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살 빈 파하드 스타디움에서는 11라운드 경기 홈 팀인 알 샤밥과 알 와흐다의 시합이 열리고 있습니다. 비록 AFC 아시안 챔피언스 리그 4강전에 참가하기 위해 쉰 경기들이 많아 리그 최소 경기인 6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리그 하위권에 있는 알 샤밥으로써는 우선 하위권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경기입니다. 4강 탈락의 아픔을 딛고 바로 전 경기인 지난 10라운드 알 아흘리와의 경기에서 1대 2 역전승을 거두었기에 좋은 분위기를 탈 수 있는 경기이기도 합니다.
지난 알 아흘리와의 경기에서는 벤치를 지켰던 송종국은 우측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하였습니다.
경기는 2분만에 터진 알 샤밥의 선제골로 알 샤밥이 유리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알 샤밥의 선제골은 바로 송종국이 터뜨렸습니다. 우측 페널티 에어리어 근방에서 좌측 골대를 노리고 찬 슛이 상대방 수비수에 걸려 바운드 되면서 몸을 날린 골키퍼 키를 살짝 넘기며 골이 되었습니다. 송종국의 사우디 리그 데뷔 후 첫 골입니다. 기억이 맞다면 송종국이 리그에서 골을 기록한 것이 2008년 수원 삼성에서 넣었던 것 이후 근 2년만에 처음이 아닐까 싶네요.
이어서 후반 15분에는 카마초가 송종국과 반대쪽인 좌측에서 날린 슛이 골대를 가르며 2대 0으로 앞서가는 알 샤밥입니다. 이번 시즌 리그 13위의 저질 득점력으로 고전하고 있는 알 샤밥으로서는 의외로 빠른 시간안에 두 골을 성공시키는 흔치 않은 경기를 펼치고 있습니다.
전반 2분만에 터진 선제골의 영향인가요... 알 샤밥은 전반 21분 팀의 주전 골잡이 나세르 알 샤므라니가 세번째 골을 넣으며 3대 0으로 앞서갑니다. 우측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가볍게 헤딩슛으로 연결시킵니다. 확실히 오늘 시합의 알 샤밥은 이번 시즌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대량득점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송종국은 우측 미드필더로 출전했지만, 경기 전개에 따라 중앙 좌측을 오가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며 플레이를 펼치고 있습니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 터진 다득점에도 팽팽한 경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알 샤밥 수비진이 비교적 믿음직스럽지는 못하기에 얼마든지 추격을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알 샤밥도 다득점임에도 불구하고 느슨하지 않은 경기를 펼치고 있는 탓이기도 합니다.
결국 전반 36분 무함마드 아시리에게 추격골을 허용하는 알 샤밥입니다. 실점 상황에서 송종국의 실수가 안타깝네요. 무함마드 아시리와의 공중볼 경합에서 실패한 다음 자신의 얼굴을 맞고 튀어나온 공을 경합 후 문전으로 쇄도하던 무함마드 아시리에게 연결되면서 그대로 툭 쳐서 밀어넣었으니 말이죠.
전반 막판 추가골을 넣기 위한 알 와흐다의 공세가 계속되었지만, 알 샤밥은 더 이상의 실점을 허용하지 않고 전반을 3대 1로 마칩니다. 전반에 넣은 3골은 알 샤밥의 이번 시즌 최다골입니다. 이번 시즌 거둔 3승 모두 공교롭게도 2대 1로 이긴 경기들 뿐이었거든요.
피치 위에 먼저 올라와 후반을 준비하는 알 샤밥 선수들입니다. 알 샤밥에서 의외로 초반 3골을 실점한 알 와흐다 선수들은 천천히 나오네요.
후반 5분 알 와흐다로서는 안타까운 순간이 지나갑니다. 알 샤밥 문전 공략 중 얄 샤밥 수비수들의 반칙으로 페널티킥을 얻을 수 있었는데, 단순 몸싸움이라고 생각한 주심의 판단에 의해 그냥 경기가 진행됩니다. 알 와흐다 감독이 항의는 해보지만 이미 늦었을 뿐입니다.
