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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SPL] 이영표 풀타임 출장, 알 힐랄은 알 샤밥 완파하고 단독 선두 질주!

둘뱅 2011. 2. 22. 02:21

 

 

21일 저녁 8시 15분 (현지 시간) 리야드의 프린스 파이살 빈 파하드 스타디움에서는 작년도 AFC 챔피언스 리그 참가로 인해 순연되었던 알 샤밥과 알 힐랄의 리그 9라운드 경기가 열리고 있습니다. 17라운드까지 리그가 진행된 가운데 양팀간의 이번 시즌 첫 맞대결이기도 합니다. (다음 시합은 4월 10일에 있을 22라운드)

 

리야드를 연고지로 하는 더비 경기이자 AFC 챔피언스 리그 탈락의 아픔을 딛고 리그에선 한창 상승세를 올리고 있는 양팀 간의 대결이기도 해서 더욱 흥미진진한 시합이 예상되고 있습니다. 디펜딩 챔피언인 알 힐랄은 이번 시즌에도 단독 선두를 질주하며 순항하고 있고, 알 샤밥은 초반 부진을 딛고 리그 3위를 달리고 있으며, 오늘 경기에서 알 힐랄을 꺾을 경우 알 잇티하드를 승점 1점차로 제치고 리그 2위까지 오를 수 있는 그런 경기입니다. 안정적인 선두 질주, 혹은 선두 경쟁에 동참하기 위해 양 팀 모두 승리가 필요한 시합이 되겠습니다.

 

예전 포스팅에서 설명을 달았습니다만, 이복형제 더비라고 얘기할 수 있는 건 양 팀을 세운 설립자가 같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알 샤밥의 창설자가 팀 내부 사정으로 알 샤밥을 떠나 만든 팀이 알 힐랄이거든요. 우리로써는 지난 시즌 이영표-이천수 맞대결에 이어 이영표-송종국 맞대결이라는 2년 연속 코리안 더비를 기대할 수 있었지만, 송종국이 울산으로 이적한 관계로 아쉽게도 무산되었습니다. 두 선수는 리그 시작 일주일 전 친선대회에서 한차례 맞대결을 펼친 바 있습니다. 송종국은 그 시합에서 부상을 당해 리그 시작 한 달 동안 결장할 수 밖에 없었지만요.

 

양 팀은 모로코에서의 치료를 마치고 곧 돌아올 예정으로 알려진 압둘라 국왕의 쾌유를 비는 간단한 의식을 갖고 시합을 준비합니다. 알 샤밥의 선수들은 유니폼 가슴의 스폰서 로고 자리에 압둘라 국왕의 쾌유를 비는 이미지를 붙이고 있습니다. 이곳 젯다도 그의 귀국을 준비한다며 도로변에 사우디 국기를 걸어놓고 열심히 청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손등뼈 부상 중인 이영표는 선발 출장하면서 리그 연속 출장 기록을 이어갑니다. 지난 컵대회 경기와 마찬가지로 야세르 알 까흐따니, 빌헬름손 (이상 부상), 라도이 (전경기 퇴장으로 인한 출전 정지) 등이 결장한 스쿼드로 경기에 임하는 알 힐랄입니다. 리그 운영에 다소 여유가 있는 알 힐랄로서는 후보 및 유스 출신 선수들의 기량을 실전 검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합니다. 이영표는 현재 스쿼드에선 거의 최연장자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팀내 선수들 중 제일 많이 뛰는건 대체....!!!) 경기는 경기구를 놓고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져 5분 늦게 시작되었습니다.

 

전반 초반은 양팀 모두 탐색전을 벌이며 서로의 진영을 오가며 특정한 팀의 리드없이 팽팽하게 시합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영표는 전반 2분 양팀을 통틀어 첫 파울을 얻어냅니다. 팽팽할 것 같던 경기는 전반 9분 나와프 알 아비드의 선제골로 알 힐랄이 앞서 나갑니다. 페널티 에어리어 밖에서 날린 회심의 슛이 알 샤밥 골키퍼의 손을 맞고 골대로 들어갑니다. 비공인 최단시간 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나와프 알 아비드는 유스에서 올라온지 얼마 안 된 새내기임에도 불구하고 주전들의 부상 덕에 잡은 기회를 잘 잡고 있습니다. 나니처럼 공중제비를 도는 골 세리모니를 펼치네요. 현재 12골로 리그 득점선두를 달리고 있는 나세르 알 샤므라니가 착잡한 표정으로 지켜봅니다.

 

전반 15분 알 힐랄 공격수 무함마드 까르니의 돌파를 저지하던 타바레스가 이번 시합 첫 경고를 받습니다. 첫 골이 터뜨렸지만 경기의 주도권을 장악하지 못한 알 힐랄입니다. 양 팀의 시합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팽팽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리야드 더비 중에는 알 샤밥과 알 나스르 간의 시합이 격렬한 편입니다. 경고도 많이 나오고 말이죠. 전반 25분 이집트의 이스마일리에서 임대로 온 아흐메드 알리가 멋지게 논스톱 슛을 시도하지만 슛은 허공을 가르고 맙니다. 이 과정에서 알 힐랄의 아흐메드 알 프라이디는 수비하던 타바레스의 머리와 정통으로 부딛친 채 불안정하게 낙하하면서 통증을 호소하여 피치 밖으로 벗어났다가 다시 경기로 복귀합니다만, 들어오자마자 자신의 진영에서 역습을 시도하던 알 샤밥 공격진의 바디태클에 걸려 넘어지면서 머리에 이어 오른쪽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쓰러집니다. 동료 선수의 역습을 지원하기 위해 육탄으로 몸을 던지는 알 샤밥의 선수입니다. 

 

전반 31분 역습 상황에서 골키퍼와 1대 1로 대치하는 결정적인 찬스를 잡은 아흐메드 알리의 슛이 골키퍼 손을 맞고 아웃됩니다. 오늘 선제골의 주인공 나와프 알 아비드는 공수 양면에서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동점을 노리던 알 샤밥도 결정적인 찬스를 하나 놓칩니다. 양 팀 선수간에 거친 몸싸움이 나오면서 경기장은 관중석까지 뜨거워지기 시작합니다. 추가골을 못 넣고 있는 알 힐랄도 한 골의 리드로는 불안합니다. 알 샤밥도 공격력은 있는 팀이니까요.

 

전반 후반들어 공격찬스를 많이 잡는 알 샤밥 선수들이지만 정작 골은 못 넣고 있습니다. 전반 40분에는 이영표의 크로샷이 골키퍼 정면으로, 42분에는 위협적인 크로스를 올리지만 골로 연결되진 못합니다. 전반은 0대 1로 알 힐랄이 앞선 채 마칩니다.

 

개인적으로 치료를 받느라 보지 못한 후반전에는 후반 28분 알 힐랄의 무함마드 알 샤흘룹이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알 샤밥을 0대 2로 완파하면서 리그 알 잇티하드와의 승점차를 8점차로 벌리면서 리그 단독 선두를 질주합니다. 시즌 종료까지 9경기나 남아있지만, 지금의 흐름을 그대로 이어간다면 연속우승도 도전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알 샤밥은 알 힐랄에게 패하며 2위로 도약할 기회를 아쉽게 놓치고 말았습니다. 양팀의 다음 18라운드 경기는 두 팀 모두 원정경기로 25일에 치뤄질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