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북아/요르단

[카락] 파란만장 요르단 여행기 (5) 요르단에서 가장 큰 십자군의 유산 카락성 (1)

둘뱅 2011. 9. 16. 22:30

 

요르단 중심에 위치한 카락에는 요르단에서 가장 큰 성인 카락성이 있습니다. 카락주의 주도인 카락에 있는 카락성은 중동지역 침략에 나선 십자군들이 레반트 지역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에 지은 3대성 중 하나입니다. 나머지 2개는 시리아에 있는 크랙 데 셰발리에 (깔라아 호즌)와 살라웃딘 성 (깔라아 살라웃 딘)으로 이 두 성은 모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선정된 곳으로 개인적으론 1998년에 방문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1. [크랙 데 세발리에(깔라아 호즌)] 동서양 건축양식이 조화를 이룬 성 유적지- http://blog.daum.net/dullahbank/6502637 

2. [크랙 데 세발리에(깔라아 호즌)] 동서양 건축양식이 조화를 이룬 성 유적지- http://blog.daum.net/dullahbank/6522553

 

98년 요르단에 체류 당시에는 가볼 기회가 없어서 언젠간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기도 했습니다. 그때 당시 학교에서 제공해주던 주말 여행 패키지를 통해 여러 곳을 다녔었는데, 마침 카락성은 갈 기회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터라 모든 스케줄이 다 틀어진 이번 여행 마지막날 목적지로 이 곳을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마침 젯다행 비행기가 밤 비행기였거든요.

 

잃어버렸다 되찾은 지갑과 잃어버린 핸드폰 사건의 충격에서 벗어난 후 마지막날 아침 느즈막하게 일어나 11시쯤 체크아웃을 하고 카락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암만 외곽의 주유소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빅맥을 하나 사먹고 때마침 한국 관광객을 태우고 이동하던 기사에게 길을 물어본 후 공항쪽을 향해 떠났습니다. 그 기사는 나에게 남부로 가는 주요 고속도로인 데드 시 하이웨이나 킹스 하이웨이 대신 공항 앞으로 가는 데저트 하이웨이를 추천해주었습니다. 그냥 길타고 쭈욱~~ 내려가다 카트라나라는 마을을 지나 바로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카락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암만에서 워낙 헤메고 다녀서 그런지 고속도로를 타고 카락으로 내려가는 길은 너무나도 쉬웠습니다. 처음 차를 빌렸을 때 렌트카 직원이 말했던 "요르단은 내비게이션 없이도 운전하기 좋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죠...(하지만 암만은 복잡하단 말야;;;;;) 길은 편했으나 확실히 사우디 고속도로의 노면상태와는 비교하기 힘들정도로 상태가 안좋긴 했습니다. 여하튼 그 운전기사의 말대로 두어시간 정도 가니 카락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카락은 철기시대부터 모아브인들의 중심도시로 기록될만큼 오랜 역사를 가진 도시이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 페트라를 만든 나바테아인들의 도시였다가 기원후 105년에 로마제국의 손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다마스커스와 이집트, 메카를 잇는 무역로의 중심지로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 이 곳에 십자군들이 카락성을 지은 것은 1142년이라고 합니다. 십자군들에겐 크랙 데 모아비테라고 불리웠던 이 성은 지리적 잇점을 잘 살려 지어졌기 때문에 공략하기 쉽지 않은 성이기도 했습니다. 

 

이 성에서 벌어진 가장 큰 전투는 십자군 세력이 사우디쪽으로 진출하는데 분개한 살라웃딘이 카락성을 침공하면서 벌어진 1183년의 카락 공성전이었습니다. 22,000명의 대군을 이끌고 온 살라웃딘군을 1/3에 불과한 8,000명의 십자군이 이를 막아내고 성을 지켰다고 합니다. 살라웃딘은 바로 다음해에도 공략을 시도했지만 역시나 실패했고, 1187년 핫틴 전투 후 성을 고립시켜 1189년에서야 겨우 손에 넣고 1263년에 되어서야 무슬림들이 완전 장악하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살라웃딘이 카락성을 장악하기 위해 침공했던 그 시기가 리들리 스콧의 영화 "킹덤 오브 헤븐"의 배경이 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성은 맘룩, 오스만조를 거치면서 계속 역할을 해왔고 공식적으로는 1917년까지 사용되어 왔습니다.

 

카락성은 크게 상부와 하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상부는 성의 유적이 하부엔 카락 고고학 박물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워낙 느지막하게 출발한 탓에 하부에 있는 카락 고고학 박물관은 다음 기회를 기약해야만 했습니다.

 

입장료는 1디나르 (내국인 150필스/0.15디나르), 개장 시간은 8시부터 4시까지 (단, 금요일에 고고학박물관은 3시까지)

 

 

(카락성 매표소)

 

 

(오른쪽 구석에 보이는 성으로 들어가는 작은 다리)

 

 

드디어 성에 들어가 상부를 둘러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