후반 10분 알 샤밥은 첫 선수교체를 합니다. 파이살 술탄을 빼고 압두 아띠프가 들어오네요. 압두 아띠프의 어시스트에 이은 나세르 알 샤므라니의 재치있는 슛으로 추가골을 노렸지만, 골키퍼의 안면 방어에 막힙니다.
후반 14분에는 송종국의 스루패스에 이은 나세르 알 샤므라니의 슛이 이어지지만 골키퍼 정면입니다.
오늘 경기의 관중수는 515명이라고 합니다. 알 샤밥이나 알 와흐다나 리그 내 인기팀들은 아니기에 관중수는 적습니다만, 그게 전부는 아니죠. K리그와 달리 경기장에 안가도 티비로 보는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후반 17분 페널티킥을 얻은 알 와흐다의 무함마드 아시리가 이를 성공시켜 3대 2로 따라 붙습니다. 역시나 다득점을 해도 안심하기 힘든 알 샤밥 경기답습니다. 결국 후반 18분 이어지는 공격에서 알 와흐다가 동점을 만들어 냅니다. 페널티 에어리어 좌측에서 날린 크로스가 알 샤밥 수비수 3명을 가로질러 문전으로 쇄도하던 펠리페 캄포스에게 이어지면서 헤딩골을 넣습니다.
동점골을 허용하자 알 샤밥 구단주의 얼굴은 똥씹은 표정을 짓기 시작합니다. 3골이나 넣어줘도 동점을 허용하니 참... 그렇죠... 반면 3골을 따라잡은 알 와흐다의 구단주는 자신에게 주는 샤이마저 거부할 정도로 필받기 시작합니다. 승부는 원점으로~!
알 샤밥은 두번째 선수교체로 올리베이라를 투입합니다. 지난 알 아흘리전에서 페널티킥으로만 두 골을 넣으며 역전승의 주인공이 되었던 올리베이라입니다.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간 후 소강상태로 접어든 상황에서 폿사티 감독은 오늘 시합에서의 승리를 잡고 싶은 듯 카마초를 불러들이고 공격수를 내보내며 마지막 교체카드를 써버립니다. 이것으로 송종국은 풀타임 출장이 확정되었습니다.
후반 39분 송종국의 노룩 패스에서 비롯된 결정적인 찬슬르 맞이했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힙니다. 감독도 팬들도 모두 안타까움의 탄성을 지릅니다.
후반 43분 알 와흐다의 우측면을 돌파하던 알 샤밥의 압두 아띠프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교체로 들어온 나지 마즈라쉬가 성공시키며 4대 3으로 다시 앞서갑니다. 골키퍼가 방향을 제대로 읽었는데도 막지 못하네요. 알 샤밥 팬들은 나지의 이름을 소리높여 외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추가시간 3분이 주어진 가운데 인저리 타임 들어 동점을 다시 노리는 알 와흐다의 공세가 거세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결국 다시 동점을 만드는데는 실패하여 알 샤밥이 알 와흐다를 힘겹게 4대 3으로 꺾고 리그 3연승을 달리며 7전 4승 1무 2패 승점 13점으로 순위를 11위에서 3위로 끌어올립니다.
송종국은 풀타임 출장하며 팀의 승리에 기여했습니다. 오늘의 골은 리그 데뷔 후 첫 골이자 본인에게도 근 2년만에 넣는 필드골이기에 더욱 감회가 새로울 것 같습니다. 선제골 외에도 골로 이어지진 않았지만, 몇 차례 멋진 패스를 선보이며 팀에 녹아들어간 듯한 좋은 플레이를 펼쳤습니다.
알 샤밥은 여전히 팀의 수비진이 불안하긴 하지만, 리그 초반의 어려움에서 벗어나 좋은 흐름을 타고 있기에 본격적인 순위 경쟁에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까지 다른 팀들보다 3~4게임을 덜 치룬 상태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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