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바레인 극장, 리야드에서 사우디를 예선탈락시키다!

아시아국가 중 한국에 이어 월드컵 최다출전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영표 선수가 소속된 알 힐랄의 홈구장이기도 한 리야드의 킹 파하드 스타디움에서 바레인과 아시아 플레이오프 2차전을 가졌습니다. 바레인에서 벌였던 1차전에서 0대0으로 비겼기 때문에 사우디에게는 승리가 절실하고, 원정팀인 바레인에게는 원정다득점 원칙에 따라 비기기만 해도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짓는 경기입니다.

 

 

[전반 13분/사우디1:0바레인] 나시르 알 샤므라니의 선제골!

 

 

승리가 절실했던 사우디는 절묘한 패스워크로 바레인의 최종 수비망을 무너뜨리며 전반 13분 알 샤므라니 선수가 선제골을 터뜨리며 경기의 기선을 잡는데 성공합니다.

 

 

 

[전반 42분/사우디1:1바레인] 조이시 오쿤완네의 동점골! 

 

사우디가 리드한 채 끝날 것만 같았던 전반전은 막판 문전 혼전 상황에서 크로스를 깔끔하게 우겨넣은 바레인의 귀화선수 조이시 오쿤완네의 골로 동점에 성공합니다. 나이지리아 출신의 오쿤완네는 월드컵에 진출하고 싶었던 바레인의 염원에 따라 바레인으로 귀화한 선수입니다.

 

1대1로 끝난 전반전의 흐름은 경기막판까지 계속되면서 바레인의 최종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되는 것으로 끝날 것 같았습니다만, 경기는 후반 인저리 타임이 시작되면서 극적인 흐름으로 변모합니다.

 

 

 

[후반 45분+인저리타임 1분/사우디2:1바레인] 하미드 알 몬타샤리의 극적인 골!

 

 

사우디는 비기면 떨어지는 상황에서 날카롭지는 못했지만 바레인 골문을 향해 맹공을 퍼부어대며 승리를 갈망했습니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선수들과 관중들의 초조함은 점점 커져만 갔구요. 그러던 바램이 실현되기라도 한 것처럼 3분의 인저리 타임이 시작된지 40초 후 하미드 알 몬타샤리가 헤딩골을 성공시키면서 경기를 반전시킵니다. 탈락이 눈 앞에 보였던 사우디 선수들과 관중들에겐 희망과 환호를, 몇 분만 버티면 최종 플레이 오프에 올라갈 거라며 들떠있던 바레인 선수들과 관중들에겐 절망을 주기에 충분했죠.

 

그러나!!!!!!!!!!!!! 진정한 바레인 극장은 지금부터 시작이었습니다.

 

 

 

[후반 45분+인저리타임 3분/사우디2:2바레인] 이스마일 라티프의 극적인 동점골! 사우디를 좌절시키다.

 

인저리 타임에 골을 허용하여 다잡았던 경기를 놓칠 것만 같았던 바레인에게 기적이 찾아왔습니다. 인저리 타임이 거의 끝날 무렵 얻은 코너킥 기회를 교체로 들어온 이스마일 라티프 선수가 살려 멋진 헤딩으로 승리를 확신했던 사우디 골문 구석을 정확히 가르며 다잡았다가 놓칠 것만 같았던 경기를 다시 잡아내고야 맙니다!!!!

 

2분전의 극적인 골로 승리를 부르던 사우디 관중들을 침묵 속에 빠뜨리며 사우디의 월드컵 본선 진출 시도를 좌절시키고, 바레인에게는 사상 최초의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염원을 살릴 기회를 마련해준 결정적인 슛입니다. 1999년-2000년 사우디 국대 감독을 역임했던 밀란 마카라 현감독이 비수를 꽂는 순간이기도 했구요.

 

이 골이 터진 후 사우디 스포츠 채널에서는 캐스터의 침묵이, 바레인 스포츠 채널에서는 흥분한 캐스터의 목소리가 나와 극명한 대조를 보였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 구장을 가득 메운 사우디 관중들은 일찌감치 자리를 비웠고, 새로운 도전 기회를 얻은 바레인 원정 관중들은 경기장에 남아 그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중계방송을 마무리하는 흥분한 바레인 캐스터의 목소리를 들어볼까요?

 

 

 

경기가 끝난 후 사우디 스포츠 채널에서는 심판의 판정에 대한 평가를 내리며 차분한 방송을, 바레인 스포츠 및 아부다비 스포츠, 알 자지라 스포츠 등의 다른 채널들은 사우디와 바레인의 선수들을 교대로 인터뷰 하며 바레인의 작은 성취를 뜨겁게 다루더군요.

 

인저리 타임의 극적인 승부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바레인은 다음달 10일과 오는 11월 14일 뉴질랜드를 상대로 월드컵행을 위한 대륙간 플레이오프를 치루게 됩니다. 외국선수를 귀화시키며까지 월드컵 본선진출을 하고 싶은 그들의 바램이 현실로 다가오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