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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포브스의 세계부자순위에 발끈한 알왈리드 왕자와 논란이 된 사우디 증권거래소 타다울

둘뱅 2013. 3. 6. 12:19

(제 블로그를 통해 종종 소개되고 있는 알왈리드 빈 탈랄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자)


포브스가 며칠 전 발표한 세계부자순위를 보면서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지난 1월초 블룸버그에서 발표한 순위에서는 282억달러의 자산가치로 세계에서 열두번째 부자로 이름을 올린 그의 이름을 포브스 발표명단에서는 한참 아래인 26위에서 찾을 수 있었으니까요. 당시 자료에 의하면 2012년도에 자산 평가액이 두배로 올라 순위가 확 뛰어올랐다고 밝힌 기억이 났기 때문입니다. (블룸버그의 자료에 의하면 2012년 12월 31일 기준 알왈리드 왕자는 2012년에만 113억달러의 재산이 늘어나 세계 부호들 중 3번째로 재산이 많이 늘어난 부자라고 합니다.) 참고로 그는 매일 업데이트되고 있는 블룸버그의 3월 5일자 세계부자순위에는 278억달러로 16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전 왜 이렇게 차이가날까...  정도만 이상하게 생각했었는데, 당사자인 알왈리드 왕자는 포브스의 발표에 열받았나 봅니다.

 

알왈리드가 대표로 있는 킹덤홀딩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포브스의 평가과정에서 "부정확한 데이터"를 사용했고, "중동지역 투자자와 투자기관에 부적절한 평가를 내리기 위해 고려된 듯"하다고 주장하며 포브스가 발표하는 세계부자순위명단에서 알 왈리드 왕자를 빼줄 것과 공식적으로 포브스의 평가단과는 더 이상 함계 작업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킹덤홀딩의 발표에 대해 포브스는 바로 대응하지 않았습니다만...

 

블룸버그를 포함한 다른 평가기관과 포브스 발표의 근본적인 차이는 바로 "타다울 (TADAWUL)"이라 불리는 사우디 증권거래소에 있는 보유 주식을 평가에 포함시켰느냐의 여부에 달려있습니다. 포브스 발표에서는 이를 제외했는데, 알왈리드 왕자는 멕시코와 같은 신흥 시장 증권 거래소의 보유 주식을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주식시장에 보유하고 있는 주식 가치를 "순전히 (포브스) 독단적으로 무시"한 것이 불공정하다며 발끈한 것입니다. (세계 최고부자로 선정된 카를로스 슬림이 멕시코 국내 주식시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주식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과는 대조적으로 말이죠.) 여기서 유추해 볼 수 있는 사실은 알 왈리드 왕자가 보유한 자산의 2/3 정도는 해외 자산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시티그룹에 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부를 축적하기 시작한 그는 시티그룹, 뉴스 코퍼레이션, 애플에 상당한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자산평가과정의 포함여부로 화제가 된 "타다울"은 1994년 1월 26일에 문을 연 사우디 증권거래소로 리야드에 있으며 사우디 자본시장당국 (CMA)이 감독하며 2012년 9월 2일 기준 156개 업체가 상장되어 있습니다. (상장된 주요 업체 명단은 클릭!) 개장일에 1,751.71로 시작했던 타다울 주가지수 (Tadawul All-Share Index, TASI)는 지난 2006년 2월 25일 최고가인 20,634.86을 찍은 바 있으며, 어제 (3월 5일) 종가는 6,953.21로 마감했습니다. 타다울 개장시간은 토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입니다. 여타 중동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사우디 주식시장 역시 경제규모에 비해서는 구조적으로 상장업체나 주식거래가 일반적으로 활성화되었다고 보기엔 어려운 점이 있다는 것이 자산평가과정에서 논란의 대상이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명한 사우디 회사들은 아직까지는 주식에 상장해서 시장의 평가와 투자를 받는 일반적인 주식회사들보다 왕가나 사업가, 혹은 그 가족들이 대부분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