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살고 있는 이 곳 카미스는 종종 긴 가뭄 때문에 고생을 겪곤 합니다. 지하수를 퍼오는 것도 한계가 있는데다, 바다에서 상당히 떨어진 해발 2천m급의 고산지대에 담수화 설비로 물을 끌어오는 것도 쉽지 않을 테니까요. 이 곳을 처음 알게되었던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몇 년간에 걸친 가뭄 때문에 기우제를 지냈었다고 합니다. 당시 한국인이 운영하던 4곳의 농장 중 2곳이 문을 닫았을 정도니까요. (사우디답지 않은 서늘한 기후 덕에 배추를 키울 수 환경이 되거든요) 올 초에 이 곳에 오신 분도 여기서 우박은 봤어도 비를 본 적이 없다고 했었는데, 지난 24일 밤 한차례 제법 많은 비가 내렸었습니다.
이 곳은 고산지대라 그런지 손에 잡힐 듯이 가까운 곳에 구름이 깔리고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곤 합니다. 숙소에서 본 비 내리기 전의 구름 모습을 담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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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다름 없이 휴일인 금요일 아침에 밀린 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돌리는 사이에 숙소 밖을 나섰더니 구름이 깔리고 있었습니다. 평소 낮에는 구름이 거의 없는 하늘만 보여지거든요.
구름은 제법 떠있긴 했지만 햇볕도 쨍쨍해서 오늘도 빨래가 금방 마르겠거니 생각했는데… (평소 어지간한 빨래는 30분~1시간 정도면 마르거든요.) 이게 왠걸? 갑자기 구름이 잔뜩 끼기 시작했네요.
그래도 괜찮겠거니… 생각하고 빨래를 널었는데 불과 10분도 안되어 한 두방울 씩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빨래를 걷어왔더니 그새 비는 멎어버리더군요.
그렇게 빨래를 말리고 점심을 먹은 후 시간을 보내다 저녁 때가 되어갈 무렵 갑자기 구름이 해를가리며 먹구름으로 변해갔습니다. 신기한 건 구름의 색깔이나 형태가 한 눈에 봐도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른쪽은 짙은 먹구름, 가운데는 옅은 먹구름, 그리고 왼쪽으로는 햇볕이 쨍쨍한...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왼쪽 하단부에서는 구름이 없는 파란 하늘이 보이더군요. 다시 해가 질무렵 다시 얼굴을 내밀며 삼층구름은 더욱 극적으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제가 보는 시점에서의 오른쪽으로 30여킬로 떨어진 카미스의 쌍둥이 도시이자 아시르주의 주도인 아브하에서는 이미 폭우가 퍼붓고 있는 중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말이 무색하게 제 숙소에서는 삼층구름들이 계속 이어지는 와중에 비도 안 오는데 한두시간 가까이 도처도처에서 천둥과 번개가 치는 상황이 되풀이 될 뿐이었습니다.
이러다 말겠지 싶어 저녁을 먹고 마지막 예배시간인 이샤가 끝나는 시간에 맞춰 10분 정도 걸어나가야 하는 근처 인터넷 카페를 찾아 (제가 블로그 글을 포스팅하는 곳입니다…) 한 시간 정도 있다 나오는 데 밖에는 이미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폭우가 아니어서 비를 맞으면서 숙소로 돌아왔고, 그 비는 몇 시간 더 내리고는 그쳤습니다.
카미스에서 처음 본 비는 그렇게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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