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젯다] 비로 홍역을 치루는 젯다, 기록적인 폭우가 또다시 찾아오다!

둘뱅 2011. 1. 27. 04:46

올겨울의 젯다는 2000년대 들어 최악의 겨울, 본격적인 기상이변이 시작된 해로 기록될 듯 합니다. 기상이변의 영향으로 평소와 달리 잦은 비에 시달리고 있으니까요.

 

 

휴가 중이던 지난 연말에도 두어차례 폭우가 쏟아져 기습적인 피해를 입히고, 지난 1월 15일에는 45미리의 비로 2009년 11워 25일 이래 많은 비가 내려 많은 피해를 입히면서 일주일 후 젯다시에서 폭우에 대비한 대형 프로젝트를 준비하겠다는 발표를 비웃기라도 하듯, 대대적인 폭우가 젯다시 남부를 강타했습니다.

 

 

공식발표에 의하면 3시간 동안 젯다시 남부를 강타한 폭우의 강우량은 111mm!!! 

 

 

이는 2000년대 들어 최악의 참사로 기록된 2009년 11월 25일의 강우량인 90mm를 가볍게 상회하는 것이며, 11월~1월 3개월간 평균 강수량인 51mm를 두 배이상 넘는 것입니다. 지난 1월 15일의 폭우와 그 이전의 비까지 따져보면 1달도 안되는 사이에 평균 강수량의 3배 이상이 내린 셈이기도 합니다. 90mm의 비가 내렸던 2009년보다 비가 내린 시간은 한 시간 정도 더 짧았으니 어느 정도의 폭우일지는 아시겠지요.

 

 

제가 살고 있는 젯다 북부 지역은 전혀 비 피해를 입지 않은 반면 상대적으로 저지대에 낙후된 지역인 남부 지역은 이번 폭우로 인해 사망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하나 많은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동부 지역의 제방은 이번 폭우로 무너지기까지 했다는군요.

 

 

당장 젯다 남부의 중심 도로인 킹 압둘 아지즈 로드, 팔레스타인 스트리트, 하라메인 로드 (링 로드) 등이 폭우로 인해 차단되면서 젯다 남부을 가로지르는 매디나 로드, 싯틴 로드 등 인근 도로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시작된 끔찍한 교통체증으로 인해 젯다시 중심부는 하루종일 홍역을 치뤄야만 했습니다. SUV의 문짝까지 차올라오는 물에 교통체증으로 오도가도 못하고 차 안에 갖히는 상황이 생기면서 차를 놔두고 걸어서 가는 사람들까지 있었다고 합니다. 평소 30~40분이면 가는 곳을 가보지도 못하고 몇 시간만에 겨우 돌아오면 다행이었을 정도니까요.

 

 

특히 2009년 11월 25일 큰 피해를 입었던 쿠와이자 지구에 있는 주민들은 일찌감치 집을 버리고 인근의 친척이나 친구집으로 피난을 떠났을 정도였다고 하며 킹 압둘 아지즈 대학 등 일부 학교에선 차들이 움직일 수가 없어 학생 및 교직원들이 물이 빠질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할 정도였습니다. 

 

 

문제는 요근래 젯다를 강타한 폭우가 올해 만으로 그칠 것 같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보통 우기가 있는 사우디 남부 지잔 지역의 경우 하루에 한차례 집중적으로 소나기가 내리고 마는 데 비해 상대적으로 피해가 없는 젯다 북부 조차도 이틀 간에 걸쳐 하루에도 수차례씩 비가 올 정도로 기상이변의 영향을 받고 있다는 걸 의미하니까요. 

 

 

킹 압둘 아지즈 대학의 기상학과 학과장인 만수르 알 마즈루이 교수는 언론 매체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젯다시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폭우에 대처할 수 있도록 반드시 재개발되어야 합니다!"라는 주장을 내놓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수처리 시설이 거의 갖춰져 있지 않아 폭우에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는 사우디 제2의 도시 젯다, 계속해서 찾아오는 폭우로 인한 피해를 어느 정도입어야 방비책을 갖출 수 있게 될까요??

 

 

폭우가 내리는 현장을 아랍뉴스지에 실린 사진들로 소개해 드립니다. 이런건 직접 찍으러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습니다... 차가 안 퍼지면 다행, 교통지옥에서 벗어나 언제 돌아왔을지도 모르니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