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야드에 도착했던 김병석과 파그너)
이천수가 알 나스르로 이적했던 09/10시즌부터 블로그를 통해 사우디 리그 소식을 전해드린지 3시즌이 끝났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그 어느 시즌보다 특이한 경험을 했던 시즌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일반 언론에서 꾸준하게 주목하지 않는 (공격 포인트나 뭔가 있어야, 아니면 제 블로그 글을 인용하거나) 사우디 리그를 소개해오고 있어도 선수 본인이나 관계자들과 연락될 일이 없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리그에서 뛰었던 유병수, 김병석 선수의 선수 본인, 혹은 관계자들과 직접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었으니 말이죠. 이는 그동안 사우디 리그에 진출한 선수들이 활약했던 리야드에 있었다면 어떻게 만날 기회가 있었겠지만, 같은 사우디에 있다고 해도 1,000키로가 넘게 떨어져 있는 젯다에서 주6일 직딩생활을 했던 저에겐 쉽지 않은 일이었으니까요.
이천수가 알 나스르에서 뛰었을 때 에이전트라는 사람들 (선수 본인의 에이전트는 아니었던...)이 연락을 취하거나, 알 힐랄에 있는 유병수는 자연스럽게 연락이 이뤄질 수 있었던 반면, 알 나스르와의 계약이 종료되고 귀국한 김병석의 경우는 어떻게 보면 황당하게 연결이 되었던 터라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이적 과정에서부터 조금은 황당하게 선수가족과 연락이 되었기 때문이죠...
제 글에 답글을 달아주시던 한 분께서 김병석이 알 나스르로의 이적 루머가 있다는데 확인해 줄 수 있느냐는 댓글을 보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생업에 종사하다 보니 평소에 관련 뉴스를 찾아보지는 못했기에 항상 리그 뉴스에 주목하진 않았지만, 이야기를 들었기에 아랍어로 입력한 김병석 선수의 이름을 검색어 삼아 구글링을 하다보니 이적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ZSPL] 알 힐랄 감독 교체?, 알 나스르 김병석 영입? 등 몇가지 소식들... 참조!), 그 다음날엔 아랍 사이트를 통해 파그너와 함께 리야드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확인하고 바로 포스팅한 바 있었습니다. ([ZSPL] 김병석&바그너 다 실바 알 나스르 입단 위해 리야드에 도착 참조!) 선수들의 도착일정을 공개하지 않아 환영인파도 없는 조촐한 입국. 여기까지는 특별할 것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포스팅 후 얼마지나지 않아 남겨진 방명록에 남겨진 글로 인해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둘라님 감사합니다. 김병석 선수의 소식을 둘라님의 블로그를 통해 보고 얼마나 기쁜지^^~ 앞으로 알 나스르에 대한 정보 김병석 선수의 정보.....잘 부탁드립니다."...
라는, 팬은 아닌거 같은데 평소에 접해보지 않았던 조금은 낯선 글이 말이죠....
알고보니 이 글을 남겨주셨던 분은 선수의 부인이었고, 김병석 선수가 출국한 이후 연락이 제대로 닿지 않아 걱정하던 차에 제 블로그를 통해 리야드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사실을 처음 확인하고 안심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응??? 당사자보다 안면도 전혀 없는 일개 블로거를 통해 리야드에 도착한 사실을 확인했다는건데... 이건 또 무슨 경우지? 이러한 황당함에 대한 의문은 곧이어 연락을 취해 온 선수의 에이전트를 통해 풀릴 수 있었습니다.
이는 이적이 급진행되면서 알 나스르 구단측에서 시간 관계상 정식적인 절차를 생략하고 약식으로 선수를 불러들이면서 생긴 해프닝이었습니다.
김병석 선수는 구단에서 보내준 본인의 바레인행 항공티켓과 (비자가 아닌) 종이 몇 장만을 가지고 출국을 했었다는 겁니다. 한국에 있는 사우디 대사관에서 조차도 구단에서 보내준 서류가 비자가 아니기에 갔다가 헛탕칠 수도 있다는 (원래 사우디 비자는 미국이나 중국처럼 여권에 붙어서 나옵니다. 게다가 비자내 입국 유효기간이 만료되기라도 하면 예외없이 입국 거절;;;;) 우려 속에서도 구단의 요청에 의해 에이전트 없이 김병석 선수 혼자 낯선 아랍땅을 향해 떠났던 것이죠. (정상적인 비자수속을 밟았던 에이전트와 김 선수의 부인은 두 달인가 후에 갈 수 있었다는;;;) 바레인에서 구단 관계자를 만나고 리야드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가족이나 에이전트에게 연락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제대로 도착했는지 확인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제 블로그를 통해 리야드에 무사히 도착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 것이었죠.
정상적으로 비자와 사우디 리야드행 티켓을 가지고 떠났으면 이렇게 선수 가족으로부터 연락받을 일이 없었을텐데, 무비자에 사우디도 아닌 바레인행 티켓만 달랑 들고 떠나면서 생긴 해프닝이랄까요.... (아무리 비자가 해결안된다고 해도 이렇게 사우디 입국을 시도하면 항공임만 날릴 수 밖에 없으니 따라하지 마세욧!!!)
이렇게 연락이 되면서 사우디에 바로 나오거나 장기 체류가 힘들었던 선수 에이전트의 요청을 받아 DVD레코더로 TV로 중계되는 알 나스르의 경기를 바로 녹화하여 DVD로 구워보기도 했네요. 사우디 리그는 지난 시즌부터 HD방송으로 중계를 해주기에 좋은 퀄러티로 말이죠... (K리그도 좀!!!!!!!!!)
킹컵까지 시즌이 완전 종료되었기에 김병석 선수는 계약종료와 더불어 무사히 한국에 도착하여 이적할 팀을 물색하고 있다고 합니다. 알 나스르가 김병석의 경우처럼 선수를 데려올 때는 상황에 따라 정식 절차를 무시하고 속성으로 일을 처리하면서도 (심지어는 이적 후 첫 교체출전도 구단에서 좀 힘을 썼죠...) 이천수가 몰래 떠났다는 이야기도 있었을 정도로 뒷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한 면이 있어서 살짝 걱정하긴 했었는데, 에이전트의 노력으로 큰 문제없이 들어왔다는군요. 어디로 이적할 지는 모르겠지만 새로 이적할 팀에서 멋진 활약 펼칠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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