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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얼떨결에 잠깐 묵은 호텔 르 메르디앙 두바이 (le MERDIEN DUBAI)

둘뱅 2010. 4. 14. 02:06

이번 휴가복귀까지 포함해서 에미레이트 항공을 타고 두바이를 경유해서 젯다를 세 번 갔었다. 두바이에는 새벽 4시반 전후로 도착하고 젯다행 비행기는 오후 4시 15분에 있기에 대략 12시간을 두바이에서 보내야만 한다.

 

처음 갔었을 때는 호텔 바우처가 있었는데 여행사에서 몰랐는지, 아니면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호텔값 비싼 두바이에서 12시간 묵자고 방 여러개 빌리기 싫다고 3명이서 방 하나를 얻어 시간을 보냈다. 사장님과 같이 있었기에 그야말로 쉬는게 쉬는게 아니었기에 맘대로 잘 수 없었던 아픈 기억이 있다.

 

두번째 갔었을 때는 항공사에서 호텔 바우처를 주더라며 받아갔다. 이번에도 역시 3명이었는데, 1인당 방 한개씩 주었다. 두바이 국제공항 근처의 밀레니엄 에어포트라는 두 동짜리 호텔이었는데, 클래스에 따라 호텔의 동이 달랐었다.

 

이번에 받은 호텔 바우처에도 밀레니엄 에어포트 호텔로 표시가 되어 있기에, 그때 당시 가보지 못했던 그 동의 방을 이용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호텔 바우처를 신청하면서 운전기사 서비스 (Chauffeur-Drive)를 신청했다길래 일단 공항에서 입국수속을 밟은 후 운전기사 서비스 사무실을 찾아갔다. 운전기사 서비스 사무실은 입국장에서 나오자마자 오른쪽 끝으로 가면 된다. 왼쪽으로 가면 공항 밖으로 나가게 되고...

 

운전기사 서비스 데스크에서 호텔 바우처를 보여줬더니 간단히 확인한 후 잠시 기다려 달라고 한다. 기다리는 동안 두 명의 손님이 바로 운전기사 서비스를 이용했고, 그 다음에 온 손님이 나처럼 기다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리고 잠시 후 데스크 직원은 나와 그 사람을 부르더니 사무실 밖으로 나가서 주차해 있던 봉고차(?)까지 데려가더니 이 차를 타면 된다고 일러주었다. 어디 팔려가는 것도 아니고 왠 봉고차? 이러고 봤더니 얘도 벤츠다.....ㅠㅠ

 

 

 

그 사람과 나를 태운 봉고차는 공항 근처의 호텔에 내려다주었다. 나는 역방향으로 앉았기에 어디에 가는지도 몰랐었다. 막상 로비를 향해 가다보니... 내 기억속에 있던 그 밀레니엄 에어포트 호텔이 아니었다. 내 기억 속의 그곳은 나름 화사하고 넓은 공간의 로비를 가진 호텔이었는데, 그에 비하면 무척이나 좁게 느껴졌다... 

 

난 어디로 온거지? 이러고 있는데 체크인 서류를 보니 르 메르디앙 두바이라고 써있는 것이 아닌가!!!!

르 메르디앙 호텔에 대해서는 이름만 알고 있는 정도였지만, 적어도 밀레니엄 에어포트 호텔보다는 등급이 높은 호텔이란 건 대충 눈치챌 수 있었다. 잘못 왔나 싶기도 했지만, 체크인 수속에 문제가 없는거 보니 제대로 온 것이 맞나 싶었다. 일단 체크인 수속을 마친 후 카드키와 아침과 점심용 식권 2매를 받았다.

 

 

카드키

 

 

식권 2매 중 점심 식권. (아침을 먹은 후에 찍어서 아침 식권은 이미 써버린 뒤였다...^^)

 

 

체크인 수속을 마치고는 직원의 안내에 따라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으로 방을 찾아 올라갔다.  

 

1층에서 본 로비

 

 

2층에서 본 로비...  고급호텔의 로비가 이렇게 좁을까?

 

 

내 방은 2006호실이었다.

 

(몇호실인지를 알려주는 안내판? 자체가 다르다.)

 

 

막상 방 앞에 도착했는데 어떻게 들어가야 하나 싶어 3초 망설였다. 의례 손잡이 측면에 있는 키 인식기가 안 보였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시 들여다보니 터치식 도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기다 키를 대 주세요~!)

 

 

방에 도착해 보니 시간은 새벽 다섯시. 일단 방에다 짐을 풀고 처음 이용해보는 메르디앙 호텔 방을 둘러보았다. 개인적으로도 처음 묵어보는 별다섯개짜리 호텔이기도 했다. 

 

 

 

혼자 자기엔 너무나 큰 침대~

 

 

찻장 옆에는 간단한 먹거리와 술이 놓여 있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양주와 안주거리들....

