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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SPL] 이영표 2호 어시스트 알 힐랄, 알 라이드 대파!!! 새 감독은???

둘뱅 2010. 10. 29. 08:19

 

 

28일 저녁 7시 45분 부라이다에 있는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는 사우디 리그 11라운드 경기인 알 라이드와 알 힐랄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현재 알 힐랄의 감독직은 공석입니다. 에릭 게레츠 감독이 지난 10라운드 알 나스르와의 리야드 더비전을 끝으로 알 힐랄을 떠나 모로코 국가대표 감독으로 정식 취임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26라운드 중 6경기 밖에 치루지 않은 상황에서 6전 6승으로 순항 중이던 에릭 게레츠 감독의 갑작스런 사임의 결정적인 이유는 AFC 4강전에서 탈락했기 때문입니다. 7월부터 모로코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으면서 알 힐랄 감독직을 겸임해왔으나, 가장 큰 겸임 사유였던 AFC 아시안 챔피언스 리그 4강에서 탈락했기에 더 이상 겸임할 필요가 없어졌죠.

 

그래도 미련없이 떠날 수 있었던 건 조브아한과의 두 경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무너졌으니 말이죠. 특히 킹 파하드 인터내셔날 스타디움에서 열렸던 2차전에서의 무기력한 패배는 그의 사임을 결정짓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좀처럼 보기 힘든 경기장을 가득 메운 68,752명의 관중들 앞에서 예상치 못한 졸전 끝에 당한 무득점 패배는 구단 고위층이나 팬들에게 있어서 충격적인 결과였을 것입니다. 에릭 게레츠 감독의 마지막 경기이자, 리그에서 관중수가 많기로 유명한 지난 10라운드 알 나스르와의 리야드 더비 관중수가 23,814명임을 생각해 본다면 아시안 챔피언스 리그 결승진출에 대한 염원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갑작스런 에릭 게레츠 감독의 사임 이후 알 힐랄은 사우디 리그 09/10 시즌 우승팀 자격으로 이미 출전권을 확보해 놓은 내년 시즌 아시안 챔피언스리그에서의 우승을 목표로 새로운 감독을 물색하고 있는 중입니다. 현재까지는 팀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이 준데다 주축 선수들을 시장에 내놓는 구단의 운영에 반발하며 이번 시즌 개막을 5일 앞두고 아스톤 빌라 감독직을 사임한 마틴 오닐 전 아스톤 빌라, 셀틱 감독과의 계약이 유력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원래 구단 운영진은 스벤 고란 에릭손 전 잉글랜드 국가대표 감독을 염두에 두고 비과세에 스탭을 대동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목전에 두고 있었으나 그가 갑작스레 레스터 시티로 선회하면서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는 그에게 계약기간 2년에 세금없는 연봉 450만 파운드를 오퍼했으며 거의 최종 단계라고 합니다. 해외팀 지도 경력이 없고, 이번 시즌 이미지를 구기고 있지만 리버풀 감독직까지도 연결되어 있던 마틴 오닐이 사우디 알 힐랄의 감독으로 부임하게 된다면 그야말로 깜짝 소식이 될 듯합니다. 구단의 팀에 대한 지원이 약해지면서 감독직을 사임했던 그로서는 과세없는 급여도 급여겠지만, 구단 지원에 대한 걱정없이 감독직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팀은 그에게 전폭적인 지원과 함께 원하면 그의 스탭을 데리고 와도 좋다고 했다는군요. 아직 오피셜 발표는 없지만 그가 에릭 게레츠 감독이 모로코로 가기 직전 만나 구단 운영과 ACL 4강진출까지 올랐던 팀에 대한 안내를 받았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거의 확실시하는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오늘의 시합은 수석코치인 라인하르트 스텀프 감독대행 체제로 치루고 있습니다. 감독도 없는 상황에서 야세르 알 까흐따니 등 주요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오늘 경기에서 이영표는 어김없이 우측 풀백으로 선발 출장하였습니다. 홈팀인 알 라이드의 적극적인 공격과 함께 경기는 초반부터 화끈하게 진행되었습니다. 이영표도 전반 28분 강력한 슛을 날렸지만 안타깝게도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습니다. 결국 전반은 0대 0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무승부로 진행되던 경기에서 선제골의 흐름을 잡은 건 알 라이드였습니다. 후반 8분 페널티킥을 얻어내 무사 알 샤므리가 실축했거든요. 골을 넣긴 했지만 주심이 무효를 선언한 것이 알 라이드와 그에게 있어서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재차 시도한 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면서 골을 넣지 못했으니까요. 무사 알 샤므리의 불운은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는데. 자신의 실축 후 3분만에 얻어낸 두번째 페널티킥마저 실축해버렸기 때문입니다. 두번째 페널티킥마저 골키퍼 정면을 향했거든요. 알 힐랄은 두번째 페널티킥 과정에서 거친 백태클과 심판에 대한 항의로 수비수 마지드 알 마르샤디가 바로 퇴장 당해 수적인 열세 속에 남은 시합을 치뤄야 하는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하지만 5분만에 허용한 두 개의 페널티킥을 막아낸 알 힐랄은 수적인 열세 속에서도 오히려 무너지지 않고 흐름을 타기 시작합니다. 후반 16분 오사마 후사위가 문전 혼전 상황에서 자신 앞에 떨어진 볼을 침착하게 넣어 선제골을 성공시켰거든요.그리고 5분 만인 후반 21분 티아고 네베스가 추가골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굳히기 시작합니다. 알 힐랄 문전 주변에서 볼을 가로채 알 라이드 진영으로 측면 돌파한 이영표로 부터 시작된 역습 찬스를 살려 티아고 네베스가 페널티 에어리어 중앙에서 날린 슛이 점프한 골키퍼 키를 넘기고 골대를 맞추며 골인이 되면서 경기를 2대 0이 될 뻔한 경기를 0대 2로 뒤집게 되었습니다. 

