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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대회] 파리아스 알 아흘리 감독 데뷔전서 패배.

둘뱅 2010. 1. 17. 05:17

 

(사우디에서도 트레이닝복 패션은 여전한 파리아스 감독)

 

 

작년 말 클럽 월드컵을 3위로 마친 후 사우디의 알 아흘리로 전격 이적한 파리아스 전 포항 감독의 사우디 데뷔전이 알 힐랄을 상대로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살 빈 파하드 스타디움에서 있었습니다. 이적 공식 발표 이후 경기장에서 몇 경기 참관했었지만 벤치에서 팀을 지휘하는 것은 오늘 경기가 처음입니다.

 

오늘의 경기는 리그 경기가 아닌 프린스 파이살 빈 파하드 컵 준결승전입니다. 참고로 사우디에는 몇 가지 컵대화가 있는데 1부 리그 팀들이 참가하는 컵 대회로는 프린스 파이살 빈 파하드 컵, 사우디 크라운 프린스 컵, 사우디 킹 컵 오브 챔피언스 대회가 있습니다. 프린스 파이살 빈 파하드 컵은 2군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이고, 나머지 대회는 1군 선수들이 참가합니다. 1부 리그 12개팀과 2부 리그 4개팀 등 총 16개팀이 참가하는 사우디 크라운 프린스 컵은 2월에 경기일정이 잡혀있고, 1부 리그 상위 8개팀이 참가하는 사우디 킹 컵 오브 챔피언스 대회는 시즌 종료 후에 개최되며 아직 일정은 잡히지 않았지만, 보통 4~5월에 개최됩니다.

 

프린스 파이살 빈 파하드 컵 준결승에는 알 파티흐FC, 알 샤밥, 알 힐랄, 알 아흘리의 4팀이 올라왔으며, 어제 있었던 알 파티흐FC-알 샤밥의 경기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알 샤밥이 2대 3으로 이겨 이미 결승에 진출한 상황입니다.

 

알 힐랄의 경우 2군 감독을 별도로 두고 있는 반면, 알 아흘리는 별도의 2군 감독이 없는지 파리아스 감독이 이적 후 처음으로 벤치에서 경기를 지휘하게 되었습니다.

 

경기는 시작 2분 만에 아흐메드 알 프라이디의 선제골로 알 힐랄의 손쉽게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유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펼쳤습니다만, 후반 43분 바디르 알 카라시의 동점골로 전반은 팽팽하게 1대 1로 끝났습니다.

 

후반 11분 알 아흘리의 압둘라힘 자이자위가 역전골을 성공시킴으로써 후반에 강한 파리아스 매직이 사우디에서도 먹히는가 싶었습니다만, 알 힐랄은 후반 28분 이사 알 메흐야니의 페널티킥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채 후반을 마치고 연장에 들어갔습니다.

 

팽팽하게 진행되던 경기는 연장 전반 13분 두번째 골을 성공시킨 압둘라힘 자이자위의 골로 2대 3으로 앞선 상황에서 전반을 마무리하며 15분만 버티면 결승전에 진출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데 성공했습니다만, 그 15분을 지키지 못하고 알 힐랄에게 승리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연장 후반 8분 나와프 알 아비드의 페널티킥 동점골에 이은 11분 살만 알 모아쉬르의 결승골을 연속으로 허용하며 다 잡을 것만 같았던 경기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3분 만에 역전당한 것에 흥분한 알 아흘리의 선수들이 흥분하기 시작하며 거칠어진 플레이에 주심의 어정쩡한 경기진행에 과도한 항의를 하면서 후반 13분에는 말리크 모아드가 퇴장당해 숫적 열세 속에 경기를 마무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경기 후에도 알 아흘리 선수들의 격해진 감정은 사그러들지 않아 주심에게 몰려가 항의를 하는 과정 속에 주심은 가장 격하게 항의하던 왈리드 압두라브 알 조후둘리를 경기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퇴장조치를 내리고는 경찰들의 호위 속에 경기장을 빠져나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파리아스 감독은 이런 2군 선수들을 보며 작년 유리한 상황 속에서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고 자신이 이끌던 포항에게 무너졌던 FC서울 선수들을 떠올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 알 아흘리는 16전 6승 5무 5패 승점 23점 (22 득점/21 실점)으로 리그 6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5위인 알 와흐다와는 승점은 같으나 골득실차에 밀리고, 4위 알 나스르와는 승점 4점 차이입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최상의 순위가 4위입니다만 두 팀에 비해 한 경기를 더 치뤘기 때문에 순위 경쟁에서 유리한 상황은 아닙니다. 6경기가 남은 이번 시즌과 예정되어 있는 사우디 국내 컵대회 및 AFC 챔피언스 리그에서 파리아스 감독은 어떤 경기를 보여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