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 알 힐랄 대 알 샤밥 전 직관기

리야드 여행의 첫날 일정은 마침 그날 저녁에 있었던 알 힐랄과 알 샤밥의 ACL 조별예선 4차전 경기 관전이었습니다. 조2위라고는 하지만 3무 밖에 없었던 알 힐랄이나 고만고만한 성적을 거두고 있던 알 샤밥 모두 승리가 필요한 시합이었습니다. 어차피 경기결과에 대해서는 이미 소개를 드렸으니 직관기만 정리해 봅니다.

 

(VIP석 티켓값 약 90,000원.....)

 

 

리야드에 가기 전 유병수 선수의 지인을 통해 유 선수와 연락이 되어 티켓을 제공받았습니다. 알 힐랄에서 뛰고 있어 그런지 이통사는 스폰서인 모바일리를 쓰고 있더군요. 티켓은 경기 당일 오후 머물고 있던 숙소 다은이네로 기사가 갖다 주었습니다. 경기 열리기 며칠 전만 해도 킹 파하드 인터내셔날 스타디움에서 열린다는 얘기를 들어 그 큰 운동장을 직접 가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표를 받아보니 경기장은 프린스 파이살 빈 파하드 스타디움으로 변경되어 있었습니다. 

 

프린스 파이살 빈 파하드 스타디움은 1971년에 지어진 28000석 규모의 작은 경기장으로 리야드시 외곽에 위치한 킹 파하드 인터내셔날 스타디움보다는 훨씬 시내쪽에 가까운 작은 경기장이었습니다.

 

(경기장 출입을 위한 게이트는 이스라엘의 그것을 보는 듯한...)

 

 

(프린스 파이살 빈 파하드 스타디움)

 

 

경기 시작 한시간 반 전 쯤에 도착했는데, 택시타고 가는 길에 번개만 수시로 내리치기 시작하더니 경기장에 도착할 무렵에는 가랑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왼쪽 상단에 보이는 불 들어오는 곳이 사우디 스포츠의 경기 해설자들이 자리 잡고 있는 현장 경기 분석실)

 

 

 

자리 잡고 앉아 있다보니 어느덧 마지막 쌀라 시간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전광판도 쌀라 시간 안내!

 

 

 

앉은 자리에서 경기장을 둘러 봅니다.

 

 

 

 

 

(안쪽이 서포터즈석)

 

 

(종횡무진 하늘을 날아다니며 멋진 장면을 잡아주는 스파이더캠도 테스트 하는 중.)

 

 

어느덧 가랑비가 그치자 비를 피해 뒤쪽으로 뺐던 귀빈들의 의자를 귀빈석 앞쪽으로 다시 옮겨놓는 모습이 보입니다.

 

(비 그쳤어요... 뿌잉뿌잉!)

 

 

선수들이 피치 위에서 몸을 풀기 시작합니다. 알 힐랄 페북 페이지를 통해 선발진을 확인하고 유 선수가 서브 명단에 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유 선수는 다른 선수들보다 조금 늦게 피치 위로 나오더군요.

 

(몸 푸는 선발들...)

 

 

(몸 푸는 서브들...)

 

 

선수들이 몸을 풀기 시작하자 알 힐랄 서포터즈석에서 흥겨운 응원가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서포터즈들의 수는 많지 않았지만, 이 흥겨운 응원가는 그때 그때 상황마다 가사를 바꿔가며 경기가 끝날 때까지 쉬지 않고 계속되었습니다. 좀 떨어져 있어서 볼 수는 없었지만, 알 힐랄 응원단의 북치는 아저씨가 유명하다고 하더군요.

 

 

 

위 동영상에도 보면 응원하러 온 여자애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사우디의 여자애들은 축구장에서 직접 관람해도 상관이 없는데, 다른 걸프국가들과 달리 히잡을 쓰고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축구장 출입이 허용되지 않습니다. 축구장을 보러 오는 축구팬들은 남자만이 아닌 남자들과 여자애들이 좀더 정확한 표현이죠. 하지만, 2014년부터 여성들의 축구장 출입제한이 풀린다는 얘기가 있으니 기대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사진을 찍다보면 자신이 받을 방법도 없는데 찍어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사우디 축구팬들은 자국 리그의 클럽과 유럽 리그의 유명 클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위 사진 속의 인물처럼 바르샤나 레알, 첼시, 맨유, 아스날, 인테르 등 유명 클럽들 말이죠. 그래서 경기장을 둘러보면 자기가 응원하는 클럽의 저지를 입은 팬부터 유럽 리그의 저지를 입은 팬들까지 다양한 저지들을 볼 수 있습니다.

 

(서브들은 좀더 풀다 들어오세요...!)

 

 

드디어 경기가 시작됩니다. 벤치를 보기만 해도 유 선수가 어디 있는지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옆에 앉은 공격수 사아드 알 하르씨가 있어 더 비교되네요.

 

(유 선수는 어디 있을까요?)

 

 

오늘 경기의 관중 수는 2118명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경기장을 바꿨나 싶기도 하고... 전 2118명 중 유일한 한국인 팬이었을 것 같네요.

 

 

 

하프 타임이 끝나고 휴식시간입니다. 대포 들고 찍고 있는 기자는 저를 찍고 있었을 까요? 아님 VIP석에 앉아있는 팬들 전체를 담았을까요? 살짝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앉은 자리상으로는 가장 앞자리에 앉았던 데다 알 힐랄 저지를 입고 응원하는 한국인은 없을테니 금방 눈에 띄었을텐데 말이죠...

 

 

 

유 선수는 후반 일찍 교체 투입되었지만, 큰 활약을 보이진 못하고 동료 공격수 유스프 엘 아라비의 골로 2대 1 역전승을 거두면서 경기는 마무리 됩니다. 자세한 경기 내용은  [ACL] 유병수 교체 출전, 알 힐랄은 알 샤밥에 역전승 거두고 조2위 유지! 를 참조.... 유 선수는 풀타임으로 뛸 때보다 더 힘들긴 한테 팀이 이겨서 다행이라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나갈 곳을 찾다보니 태권도가 그려진 벽화?가 눈에 띄었습니다.

 

 

 

여기서도 찍어달라는 사람 등장....

 

 

 

 

경기장 밖으로 나가는 길...

 

 

 

도착한 날 아침과 달리 가랑비가 내린 후 경기 중반 이후 안개가 살짝 낀 듯 뿌얗게 된 하늘은 내일 아침부터 시작될 황사를 예고하는 것 같았습니다.

 

 

알 힐랄과 알 나스르가 참가하는 사우디 챔피언스 킹컵의 일정이 생각보다 빨리 잡히고 (오늘 22일부터 시작) 제 리야드 체류 기간이 길지 않았던 탓에 일정이 맞지 않아 리야드에서 뛰는 유병수, 김병석 두 선수를 직접 볼 수 없었다는 것이 아쉬웠었습니다. 일정만 맞았으면 충분히 가능했겠지만요....

 

25일 사우디를 떠나게 되어 문자중계 형식의 사우디 리그 경기 소식은 오늘 있을 알 잇티하드와 알 힐랄, 내일 있을 알 샤밥과 알 나스르의 사우디 챔피언스 킹컵 8강전 1차전 경기가 마지막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