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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사마에어 운항정지. 위태로운 사우디 저가 항공사들의 현실

둘뱅 2010. 9. 3. 18:25

 

(사마 에어의 공식 홈페이지 http://www.flysama.com 메인에 걸려있는 운항정지 관련 안내문. 24일부터 시작되었는데, 공지는 29일자로 업데이트되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저가 항공사 중 하나인 사마에어는 운항 정지에 들어갔습니다. 2억6천6백만 달러의 재정손실을 만회할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공식적으로는 이번의 운항 정지가 일시적이길 희망한다고 밝혔다지만, 과연 그들의 희망대로 정상으로 돌아오리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사마에어는 과거 US Airway, Delta, United 등 미국 항공사에서 근무했던 브루스 아쉬비를 CEO로 하는 민간 항공사로 2005년부터 활동을 시작하여 보잉 737-300 6대로 사우디 국내의 10개 노선과 이집트, UAE, 요르단, 시리아, 수단 등에 매주 164편을 운행해 왔으며, 국내외 추가 노선 개발과 운항 확장을 위해 절실한 비행기 추가 계약 등 사세를 확장시키려고 애쓰던 중이었습니다. 자신들의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작년에는 58대의 에어버스 A320과 12대의 보잉 787을 3년 안에 구매하겠다는 계약서에 사인했었다고 합니다. 그러한 계획을 실현해 보기 전에 일시적일지, 영구적일지 모를 운항 정지 결정을 내리게 된거죠. 참고로 사마에어에는 현재 8명인가 9명의 한국인 항공 승무원이 채용되어 담맘과 젯다에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주말 젯다의 한식당 코리아나 옆자리에서 본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군요.)

 

한편 사마에어와 함께 또 하나의 저가 항공사인 나스에어도 사마 보다는 상황이 그나마 낫지만, 이번 이드 이후로 위태하다는 루머들이 업계 종사자들 사이에서 나돌고 있다고 합니다. 의욕적으로 사업을 시작한 민간 저가 항공사들이 암울한 시기를 보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민간 항공 사업자를 키우려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와 항공당국 (GACA)의 의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현재 사우디에는 국적 항공사인 국영 사우디아라비아 항공 (통칭 사우디야)과 민간 저가 항공사인 사마 에어와 나스 에어가 있습니다만, 사실상 공무원들이나 다름없는 사우디야 우선 정책 속에 저가 항공사들의 지원에는 무관심했다는군요.

 

GACA는 각종 규제와 제약을 걸어 신생 항공사들의 국내 노선 확충 및 정상적인 운항을 어렵게하는 등 공정한 경쟁의 기회를 차단시켜 왔으며, 가뜩이나 부족한 공항 인프라로 인해 제약이 있는 공항 사용 우선 순위에서 사우디야에 밀리고, 운항 중인 비행기 자체가 적어 지난 3년간 정상적인 운항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 왔다고 합니다.

 

사우디야보다 훨씬 저가로 운항하기에 처음에는 많은 승객들이 몰렸다고 하지만, 공항 이용 우선 순위에 밀려 계획한 대로 운항을 못하는 일이 다반사로 생기면서 승객들의 마음을 얻는데도 실패했었다고 합니다. 지난 휴가 때 암만행 티켓을 알아본 적이 있었는데, 특가 판매 이벤트를 통해 구하면 사우디야 암만행 항공임의 약 1/4 수준에 표를 구할 수 있겠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 안 지키기로 악명이 높아 더 알아보진 않았었지만요. 뭐.. 한두시간 수준이 아닌 심할 경우 열 몇시간 혹은 다음날로 일정이 변하기도 한다니 말이죠. 그런 상황에서 기체 고장이라도 나버리면 대체 항공편이 없으니 그만큼 일정이 지연되어 고객 확보에 치명타였다고 하죠. 아무리 서비스가 별로고 비싸도 그나마 사우디야가 낫다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기엔 충분했으니까요.

 

이러한 운항 정책의 악순환으로 생기는 손실을 컨트롤하고 추가 계획을 진행하기 위해 유가 보조금 지원, 국내선 항공임 재조정 등 수차례 사우디 정부에 필요로 한 지원을 요청했지만, 결코 방아들여지지는 않았다고 하네요. 사우디 정부는 몇 년전부터 관광 사업을 육성시키겠노라고 목소리는 높이고 있지만, 과연 그럴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워 보이는 행보를 취하고 있거든요.

 

사우디 국내선을 이용해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현재 사우디야의 항공편으로는 모든 국내선 승객수요를 커버하지 못하고 있어 장거리 이용에는 비행기가 훨씬 좋은 상황에서 추가 항공사들이 제대로만 운항되면 자신들의 부담을 어느 정도 줄이고 승객들에게도 보다 많은 이동 기회를 확보하는 걸텐데도 말이죠.

 

현재 사우디야도 내부적으로는 사업부 별로 분사시키고 민영화 계획도 있다고 합니다만, 그것도 쉽지 않은 것이 사우디 회사라면 반드시 내야 할 자카트세를 창사 이래 한번도 내지 않아 체납금이 수십억 리얄에 달한다고 하네요. 이를 그대로 떠안을 곳이 어디 있을까 싶네요. 사우디야는 정부 기업이랍시고 각종 지원에다 이러한 체납까지도 눈감아주는 특혜를 받아오고 있는 반면, 다른 저가 항공사들은 특혜는 기대할 수도 없고 어차피 공짜 지원도 아닐텐데 그나마 기대한 지원마저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니 반전을 노릴 기회를 찾기 쉽지 않을 수 밖에요.

 

이러한 악순환이 되풀이 되면서 한단계 더 도약을 꿈꾸던 사마에어는 운항 정지를 발표할 수 밖에 없었고, 사마보다는 상황이 그나마 낫다고는 하지만 나스에어도 비슷한 길을 걷게될 것이라는 루머가 돌게 되었다고 합니다.

 

과연 이들 항공사들은 어떤 길을 걷게 될까요??? 사우디야 외에 다른 창공사가 자리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결국 또다른 왕자가 항공사 하나 세우는 것 밖엔 없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