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C/사우디

[경제] 외국인 고용 과징금 부과는 부당하다며 논란에 불을 지핀 그랜드 무프티!

둘뱅 2013. 2. 25. 00:58

(사우디의 그랜드 무프티, 압둘아지즈 알 앗셰이크)



사우디의 그랜드 무프티 셰이크 압둘아지즈 알 앗셰이크가 노동부에 사우디제이션 쿼터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회사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에게 1인당 연 2,400리얄을 부과하기로 한 결정을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토요일 알 하야트지가 보도했습니다.


그랜드 무프티는 노동부가 이 문제를 즉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이 과징금이 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압둘아지즈 알 앗셰이크의 발언은 지난 목요일 리야드에 있는 이맘 투르키 빈 압둘라 모스크에서 행한 그의 강의중에 나왔습니다.


"그러한 결정을 내린 실제 이유는 무엇인가?", "논리적인 이유로 결정을 내린 것인가? 나는 노동부가 이 결정에 대해 현명하게 재고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징수한 돈을 공공 서비스 향상에 사용되어질 것인가?"라고 물으며 노동부는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해 1인당 연 2,400리얄의 과징금 징수를 부과하는 것에 대한 원칙과 배경을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랜드 무프티는 이러한 발언과 함께 노동자들의 급여가 제때 지급되고 그들을 잘 대해줄 것을 염원하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아울러 그는 외국인 징수세를 납부해야만 하는 어떤 회사나 사업체들은 관련 기관을 잘 따르고 법적으로 그들의 권리를 주장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우디의 그랜드 무프티 압둘아지즈 알 앗셰이크가 리야드에 있는 이맘 투르키 빈 압둘라 모스크에서 예배를 진행하고 있다. ©AP)



제 블로그를 통해 몇차례 소개해드린 바 있지만 사우디 경제계 최대 화두는 헤지라력 1434년 1월 1일부로 노동부가 사우디제이션 강화책으로 내세운 사우디 고용쿼터 미달업체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노동자 1인당 연 2,400리의 과징금 부과입니다. 업종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은 일괄적인 쿼터 할당으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 고용이 많을 수 밖에 없는 건설업체, 용역업체, 요식업체 등에서는 이에 대한 반발이 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을 유지하기 위해 잉여가 될 수 밖에 없는 사우디인을 어거지로 고용하거나, 외국인 근로자들을 줄여서 사업을 줄이거나 어느 쪽도 만족스러운 방법은 아니거든요. 업체들로서는 절박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인해 이번 법안은 도입발표 당시부터 일부 업체들은 사업을 접겠다고 나서는 등 재계와 노동자들 모두로부터 심리적 저항과 더불어 반발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랜드 무프티마저 노동부에 재고 요청을 하면서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그의 발언이 중요한 이유는 그가 사우디 사회, 특히 종교와 사법제도에서 차지하는 특수한 역할 때문입니다. 


사우디의 그랜드 무프티는 순니 무슬림들에게 있어 가장 존경받고 영향력 있는 율법학자이자 사우디 최고의 종교기관으로 국왕이 지명하며 현재는 3대 그랜드 무프티인 압둘아지즈 빈 압둘라 알 앗셰이크가 1999년부터 맡고 있습니다. (그의 약력은 여기를 참조!) 그랜드 무프티의 중요한 역할은 법적인 문제나 사회적인 안건들에 대한 파트와 (쿠란과 하디스에 입각한 종교적인 의견)를 내리는 일입니다. 이슬람 율법 샤리아가 국가 통치의 근간인 사우디 사법체계에서 그랜드 무프티의 파트와는 그 영향력이 절대적입니다. 사우디 사회에 많은 파장을 일으켰던 여성의 슈라 위원회 칙령 발표도 그랜드 무프티로부터 이 칙령이 합당하다는 파트와를 얻어냈기에 압둘라 국왕도 많은 반발이 있을 수 밖에 없는 칙령에 대해 정치적 부담없이 강행할 수 있었을 정도니까요.


그랜드 무프티마저 노동부의 정책이 부당하다며 논란에 불을 지핀 외국인 고용 과징금 부과 방침은 어떤 방향으로 해결이 될까요?