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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사우디의 관광지?

둘뱅 2006. 8. 26. 09:34

   지금까지 사우디는 여행객을 위한 방문비자가 없는 곳이었습니다. 초청이나 업무상 방문만을 허용한 상황이었죠... 그러나 WTO 가입을 시도하면서 가입요건을 충족시키기 전에 몇 가지 정책을 변경해야 만 했는데, 그 중 하나가 관광비자를 오픈하는 것입니다. 지난 5월경 방문비자를 개방한다는 정부 관계자의 발표가 있었고, 빠르면 올가을이나 겨울부터 제한된 현지 여행사를 통해 본격적인 관광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사우디의 관광지는 어떤 곳이 있을까요?


I. 주요 관광지

1. 이슬람의 성지- 메카, 메디나



   메카와 메디나는 제다 부근에 위치한 이슬람의 성지로 사우디 국왕의 별칭이 "양대 성지의 수호자"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무슬림들이 가장 신성하게 여기는 곳입니다. 무슬림의 의무 중 하나인 핫지를 위해 수백만의 사람들이 전세계에서 오기 때문에 현재 사우디의 거의 유일한 관광 수입원이기도 합니다. 젯다 인근에는 1년 내내 주차시켜 놓고 있다가 오로지 이 순례기간의 순례자들을 수송하기 위한 버스들을 따로 모았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비무슬림들에게는 접근금지 구역이기도 합니다. 검문소가 있어서 비무슬림은 출입을 제한해왔었으니까요. 지난 90년 걸프전 당시 미군이 주둔했던 게 공식적으로 유일한 비무슬림의 출입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 방침으로 인해 사우디 왕실은 많은 비난을 받았고, 급기야 빈 라덴이 본격적인 테러활동에 뛰어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따라서, 최대의 관심사는 일반 방문객들에게도 문호가 개방되느냐 아니냐일 것 같습니다. 핫지 뿐 아니라 1년 내내 성지순례객들이 찾는 곳이기에 어려울 것 같긴 하지만 말이죠...


2. 자연 휴양지- 타이프, 아브하 지역



   한 여름에 5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찾아오는 사우디에서 자연스레 휴양지가 생길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고산지대입니다. 사우디의 고산지대는 한라산보다 훨씬 높은 해발 2000~3000m대 (최고는 해발 2,910m의 제벨 사우다)로 대표적인 곳이 타이프와 아브하 지역입니다. 타이프는 젯다 남쪽에 있는 왕국의 하계 수도이며, 아브하 지역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가진 아시르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한 여름에도 시원하기 때문에 사우디 국민들 뿐 아니라 먼 곳으로 여행가지 못하는 인근 걸프국가의 국민들도 많이 찾고 있으며, 그만큼 여름철에 대형 교통사고가 많기로 유명합니다.


3. 역사적인 유적지- 마다인 살라

   사우디 북서부 끝에 있는 마다인 살라는 요르단의 페트라보다는 작지만 보존이 잘 되어 있다는 고대 나바테아인이 남긴 왕국 중 하나입니다... 메디나나 리야드에서 출발하는 투어를 이용하지 않으면 방문하기 힘들다고 하네요...


4. 현대적인 도시- 젯다와 리야드

   사우디를 대표하는 양대 도시로 수도인 리야드와 무역과 성지순례의 시발점인 젯다가 있습니다. 해변에 위치한 도시와 내륙에 위치한 도시라는 지형적 차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사뭇 다른 분위기를 띄고 있습니다. 잠깐 방문했던 첫 인상으로는 리야드가 좀더 깔끔하고 현대적인 도시였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5. 독특한 문화가 있는 곳- 나즈란
   사우디 남서쪽 예멘과의 국경에 위치한 곳으로 사우디와 예멘의 옆나라면서도 다른 문화와 정서가 뒤섞인 독특한 매력을 지닌 곳이라고 합니다...


II. 한계와 과제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정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극복하기 어려운 난제들이 있어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관심이 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문제는 바로 국교로 내세우고 있는 이슬람 문화와 상충하는 것들이라 쉽지 않아 보입니다. 


1. 이슬람

   위에서도 언급했듯 가장 외국인들이 관심을 가질 것 같은 성지출입의 가능여부도 확실하지 않고, 여성에 대한 복장 제한 등 엄격한 종교국가라는 사실이 제약이 될 수도 있겠죠... 특히, 엄격한 와하비즘을 통치이념으로 삼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술을 마실 수도 없고, 심지어는 그 흔하디 흔한 영화관도 없을 정도로 즐길 거리가 없습니다.


2. 교통편 개발?

   사우디는 버스 이동시 10시간이 넘는 곳이 많을 정도로 큰 나라입니다. 그나마 주요 도시와 도시간에는 비행기든 SAPTCO 버스든 교통수단이 발달해 있지만, 주요 관광지를 접근하는 수단이 제한되어 있어 패키지 상품을 좋아하지 않는 여행객들에겐 교통편도 방문자체가 높은 장벽이 될 수도 있습니다.


   관광비자 오픈을 발표하던 자리에서 관광청 장관이기도 한 술탄 빈 압둘아지즈 왕세제는 주위의 많은 우려에 대해 "외국인 관광객의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지방 소도시들을 개방하고 유적지 관광, 가족 중심의 여가활동, 스포츠 행사 같은 사우디 특유의 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할 예정이라 밝히고, 사우디를 찾는 관광객들은 영혼과 정신이 맑아지는 소중한 체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합니다만,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 의도에 적응할지는 심히 우려스럽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