버린 우리 보스... 안에 있던 견본 때문에 과세가 있을까 긴장했지만, 다행히도 그냥 무사 통과해 버렸다... 바뜨~! 무지막지하게 가방을 다루는 인부들 때문에 가방문이 고장나 버릴 뻔한 사태가 발생하여, 하마터면 가방도 못 열고 디립따 고생할 뻔했다!!!

2) 한국식당을 찾아라!!!
   예약한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은 후 한국식당을 찾아보기로 했다. 호텔 여직원에게 사전정보를 듣고 택시를 이용했다... 그러나 겨우겨우 물어 찾아간 식당은 이미 문을 닫았다고 하고, 또다른 정보를 가르쳐 주어 그곳을 향해 가기 시작했다... 바뜨... 길이 낯익다 싶더니 결국 운전사는 우리가 묵고 있던 호텔까지 돌아왔던 것이다!!! 그리곤 호텔 직원에게 길을 확인하고 알려준 곳으로 가보니, 이번엔 중국-태국 전통식당~! 더욱 황당했던 것은 그곳이 숙소에서 걸어가도 충분한 거리에 있었던 것이다... 내 택시비를 돌려도~~~~!!!

 

2nd day in Cairo

(낡았지만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열차)


   사전 예약을 않하고 갔더니 원하는 시간의 카이로 직행열차는 바로 내 앞에서 매진! 부득이하게 한시간 정도의 시간을 더 기다려서 카이로행 열차에 몸을 실어야만 했다... 근 세시간 가깝게 걸려 도착한 카이로는 예전 그대로의 번잡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다행히 날씨는 선선~) 바이어가 예약해 준 호텔을 가기 위해 몇차례 네고 끝에 택시에 몸을 실어 급속발진, 급속정차, 사람이던, 차던 언제 어디서 1m 이내 접근해도 당황하지 않는 완벽한 속도 컨트롤만이 살 길인 카이로에서의 스릴 넘치는 레이싱을 맛보며 호텔에 도착했으나.... 호텔 입구에서 떼거지로 서성거리던 이집트 경찰들이 호텔 로비로의 차량 출입을 차단하는 것이었다... (그것도 모자라 호텔 주차장도 봉쇄시키던 중이었다...) 뭔 일일까 황당해했지만.. 여하튼 짐을 풀고 몇 군데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결국 최종 목적지는 무감마아가 있는 미단 타흐리르... 8년전 그 거리를 배회하고 다니던 기억이 새록새록 솟아나기엔 충분한 것이었다... 다만, 이번 일정에는 여유가 없어, 그때는 함께 했던 로컬맥주 스텔라를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차이일 뿐... 그렇게 이집트에서의 마지막 밤은 지나고 말았다...

 

(도로 한복판에서 이러는 나라가 바로 이집트다....^^)

 

3rd day in Cairo
   출국시간이 오전 11시였던지라, 혹시나 모를 불상사를 대비하여 아침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공항행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안 그래도 심심했던 터라 조금은 만만해 보이는 벨보이와 영어와 아랍어를 섞어가며 잡담을 나눴다... 그리고 가장 궁금했던 것, 왜 경찰들이 호텔 앞에서 진을 치고 차량출입을 제한하고 있었는지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 차량통제는 출국일엔가 있었던 시나이 관광지에서의 테러공격 재발을 막겠다고 이집트 관광청에서 쉐라톤, 힐튼, 매리오트 등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내셔널 호텔 체인들에게 보안상의 이유를 들어 한시적으로 내린 지시였다는 것이다... 기간은 3일이고, 마지막날이라고 했다... 그걸 보면서 우리에게도 저런 일이 생기지 않는 다는 보장이 없어 더욱 씁쓸한 기분이었다.. 그리고는 특별한 문제없이 귀국행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