 

원정 경기면서도 홈팬들 보다 더 많은 응원을 받으며 (관중의 상당수가 알 라이드가 아닌 알 힐랄의 팬...) 기세를 살리기 시작한 알 힐랄의 골행진은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두번째 골로부터 7분 뒤인 후반 28분 두번째 골을 넣은 티아고 네베스가 이영표의 어시스트로 자신의 이번 시합 두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승리를 굳힙니다. 이영표가 문전으로 보낸 땅볼 패스가 빌헬름손의 페이크로 문전에 쇄도하던 티아고 네베스에게 연결되면서 자신에게 다가오며 넘어지는 골키퍼의 겨드랑이 사이로 가볍게 밀어넣습니다...  

 

 

 

두번의 페널티킥 위기를 넘기고 처한 수적인 열세 속에서 오히려 3골을 넣으며 사실상 승부를 확정지은 알 힐랄은 무함마드 알 샤흘룹이 후반 44분 추가골을 성공시키면서 감독대행 체제로 치룬 첫 경기를 원정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0대 4의 대승을 거둡니다. 우측 골라인까지 돌파한 빌헬름손이 수비수 3명을 제끼며 연결해 준 땅볼 크로스를 골대 주변에 있던 무함마드 알 샤흘룹에게 연결되면서 가볍게 줏어 넣습니다. 에릭 게레츠 감독을 대행해서 경기를 치룬 알 힐랄의 라인하르트 스텀프 수석코치는 만면에 웃음을 가득지으며 감독 대행으로 치룬 첫 경기의 대승을 자축합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선발 출장한 이영표는 두 시즌 연속 풀타임 출장기록을 늘려갔습니다. 지난 시즌에 전경기 풀타임을 소화한 유일한 선수였던 그는 이번 시즌들어서도 오늘까지 치룬 7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하고 있습니다. 이영표와 함께 풀타임 출장으로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선수는 선제골의 주인공 오사마 알 후사위 뿐입니다. 지난 아브조한과의 준결승전에서 퇴장을 당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던 이영표는 오늘 경기에서는 본업인 수비 뿐만 아니라 상대 공격수의 볼을 빼앗아 첫 골의 시발점이 된 역습상황을 만들어내고 두번째 골에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티아고 네베스가 넣은 두 골에 보두 관여하며 팀의 대승에 일조하였습니다. 오늘의 어시스트는 시즌 2호 어시스트로 6 어시스트의 빌헬름손, 3 어시스트의 무함마드 알 샤흘룹에 이어 이사 알 무흐야니, 아흐마드 알 프라이디에 팀 내 세번째로 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오히려 대승을 거둔 알 힐랄에게는 감독 선임이라는 과제가 남아있습니다. 언론에서 예상하는대로 마틴 오닐 전 아스톤 빌라 감독이 알 힐랄의 신임 감독으로 부임하게 될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알 힐랄 감독으로 부임하게 된다면 갑작스런 아스톤 빌라 감독직 사퇴에 이어 두 달 반만에 그가 전해주는 두번째 깜짝 뉴스가 되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