 

 

 

냉장고에도 마실 것은 가득 있었다...

 

 

 

그리고 뭔가 고급스러워 보이는 찻잔 세트와 주전자.

 

 

 

 

 

 

 

안그래도 급추웠던 서울에 있다가 새벽부터 30도를 향해가는 두바이에 있자니 땀도 나고 해서 일단 샤워를 했다. 욕조에 있는 세면용품들도 무슨 천연 요소 SPA 이런게 있었다.

 

 

 

샤워 후 머리를 말리면서 잠깐 TV를 켜고 채널을 돌리다 바로 꺼버렸다. LG 벽걸이 LCD를 걸어놓고는 어디가 문제인지 몰라도 디지털 화면이 아닌 구리구리한 화면이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잠깐 있으면서 발견한 옥의 티랄까...

 

자는데 방해받기 싫어서 방해하지 마시오... 푯말을 걸고 싶었는데, 보통 문 근처에 있어야 할 그것이 보이지 않아 찾아보니 이것은 전자 시스템화 되어 있었다. 카드키를 꽂는 곳 바로 위에 말이다. 

 

 

 

방해하지 말던 청소하던 원하는 것이 있으면 해당 버튼을 누르면 되고, 취소하고 싶을 때는 밑에 리셋을 누르면 된다.

 

 

 

잠깐 눈을 붙인 후 아침을 먹기 위해 식당을 향해 가는데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 대형 로비는 대체!!!!

 

 

 

 

 

그럼 난 대체 어디로 들어온겨?????

 

 

(형광등 모자이크 처리?)

 

 

놀라움도 잠시 일단 밥먹으러 들어갔다. 부페식이었다.

 

 

 

 

 

내가 아침으로 먹은 것. 빵은 다 먹고 자릴 비우니 그새 채워져 있었다.

 

 

앙증맞은 커피 주전자.

 

 

난 이상하게 호텔에서 아침 부페를 먹을 때마다 오믈렛을 시켜먹는 습관이 있어 (결코 집에서까지 이러진 않는다...) 이 곳에서도 오믈렛을 시켰는데, 가져다준 오믈렛은 대박이었다. 이렇게 장식해서 나오는 오믈렛을 본 적이 없었으니까....

 

여기에도 빵과 잎사귀가....

 

 

아침을 먹다보니 창 밖으로 야외 수영장이 보여서 식사 후 잠시 둘러봤다. 수영복만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다...ㅠㅠ

 

얼마만에 보는 비키니....응???

 

 

헐... 풀장 구석에 바가 있었다. 영화에서나 봤던 기억이...

 

 

아침 먹고 방으로 돌아가는 길에 엘리베이터를 타 보았다. 너무나 심플하게 2개의 층만 있는, 굳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않아도 되는 호텔이었던 것이다.

 

 

 

원래 생각은 아침을 먹고 잠시 바깥 구경을 하다 점심 먹공 공항엘 가는 것이었지만, 컨디션이 계속 안좋았던데다 확 더운 날씨에 질려서 그냥 호텔 구경이나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대체 어떤 구조길래 이렇게 당황스러운 상황의 연속이었던 것인지... 

 

호텔 정문 근처에 있는 식당들...

 

 

이 호텔은 르 메르디앙 두바이입니다!

 

 

이것이 원래 호텔 정문

 

 

내가 들어온 곳은 여기가 아니었는데.... 그럼 어디로???? 정문 왼쪽을 보고 있자니 또다른 문이 하나 보였다. 내가 도착했던 곳은 바로 이 쪽문? 이었던 것이다...

 

 

 

 

에미레이트 항공과 르 메르디앙 두바이와의 계약 하에 중간 경유 손님들을 위한 호텔을 제공해주는 것 같았다. 문 근처에는 이곳에 올 때 데려다 주었던 벤츠 봉고가 서 있었다.

 

 

이래 보여도 나도 벤츠!!!!

 

 

입구가 두 개에 383개의 방과 18개의 식당이 있다는 대형 고급 호텔이라는데 건물은 겨우 2층짜리.... 뭔가 이상하지 않나??? 그래서 구글 어스로 찾아봤다. 난 정말 일부만 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구글어스로 본 르 메르디앙 두바이. 난 빨간 점과 점 사이 구간만 다녔던 거다.

 

 

방에서 잠깐 휴식을 취한 후 점심을 먹으러 갔다. 같은 식당을 이용했지만, 아침 부페와는 전혀 다른 요리들이 제공되고 있었다.

 

사우디에 들어가면 먹기 힘든 회와 초밥류를 주로 골랐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 체크아웃을 한 후 다시 벤츠 봉고를 타고 공항 터미날로 향했다. 생각 외에 좋은 곳에서 잠깐 있었을 뿐인데 다시 사우디로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잠시 사라져 버렸었다. 그런다고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