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 대신 둘러본 코벤트 가든

둘뱅 2011. 1. 7. 02:53

(폭설이 내린 후...)

 

 

전날의 폭설로 영국 관광의 두번째 목적이었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의 첼시-맨유전이 취소되면서 시합을 같이 보기로 한 후배와 원래 계획했던 스탬포드 브릿지가 아닌 센트럴쪽에서 만나는 것으로 약속을 급조정했습니다. 나중에 듣고 보니 전날 옥스포드 대학에 놀러갔다가 열차편이 제대로 운행되지 못해 밤늦게 도착했다는 군요.

 

 

일단 약속장소로 나가기 전에 선불제 심카드를 충전하기 위해 일링 브로드웨이 튜브역 부근의 T-Mobile 매장으로 갔습니다. 심카드를 꽂고 집에 전화를 걸었더니 3분만에 요금을 다 소진해버린 관계로 후배와의 연락 등을 위해 충전이 필요했거든요. 충전카드마다 스크래치 해서 나오는 번호로 충전하는 사우디 방식과 달리 팝업 카드라 불리는 카드에 충전하는 방식이더군요. 한번 발급된 카드의 유효기간이 10년 정도 되니 매번 카드를 사는 것보단 한결 효율적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 충전기계를 따로 보급해야 하는 부담이 더 크겠지만요.

 

 

충전을 하려고 했더니 매장의 여종업원이 손님맞이보다 제 오른족 어깨에 매달린 카메라에 더 많은 관심을 보입니다. (소니 A900에 24-70ZA를 물리고 있었거든요.) 실력은 야매지만 장비와 폼은 그럴듯해 보이는지 관광지에서 사진을 찍다보면 저에게 사진을 찍어달라며 카메라를 맡기는 일행들을 종종 보곤 합니다만 (대부분 커플...ㅠㅠ), 매장에서 찍어달라고 하는 사람은 첨입니다. 그것도 제 카메라로 말이죠... (원래 실력이 야매라... 포즈 잡고 찍어주는 거에 약합니다. 개인적으론 보다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는 몰카 스타일을 선호한다죠...)

 

 

서글서글한 이목구비가 인상적인 여종업원은 사진을 보더니 역시 자신은 오른쪽에서 보는 옆모습이 훨씬 낫다고 하기에 이에 동의해 주었습니다.. 잠깐 스쳐지나면서 봤지만 전면보단 측면이 더 인상적이었거든요. 그리곤 제게 물어봅니다. 니콘 카메라 뭐가 좋냐면서 말이죠. (왜 소니 카메라 쓰는 사람에게 니콘을 물어보냐능!!!) 

 

(런던에서 사진 찍어달라고 요청했던 T-mobile 매장 종업원들...)

 

 

카메라 때문에 뜻하지 않게 시간을 까먹은 후에 부랴부랴 목적지로 향했습니다. 어제와 달리 튜브는 비교적 정상운행되고 있었습니다. 전날 고생했기에 시간을 넉넉하게 잡았던 것이 무의미하게 말이죠.

 

(전날의 폭설이 전혀 연상되지 않은 시내 풍경... 그런데 경기는 왜 취소냐구!!!!)

 

 

점심 때였기에 후배를 만나 식당으로 향했습니다. 일단 메뉴는 영국에 왔으면 꼭 먹어봐야 하는 피쉬 앤 칩스로 정해진 상태였습니다. 후배는 영국에 오기 전 알게 되었다는 맛집이라면서 한참을 걸은 끝에 한 식당을 소개해주었습니다. 런던 가이드 정보에서 빠지지 않는, 반드시 가봐야 할 곳으로 뽑히는 대표적인 피쉬 앤 칩스 식당인 Rock & Sole Plaice이었습니다.

 

1871년에 문을 열었다는 이 식당은 그 특유의 맛 때문에 일반 펍에서 먹는 피쉬 앤 칩스보다 2~3배 비싼 메뉴에도 불구하고 손님이 몰리는 곳이었습니다. 펍에서 술안주 거리로 파는 것을 정식 메뉴화한 느낌이랄까요... 저희가 갔을 때도 손님들로 분주했습니다.

