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북아/요르단

[암만] 파란만장 요르단 여행기 (3) 경찰서 투어... 그리고...

둘뱅 2011. 9. 9. 21:04

(아침에 일어난 호텔방에서 본 주변 풍경. 날씨는 맑았으나, 내 마음은....)

 

 

맞춰 놓은 알람소리에 8시에 잠을 깨고보니 오늘이 휴일이란 사실이 새삼 떠올랐습니다. 페이스북으로 보낸 쪽지만으론 그 후배에게 빨리 연락이 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으니까요. 다시 정신을 차려 페이스북을 다시 접속해서 보니 아주 다행히 프로파일에 공개된 핸드폰 연락처가 눈에 띄었습니다.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었습니다. 일단 후배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구조요청을 보낸 후 아침을 먹고 호텔 밖에서 후배가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후배를 만나서 체크아웃을 한 후 일단 경찰서에 신고를 하러 갔습니다. 찾을 수 있으리란 기대를 크게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일말의 기대를 갖고 말이죠... 관할 경찰서 역시 찾기 쉽지 않아 몇번 돈 후에 겨우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일선 형사들은 휴일이니 만큼 큰 성의를 보이지 않고 건성건성으로 도난신고 접수를 받고 있었는데, 뒤늦게 나타난 반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타나면서 상황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그는 작성된 서류를 보더니 문구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살펴가며 담당에게 접수서를 다시 쓰게 만들더군요. 한참 신고서를 작성하더니 책자를 하나주며 용의자의 인상착의를 묻는 것이었습니다.그 책자에는 몽타주가 아닌 경찰서에 신고된 각종 용의자의 사진이 붙어있었습니다. 그렇게 경찰서에서 두어시간을 보내고 난 후 경찰서를 나왔습니다. 내일 오전에 도난신고와 관련한 필요한 서류를 받으러 다른 곳으로 가라면서 말이죠.

 

경찰서에서 일을 보고 난 후 묵을 숙소를 다시 알아보러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일단 돈을 빌려쓰고 있는 처지다 보니 멀리 가기도 그렇고, 전날 묵었던 호텔은 찾느라 헤멜 수 있으니 그나마 찾기 쉬운 곳에 있는 호텔을 알아보러 다닌 것이죠. 후배가 살고 있는 요르단 대학교 인근의 숙소들은 이미 전부 손님들로 가득차서 방을 구할 수 없었습니다. 그 지역 숙소에는 사우디 애들이 많이 놀라온다더군요.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호텔 인근에는 사우디 번호판을 단 차량들이 눈에 많이 띄었습니다. 사우디에서 보통 해외로 나오는 애들은 일탈을 즐기러 온 이들이 많기에 성매매 여성들도 많이 있다고 하더군요.

 

 

(암만 여행에서 2박했던 이비스 암만의 방 풍경)

 

호텔을 알아보러 다니던 와중에 잠기지 않았던 차량의 수수께끼가 풀렸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자동 시금장치의 케이스를 벗겼더니 안에 건전지가 없더군요!!! 그래서 이동 중에 배터리를 구해 끼워두고는 간단한 점심거리를 사서 후배네 집에 잠시 들러 점심을 먹은 후 호텔로 돌아가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쉬는 동안 근처 상가에서 선불제 심카드를 구해 다행히 없어지지 않은 또 하나의 핸드폰에 장착해서 연락처를 만들어놓고 잠깐 눈을 붙였습니다. 3시간 밖에 못잤더니 졸렸거든요.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후배를 만나 역시 암만에서 공부하고 있는 선배네 집에 가기로 했습니다. 제가 학교다닐 땐 볼 수 없었던 고학번 선배인데, 그 후배가 내 소개를 해뒀던 터에 한번 식사나 같이 하자는 얘기를 출발 전부터 듣긴 했거든요. 원래 계획대로였다면 뵐 시간이 없었을텐데, 뜻밖에 터진 사건 때문에 계획이 틀어진 터라 뵙기로 한 것이었죠. 가기 전에 시내 면세점에서 술을 구해 선배집에 놀러갔습니다.

(시내 면세점에 대한 소개는 http://v.daum.net/link/20184837? 에...)

 

선배네 식구들과 후배와 함께 술을 곁들이며 저녁을 먹었습니다. 하루 종일 비상상태로 인한 긴장상태였는지, 술을 자주 마시지 않아 예전 같았으면 취기가 올만한 정도로 마시는데도 정신은 말똥말똥하더군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마시다보니 시간은 자정을 넘겼습니다. 술김에 운전하고 다니기도 뭐해서 처음 본 선배댁에서 잠을 청하고 다음날 경찰서로 가기로 했습니다.

 

자기 전 메일함을 열어봤는데, 낯선 이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이 와 있었습니다.... 그 이메일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