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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프린스컵] 이영표 승부차기 실축! 극적으로 알 아흘리에 승리!

둘뱅 2011. 2. 17. 04:29

 

리야드의 킹 파하드 인터내셔날 스타디움에서 알 힐랄과 알 아흘리의 사우디 크라운 프린스컵 8강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양 팀은 지난 시즌 결승전에서 만나 알 힐랄이 2대 1로 알 아흘리를 꺾은 바 있어 알 아흘리에게는 컵대회에서의 설욕을 노리고 있고, 알 힐랄은 07/08 시즌부터 계속되고 있는 4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팀의 주장인 야세르 알 까흐따니, 부주장 라도이, 빌헬름손 등 공격을 이끄는 주전 선수들에게 휴식을 주며 1.5군을 출전시킨 알 힐랄은 전반 19분 아흐마드 알리의 선제골과 43분 아흐마드 알 프라이디의 추가골을 성공시켜 전반에만 2골을 넣고 2대 0으로 전반을 마치며 무난한 완승이 예상되었지만 후반 초반 알 아흘리의 공격이 결실을 거두면서 후반 5분엔 말리크 모아드, 이어서 후반 8분엔 빅토르 시모에스가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양팀의 90분 경기는 2대 2로 마친 채 연장전에 돌입했습니다. 특히 빅토르 시모에스는 2대 1로 진 지난 시즌 알 힐랄과의 결승전에서 골을 성공시킨데 이어 알 힐랄을 상대로 컵대회에서만 2연속골을 성공시키고 있습니다.

 

손등뼈 부상 중인 이영표는 교체선수로 이름을 올렸다가 2대 2 동점을 허용하면서 후반전에 수비수인 무함마드 나미 대신 교체 투입되었습니다. 알 아흘리에게 추격을 허용한 2골 모두 측면 수비수가 알 아흘리의 선수를 놓쳐서 허용했거든요. 전반의 기세를 이어갔으면 휴식을 취할 수 있었을텐데 결국 오늘 경기도 출전하고야 말았습니다.

 

연장 전반에는 알 힐랄의 공세가 거셌지만 별다른 성과없이 무득점으로 연장 전반을 마칩니다. 연장 후반 역시 알 힐랄의 경기 주도 하에 알 아흘리가 역습을 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알 아흘리는 승부차기에 대비하여 후보 골키퍼가 몸을 풀고 있습니다. 지난 아시안 게임이 연상되는건 왜일까요?

 

연장 후반 10분과 12분 두 장의 옐로카드를 연속으로 받은 타이시르 알 자심이 경고누적으로 퇴장 당하면서 후반 연장 막판 알 아흘리는 10명으로 알 힐랄을 상대합니다. 결국 후반 종료 직전 페널티킥을 대비하여 골키퍼를 교체하는 알 아흘리입니다. 지난 아시안 게임에서 우리가 당한 그 패배를 재연해서는 안될텐데 말이죠... 하지만 알 아흘리의 골키퍼는 들어오자 마자 알 힐랄의 멋진 중거리슛을 펀칭해내며 양팀간 120분의 혈투는 무승부로 끝나고 승부차기로 이어집니다.

 

국대에서도 좀처럼 승부차기를 차지 않는 이영표가 팀의 두번째 키커로 나섰지만 실축합니다. 골키퍼는 잘 속였는데 슛이 허공을 가르고 마는군요..... 알 힐랄은 네번째 키커인 나와프 알 아비드도 허공을 가르면서 승부차기는 실축한 선수가 없는 알 아흘리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전개됩니다. 하지만 알 힐랄의 골키퍼가 알 아흘리의 네번째, 다섯번째 키커의 슛을 연달아 막아내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일단 이영표와 나와프 알 아비드는 패배의 역적이 될 뻔한 자신들을 구해준 알 힐랄의 골키퍼 핫산 알 오타이비에게 감사해야 될 것 같네요!

 

 

 

 

경기는 알 아흘리의 여섯번째 키커 빅토르 시모에스의 슛을 막아 낸 핫산 알 오타이비의 맹활약으로 알 힐랄이 알 아흘리를 4대 3으로 꺾고 천신만고 끝에 4강 진출에 성공합니다. 팀이 패배를 막아내며 경기를 연장으로 이끈 그였지만, 정작 승패를 가르는 결정적인 순간에는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이 바로 승부차기겠지요. 승부차기에 대응한다며 경기종료 직전 골키퍼를 바꾼 알 아흘리의 골키퍼는 하나도 막아내지 못한 반면 알 힐랄의 핫산 올 오타이비는 3번 연속으로 골의 방향을 정확히 읽고 막아내어 패배직전의 팀을 극적으로 구해내는데 성공합니다! 오늘 경기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입니다.

 

오늘 경기의 승리로 알 힐랄은 4강 진출에 성공하며 내일 경기가 예정된 알 리야드와 알 나스르 전의 승자와 3월 10일 오후 8시반 (사우디 시간) 결승진출을 놓고 만나게 됩니다. 팀의 수비가 불안해지자 교체투입된 이영표는 경기를 잘 풀어놓고 승부차기를 실축하며 패전의 빌미를 제공할 뻔했으나 골키퍼의 막판 맹활약으로 인해 지옥에서 천국으로 뻘쭘하게 되살아 나왔습니다. 손등뼈 부상에도 계속되는 경기출전부터 오랜만에 나선 승부차기 실축까지... 국대 은퇴 후 이번 2월에만 평소하기 힘든 경험이 연달아 이어지는 이영표 선수입니다. 이영표 선수가 승부차기에서 키커로 나선게 대체 몇 년만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