 

말로만 듣던 피쉬 앤 칩스를 처음 먹어본 건 젯다에서 였는데 아무래도 튀김요리인 탓에 느끼함을 느꼈던 터라 살짝 걱정했었지만, 그런 느끼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결국 순식간이 다 먹어치우고야 말았습니다. 아침을 굶은 상태였거든요...ㅠㅠ   

 

(이 앞의 것들도 이 식당의 야외 식탁과 의자. 날씨 좋을 땐 밖에서도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점심을 먹은 후 인근의 코벤트 가든으로 갔습니다. 코벤트 가든은 300년 이상 런던의 중요한 과일·화초·야채 시장이 있는 곳으로 이곳에는 영국 오페라의 본거지인 왕립 오페라 하우스(코벤트 가든)와 발레단들이 있다고 하네요. 코벤트 가든으로 가면서 후배는 어디선가 군밤냄새가 나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사실 제 코에는 후각이 거의 없는 장식용인지라 군밤냄새가 어떤 냄새인지를 모르는데 말이죠... 

 

 

 

(이런 어마어마한 크기의 루돌프가 끄는 썰매의 크기는 어느 정도일까 궁금해지던....)

 

 

(애플 마켓, 그리고 쇼핑을 하러 나온 사람들...)

 

 

추운 날 마켓 인근에서 외발 자전거를 타고 공연하는 어르신들이 있었습니다. 관객들 중에 특별 게스트를 뽑아 던져주는 걸 받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애썼지만, 제대로 던지지 못하는 힘없는 특별 게스트 때문에 수차례 시도한 끝에나 겨우 성공하더군요...

 

(으랏차차!!!)

 

 

그 특별 게스트는 바로!!!!

 

(이 어린 소녀였습니다...!!!)

 

 

날씨가 맑지는 않았으나 눈은 안왔기에 어제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니고 있었습니다.

 

 

 

 

재밌는 물건들을 파는 샵들도 있고...

 

(손으로 깎아 만든 펜들... 정말 찍고 싶었던 건 사진 촬영 금지라 안타깝게...)

 

 

공연하는 분들도 있고...

 

 

 

시장에 절대 없어서는 안될 먹거리들도 있습니다... 유럽 인근 국가의 먹거리들을 천막치고 팔더군요. 우리네 노천 음식점들 처럼 말이죠...

 

(말라 비틀어진 소세지들...)

 

 

날씨도 추웠기에 몸을 따뜻하게 하고자 와인 한 컵을 사먹어봤습니다. 그냥 파는 것이 아니라 와인을 끓여 종이컵에 부어줍니다.. 따뜻한 와인 속에 귤 한 조각도 넣어 따뜻한 수정과 같은 묘한 맛이 느껴집니다. 달달하면서도 시큼한... 한 컵만 마셨을 뿐인데 순간 확 오르면서 몸이 따뜻해지네요. 끓인 와인은 감기 예방에 좋은 유럽식 민간요법이라고 합니다.

 

(끓인 와인 드셔보세요~~~!)

 

 

(왕립 오페라 하우스 앞에서 와인을 마시며 광장을 보다.)

 

 

간단히 둘러본 후 떠나는 길에는 코스츄머 호객꾼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은빛으로 칠하신 분도 있고...)

 

 

 

 

(금빛으로 칠하신 분도 있고... 이 분은 카메라를 의식했습니다!!!)

 

 

그러나 코스츄머 호객꾼들 중에 가장 눈에 띄는 분은 바로....

 

 

 

 

 

캐러비안의 해적으로 유명한 죠니 뎁의 잭 스패로우를 코스프레하신 분이었습니다.

복장에다 특유의 행동까지!!!

 

 

(어때... 나 많이 닮은거 같지 않아....???)

 

 

코벤트 가든을 거의 빠져나가면서 후배가 처음에 느꼈던 군밤냄새의 정체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냄새의 정체는 바로...

 

(영국에서도 군밤을 파는지 몰랐는데... 군밤있써어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