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6일 젯다 남부지역을 강타한 폭우와 물난리 속에 저지대에 사는 거주자들과 젯다 시내를 차로 다니던 수많은 사람들이 혼돈 속에 고생했습니다. 평소 30~40분이면 가는 길을 목적지에 가보지도 못하고 길에서 5~6시간을 버리다 돌아오는 것은 양반이고 길이 통제되면서 출근한지 하루 반만에 겨우 퇴근할 수 있던 사람들도 많았을 정도니까요.
있으나마나한 젯다의 방수시설을 상회하는 비라고 하지만 도로교통이 거의 마비될 수 밖에 없는 것은 젯다 중심부의 주요 도로에 지하도로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지하도로가 물을 흘려보내지 못하고 대형 수조로 바뀌어 버리면서 해당 지하도로는 물론이고 그 여파가 인근 도로를 같이 침수시켜 버리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번에 내린 강수량 114미리 (처음에는 111미리라고 했다가 수정되었더군요.)는 17년만의 최대 강수량이라고 할 정도니 이에 대비한 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것도 어찌보면 당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될 것이라는 기상학자들의 예측에 정부에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한것 같습니다만...
도로가 물로 완전히 막혀버린 상황에서 사람들이 택할 수 있는 건 역주행을 해서라도 빠져나오거나 그냥 끝까지 버티기, 또는 차를 아예 도로에 버려두고 몸만 빠져나오는 것입니다. 주요 도로가 봉쇄된 상황에서 경찰이 통제를 제대로 하지 못하니 많은 운전자들이 빠져나오기 위해 인근 골목길을 누비거나 역주행을 하면서 교통상황은 더욱 악순환으로 빠져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나마 역주행이라도 해야 탈출해 나오는 경우가 많더군요.
게다가 이번에는 더욱 혼란 속에 빠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 비피해 탓인지 통신망이 불통되어 버린 영향도 있습니다. 핸드폰으로 수십번 전화를 걸어야 겨우 한통화 될까말까할 정도로 정상적으로 연락을 취할 수 없었거든요. 그러니 어떻게 도와줄 수도, 상황이 어떤지도 파악하기 힘들 수 밖에요.
비가 막 내릴 무렵인 26일 오전 외근을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도로에 갖혀 오가지도 못하고 차 안에서 밤을 새우다 그 다음날 아침 7시쯤 겨우 캠프에 돌아올 수 있었던 거의 하룻만에 돌아온 직장 동료가 있었습니다. 정상적이라면 갔다 오는데 1~2시간 정도 밖에 안걸리는 길을 말이죠... 그 분께서 차 안에서 담은 현장을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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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근을 떠나기 시작했을 때는 심각하지 않았는데 일을 보고 있다보니 빗방울이 장난아니게 거세지고 있었습니다...
요근래 비가 자주와서 그런지 젯다 시내에도 녹색의 벌판이 곳곳에 보입니다. 그래도 이때까지는 그냥저냥 다닐만 합니다.
(그린 젯다~~~)
그런데, 인근에서 점심을 먹고 회사로 복귀하려다가 끔찍한 악몽이 시작되었습니다. 마침 그 분이 가시던 곳이 큰 비 피해를 입은 지역이었거든요.
(도로에는 물이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물이 빠질까 싶어 잠깐 기다려도 봅니다만 빠질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이 분들이 보고 있는 눈 앞의 상황은?
조금 괜찮을까 싶어 나가보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습니다.
이럴 때는 역주행하는 것도 방법이긴 합니다만, 그것도 지리를 잘 알 때나 가능한 이야기죠...
어쨌든 빠져 나오긴 했는데, 정작 차는 길 위에 갖혀 옴짝달짝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빠져나가 보겠다고 이리저리 골목길로도 들어가 보곤 했지만, 지리가 익숙하지 못하니 결국은 제자리로 돌아오게 됩니다. 도로의 혼란은 밤늦게까지 계속됩니다 조금씩 움직이기는 하지만 그 뿐. 졸립고 지치고 답답할 뿐입니다.
결국 아래 사진을 찍은 후 5시간이나 지나서야 숙소에 돌아올 수 있었다고 하네요... 평소 같으면 몇 분 안에 매디나 로드를 탈 수 있는 길이지만, 최악의 교통 정체로 인해 한참을 지나서야 겨우 길을 탈 수 있었다고 하네요... 다른 동료분들은 30분 길인데 젯다 외곽을 돌고돌아 7시간 만에 겨우 들어갈 수 있었던 악몽 같은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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